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 홍승희 에세이
홍승희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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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또 개인적으로 찾아 읽기도 하면서 에세이를 참 많이 읽은 것 같다. 이런 삶의 방식도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에세이를 많이 읽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세형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 마치 친언니처럼 따스한 말들로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에 읽은 홍승희 작가의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는 애써 누군가를 위로하려고 한다거나 조언해준다기보다는 그저 자기의 이야기를 툭 던지는, 무뚝뚝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 무뚝뚝함은 결코 무심하지 않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작가의 생각 속에서, 그 속에 조금은 거칠게 담긴 위로를 건네받는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받자마자,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비이성은 이성의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성적, 즉 정상이라고 규정된 이유는 누군가를 비이성적, 비정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떠한 지배집단이 우리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 정상적이라고 이해되는 특정한 인간상을 규정하고, 그에 맞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취급하는 것이지 사실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 스스로도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일 때, 내가 이상한 건지 끊임없이 되묻고 검열했다. 하지만 '이상하다'라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최근 깨닫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말하는데 사실은 이상하지 않다는 것. 이 사실을 알고 있는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큰 차이를 낳는다. 세상이 말하는대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우울감이 지속되고 고쳐야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나 자신을 애써 바꾸려 하지 않아도 되고, 비로소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이런 비슷한 생각들이 제목에 담겨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내가 이상하다고 한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에 집중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상하다는 세상의 비난에 주눅들 때마다 나는 이 책을 꺼내어 읽으려고 한다. 나의 잣대에, 다른 사람의 잣대에, 세상의 잣대에 맞추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과정. 그런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달라고 말하기 전 나도 타인에 대해 내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저자는 "얼굴을 바라보되 서로를 아는 체 하지 않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봐주되 아는 체 하고 멋대로 재단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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