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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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어떤 곳에 담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뀔 수 있다. 『셰이프 오브 워터』 라는 제목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랑은 마치 물처럼 그 모양이 고정되어있지 않다. 세상에 존재하는 부와 권력이 오직 '정상인'-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의 것이며, 정상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감정만이 진정한 사랑으로 여겨지는 이 사회에서, 동성애자, 흑인, 여성, 장애인, 괴물. 이들은 조금 다른 사랑을 보여준다. 모양도 형태도 정상의 사랑과는 다르게 생겼지만 결국은 사랑임을, 보여준다. 
  또한 물은 모든 것이 섞여 깨끗해지는 정화의 기능을 한다. 그들이 멸시하는 '괴물'이라는 존재가 들어있는 물 속이 사실은 가난, 근친상간, 폭력이 난무한 물 바깥세상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은 존재 자체를 그대로 비추어 보여준다. 물은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존재의 실체를 또렷하게 비춘다.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차이를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서로를 끌어안아준다. 비록 물 밖에서는 차이를 차별하고 비난할지 몰라도 물 속에서만큼은 서로를 사랑해준다. 

  물이 지닌 여러 속성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온갖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서도 사랑의 위대함은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가 규정하는 정상적인 사랑 뿐 아니라 물처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사랑의 모양을,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같은 사랑임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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