정말 소녀가 쓴 것 같은 조금은 날 것 같은 강렬한 은유가 매력적이었다. 소녀들이 죽어가는 세상… 주변을 둘러 싼 여러 죽음과 싸우는 아이는 거침없이 단명을 잘라버린다. 도처에 소녀들을 끌어내리는 촉수가 도사리는 세상제발 아이들이 죽지 않았음 좋겠단 마음으로 읽었다.단명한 박지리 작가를 생각하면 세상이 부끄러워진다…칼을 들고 끝까지 살아 남을 구수정을 응원한다!
세상 자체가 멸절하는 시간, 참혹과 폭력이 물 샐 틈 없는 곳에서 마음이 전해진 이야기라니!이 기나긴 시가 끝나지 않길 바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상하게도 책 아래 늘어가는 페이지 숫자가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작가들은 온 시공을 통틀어 마음만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고있다!만세!!!웬만하면 원서를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을 잘 안 하는데 이 서사시 번역은 너무 놀라워서 꼭 원서를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최고 간지이자 사랑인 황금가지 책이라 더 소장가치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큰 제목을 쓸 수 밖에 없다.어느날 내가 생겨난 후 비로소 나에게도 세상이 펼쳐졌지만 그 세상도 우주도 아무것도 없던 어느날 태어난 것이고... 이 그림책은 억겹 세월 동안 반복되어 온 생명의 길을 담담하게 노래한다.해맑은 그림을 보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엉터리라서, 아름다워서, 아파서, 사무쳐서...뾰족뾰족 일어난 삶의 순간들이따뜻한 공기로 어루만져져 곱게 드러눕는 것 같다. 우리 삶의 무수한 경험들은 책 안 가득 찍힌 작은 점들이 되어정성껏 자리잡고 있다.그래서 마지막 장을 넘기고 책을 덮을 때면우주에 던져진 채 버텨내야할 누군가는위로가 되는 순간을 경험한다.이 작은 그림책은 우리 곁에 문학이 존재해 온 이유를 소곤소곤 증명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