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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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덕일 씨의 거짓말은 많은 분들이 파헤치고 밝혀 놓은 것이 많다. 이덕일 씨가 그 사실을 과연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간으로 내놓은 이번 책에서도 똑같은 짓을 다시 하고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신간은 스스로의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더욱 더 과장된 스케일로 내놓은 바,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이덕일 씨가 얼마나 명백한 거짓말쟁이이고 그의 책이 존재 가치가 없는 것임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여겨 이렇게 리뷰를 남긴다.


1. 이덕일 씨는 이미 자신의 책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를 통해 같은 주장을 내세운 바 있다.

이로써 오늘날 중국의 여러 박물관 지도들은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연장해서 표시하고 있다. (중략) 갈석산은 담기양 주편으로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만든 [중국역사지도집] '진·서한·동한 시기'에도 진황도와 난하 사이 창려현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107-109)

그리고 같은 책에서 이병도의 주장에 따라 그린 지도라며 괴상한 지도를 제시한다.


 

이 지도는 분명 이덕일 씨가 그린 것이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자국의 역사 지도를 저따위로 고증이고 뭐고 하나도 없이 그리겠는가. 이덕일 씨는 자신의 입으로 중국의 여러 박물관 지도라고 말하고 있으나, 정작 그것에 대한 증거는 전혀 대지 않고 있다. 아니 대지 못하는 것이겠지.
 


※ 이번 신간의 서문 (출처 : 알라딘 미리보기에서 캡쳐) 

그리고 2009년, 이번 신간을 통해서 이덕일 씨는 같은 주장(?)을 조금 더 스케일을 키워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현재 중국 각 성 박물관에 가 보면 큰 지도가 붙어 있다. 그 지도에는 예외 없이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한반도 깊숙한 황해도까지 연결해놓았다.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 않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전보다 더 단정적으로, 더 큰 스케일로 말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저렇게 스케일과 디테일을 키워놓은 덕분에 이덕일 씨가 역사를 말할 자격이 없는 사기꾼임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2. 이덕일 씨의 전작인 <고조선은 대륙...>에는 담기양 주편으로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만든 [중국역사지도집] '진·서한·동한 시기'를 이용하여 갈석산의 위치 고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해당 지도집에는 이덕일 씨의 말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지도가 그려져 있음이 널리 알려져 있다. 

 아래 링크 참조 (http://orumi.egloos.com/3003421)

 

이덕일 씨는 자료를 날조한 것이다. 저자는 이번 저작의 서문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공식적인 견해를 담고 있는 <중국역사지도집(전8권)>은 만리장성을 한반도 내륙까지 그려놓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책 역시 담기양의 그 책으로 추측된다. 저 서문의 문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지도에는 만리장성이 청천강까지만 그려져 있으며, 이덕일 씨의 주장인 "황해도 수안까지 이어진 만리장성 지도"는 저 책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덕일 씨는 마치 저 책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덕일 씨의 전작인 <고조선은 대륙...> 의 해당 인용 구절은 날조라 말하기 어렵다. 저자는 중국의 여러 박물관을 근거로 제시했고, 이는 중국에 존재하는 모든 박물관을 찾아가 그런 지도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한, 이덕일의 주장은 틀리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이것도 사실은 이덕일 씨가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덕일 씨는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거기에 있다"라고만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덕일 씨의 책을 좋아하는 일부 독자들은 그런 진술의 진실성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기에 아무도 태클을 걸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든, 이덕일 씨는 이번 신간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는 박물관의 종류를 "중국의 각 성 박물관"이라고 한정해 버렸고, 거기에 "예외없이"라고 단정하여 스스로 무덤을 팠다.

과연 예외없이 성 박물관에 그런 지도가 있는지 한 번 보자.



※ 요녕성 박물관 (출처 : http://blog.daum.net/khjun1010/8568775)

 

예외가 있다.

아니, 그보다 성급 박물관들 중 일부인 동북3성의 박물관을 열심히 뒤져봤지만, 중국의 지도를 크게 붙여놓고 있는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한중일, 심지어 영문으로 뒤져봐도 없다. 물론 공식홈페이지를 들어가봐도 없다. 

 그래, 인터넷에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덕일 씨가 자신있게 "예외 없이" "중국의 각 성 박물관"에 있다고 하던 그 지도와 전혀 맞지 않는 지도가 요녕성 박물관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담기양의 지도집을 비롯해서 만리장성의 위치를 표시한 수많은 지도들을 어렵지않게 찾아서 제시할 수 있다. 굳이 박물관에 있는 지도가 아니라도 말이다. 심지어 중국 측의 일방적인 주장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의 견해가 담긴 지도도 제시할 수 있다. (줄리아 로벨, < 장성, 중국사를 말하다>, 웅진지식하우스, 2007 / 사카쿠라 아츠히데, <장성의 중국사>, 강원대학교출판부, 2008)

그리고 그것은 이덕일 씨도 알고 있다. 이미 이덕일이 담기양의 지도집을 직접 인용했다는 것은 위에서 살펴봤다. 자신의 주장에 맞지 않는 지도집을 본인의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다. 

 그런데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가리켜 "사기"라고 한다. 우리는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사기꾼"이라고 한다.

겨우 서문의 첫 페이지만 살펴보았을 뿐이다. 첫 페이지에서조차 이렇게 거짓말, 사기를 치고 있는 사람의 책이 어떤 수준일지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이미 이덕일 씨의 책이 가진 허구성과 극우성을 지적한 사람들은 매우 많다. 물론 이덕일 씨는 그런 지적들을 모두 무시한 채, 지적에 대해서 "노론 친일 식민사학자들의 탄압"이라고 방어막을 치고 있다. 이는 얼마 전 한겨레에서 연재하던 글에서 벌어진 논쟁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굳이 이덕일 씨의 이번 신간의 내용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논파하여 괜히 그 방어막을 강화시켜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는 이덕일 씨가 거짓말, 사기를 쳤다는 사실만 확실하게 밝히고 가는 바이다. 그는 이렇게 사기를 친 것에 대해서 마땅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 추신 

"요녕성박물관의 저 지도가 어쨌든 현재 만리장성과 다르지 않느냐. 그런 엉터리 지도가 중국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라는 식의 댓글이 있어 일부 내용을 추가합니다. 

저 지도 속의 만리장성은 흔히 연진장성이라 부르는 "진시황이 쌓은 장성"입니다. 현재의 만리장성은 진시황이 쌓은 장성과 전혀 다르며, 명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장성입니다. 당연히 현재의 만리장성과 진시황 시대의 만리장성은 그 형태도 구조도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이 사실 역시 이덕일 씨는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사기를 치고 있는 겁니다.

진시황 시대의 만리장성은 현재 최소한 압록강 근처까지 뻗어 있음이 증명되어 있으며, 중국 측에서는 청천강까지 만리장성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존하는 어떤 학자도 만리장성을 황해도까지 잇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이덕일 씨 혼자만 그런 주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주장을 비판하고 있는 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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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2009-12-0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덕일씨지도와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데.... 최소한 현재 장성과는 완전히 다르지 않나? 그리고 저렇게 주장할 수 있는 이유을 국내학자들이 제공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덕일씨 주장에 무리가 있더라도 엉터리 장성의 빌미를 제공하는 국내학자들의 이론, 제정신 인건가? 내가보기엔 밥줄 때문에 스승의 이론을 반박 못하는 것으로 보여..... 똑같이 유리한 이유같다대고 불리한 이유 무시하면서..... 주류는 밥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