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의 이야기
디노 부차티 지음, 김희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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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현대문학은 처음이다. 두근두근.

60개의 단편소설이라니.

나는 틈 날 때 야금야금 읽을 수 있는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숫자(60) 때문에 좀 많다고 느낄 수 있는데, 더 없어서 아쉬웠고 정말 술술 재밌게 읽었다.


디노 부차티 Dino Buzzati

1906년 이탈리아 벨루노 지방에서 태어난 디노 부차티. 전직 기자출신이다.

이탈리아 아방가르드 문학, 환상 문학의 거장.

이 책 《60개의 이야기》로 1958년에 이탈리아에서 저명한 문학상 Strega Award (스트레가상)을 수상받았다.

디노 부차티의 소설 《타르타리의 황야》는 르 몽드(Le Monde: 프랑스 파리의 일간신문)가 선정한 세기의 도서 100권 중에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36개의 이야기는 이전의 출판되었던 것이고, 나머지 24개의 이야기들은 새롭게 쓰여진 것이다.

제목을 읽어보면서 내용을 상상해본다.

단편은 어디로든 튀어도, 결말이 맺어지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와 매력이 있다.

어떤 얘기일지 혼자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읽을 때의 재미가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정말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같은 사람의 소설을 읽다보면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거나, 쪼(?)가 나오기 마련인데.

디노 부차티의 이야기는 읽어도 읽어도 색다르고 재밌다.

기자활동을 해서 그런지, 소재가 정말 다양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배경, 소재, 결말까지.

기자로서의 경험이 그의 글쓰기와 통찰력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Fantasy should be as close as possible to Journalism.

(판타지는 저널리즘에 가까울 수 있을만큼 가까워야 한다.)

Dino Buzzati


✔ 60개 중에서 좋았던 것들!

# 7층

7층짜리 정신병동에 대한 이야기다.

층고가 낮아질수록 정신 및 신체적 질환이 심각한 환자들이 입원하고 있다.

주인공은 처음엔 7층에서 시작하지만, 점점 낮은 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과연 환자는 몇 층에서 퇴원할 수 있을지?!?!

읽으면서 환자가 꼭 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의심하고,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고, 하나에 꽂혀서 계속 그 생각만 하는 모습.

그 모습이 나랑 너무 비슷했다.

보면서 내가 주장하는 것이 진실일지, 그들의 말이 진실일지.

# 남쪽의 그림자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놀라웠던 이유는 신비스러운 모래 가득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나만 보이는 그림자.

꼭 나를 따라오는 것 같은 그림자.

나에게 뭔가를 전하고싶은 듯한 그림자.

나는 그림자를 보게 되면 나를 따라온다는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헛 것을 보나? 아님 저게뭐시여... 존무... 이럴 듯ㅋㅋ

남쪽에 계속해서 보이는 그림자에 대한 소설이라니.

참신하게 느껴졌다.


# 이중 잣대

말 그대로 이중잣대에 관한 이야기인데.

평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내가 요새 이중잣대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봐서 공감이 많이 됐다.

이중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들을 보면 참..ㅎ 기가 차면서도 멍청해보인다고나 할까.

소설 속에서 그 감정을 딱 잘 포착한 것 같아서 통괘하기도, 웃기기도 했다. ㅎㅎ




디노 부차티라는 좋은 작가를 알게됐다.

그의 유명한 장편소설 <타타르인의 사막>을 언젠간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이탈리아 소설은 처음(?)이지만,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또다른 이탈리아 문학도 접해볼 것.

단편소설집으로 단편소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읽어도 60개라 금방 까먹어서(ㅋㅋㅠㅠ) 기억이 안날 때 즈음 다시한 번 읽어주면 또 새로운 느낌일 듯 하다.

햇살 좋은 날 커피 한 잔 하면서 밖에서 읽는 것 추천.

한 편 끝나면 고개 들어 사람구경도 하다가, 또 읽다가~

단편의 진수가 정말 잘 드러나는 소설.

이탈리아 소설을 느끼고 싶은 그대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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