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4 : 1400~1500 - 탐험, 무역, 유토피아의 시대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컬렉션 4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효정.주효숙 옮김, 차용구.박승찬 감수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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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페이지 1천페이지에 참고자료들을 제외해도 800페이지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적는다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짓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책입니다. 저처럼 파편적으로 지식들을 접근하면서 쌓아올리는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만족할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역사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교과서적으로만 공부하게 되면 단편적인 시각만 가지게 되거나, 너무나도 오래된 학설을 접하여 전혀 다른 방식의 이해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것 처럼 파편화하여 지식을 쌓아올리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이런 오류에 쉽게쉽게 노출될 수 박에 없을 것입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략적인 해결점을 제시해줍니다. 수많은 분야들로 백과사전식으로 나뉘어서 간략하다면 간략하게 방대하다면 방대한 분량의 내용들을 알려줍니다. 디테일에서는 다른 전공서적들보다 떨어질지언정 좀 더 교과서보다 깊고 전공서적보다는 얕게 중세유럽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흥미로운 부분들을 세세하게 알아내어 그것들을 조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나온 이탈리아의 공화국들의 정치체제와 신분계급에 대해서 굉장히 큰 흥미를 이끌어냈고 기회가 된다면 더 알아볼 것입니다. 이처럼 지식의 나무로 곁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이 책이라고 봅니다.

또한 이 책은 읽을 때 세세한 부분들도 신경쓰면서 읽어야 집중도 잘되고 이해도 잘됩니다. 백과사전식이라고 말은 했지만 각 챕터의 내용들은 결국 서로가 물고 물릴수 박에 없는 구조입니다. 경제를 알기 위해선 정치상황을 알아야되고 그 이해를 위해선 사회문화도 필요한 법입니다. 그 덕분에 책 안에서도 한 개의 내용이 끝나면 그 끝에 참고할 페이지들을 적어주어 친절하게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방대한 책을 따라가다보면 그 내용을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 한번식 다시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을 것입니다.

원문을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인물들의 이름이 한국과 달리 일관되게 서술되기 보다는 각 상황에 따라서 적히기도 합니다. 또한 이름이 비슷한 인물들도 존재해서 상당히 유의해서 읽어야 합니다. 처음에 다른 책 읽듯이 술술 넘어가다가 순간 막히는 부분도 존재해서 찾아보니 이런 문제였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이황 선생을 어릴적 이름인 서홍을 쓰다가 이황이라고 썻다가 다시 퇴계라고 쓰는 격입니다. 말과 이름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론 동일인물을 뜻합니다.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문화적 얘기를 할 때 귀족들을 언급할 때 가끔 이런식의 여러가지 이명들을 섞어 쓸 때가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아무리 책이 크다 한들 대륙의 100년에 이르는 역사를 다루기에는 버겁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국가들의 역사를 나누어 설명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다 종합해봐야 책의 5~10페이지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교과서나 개설서들보다야 깊은 지식을 얻지만 결국 그 한계가 드러날 수 박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중세시리즈가 4편으로 끝이 난다는 것입니다. 제가 중세4 박에 읽지 않았지만 그 전 내용이 궁금한 만큼 앞의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4편의 느낌은 르네상스를 통한 역동적인 변화가 막 시작할 무렵, 신항로를 개척하면서 더더욱 큰 물결에 휩쌓이기 직전 끝나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소설의 기승 까지만 보고 전은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저서들로 채워야 할 것 같습니다. 부디 이 중세시리즈 만큼 좋은 합동저술로 만들어진 근세의 작품이 등장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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