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말고 바이크 낮은산 키큰나무 6
신여랑 지음 / 낮은산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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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은 이제 큰길로 접어들었다. 한기를 느끼고 몸을 떨었으며, 마스카라가 번진 시커먼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취객 몇과 늦은 귀가를 재촉하는 교복 차람의 학생들이 보였다. 화란은 입을 가리고 황망히 지나가던 여학생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 여학생은 비명을 질렀고, 겁에 질린 얼굴로 달아났다.

그날 밤거리를 헤매던 화란이 파출소로 연행될 때까지 누구도 화란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화란이 다가올까 봐, 화란이 자기 앞에서 쓰러질까 봐, 내심 불안에 떨며 몸을 움츠렸다. 행여나 화란과 시선이 마주칠까봐 종종걸음으로 달아났다. 되도록 멀리. 화란은 그런 존재였다. 우리 앞에서, 우리를 향해 쓰러져서는 안 되는. 하룻밤 심심풀이 욕망의 대상이거나 호기심의 주인공이 될 수는 있지만 어린 너의 친구, 너의 누나, 너의 동생이어서는 안 되는, 너희들 바깥을 서성이는 존재.

ㅋㅋ 너무 수준있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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