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 좋아하는 것을 안다는 행운
이미진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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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표지의 색감까지 너무나 시원했던 <바다로 퇴근하겠습니다> 쟁쟁했던 동료인턴들 중 유일하게 취업에 합격하고 누구나 선망하던 대기업 광고회사에 입사하게 된 그녀가 직장생활을 하며 본인을 잃어버리게되고, 우울증에 빠져가며 힘들어하던 시절 우연히 알게 된 서핑이라는 취미생활을 통해 퇴직할 수 있는 용기를 내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게 되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그녀의 말대로 서핑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하고 인생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힘들었던 시기, 어둠 속 터널을 지나쳐 밝은 세상에 발을 내딛기까지 어떠한 '계기'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서핑이라는 취미생활을 통해 그녀는 자신을 옭죄여오던 직장을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냈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 많은 생각의 전환과 포용력을 갖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취미생활이었겠지만, 그녀에게는 더 넓은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키포인트일 것이다. "좋아하는 게 있어서 좋겠다."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나는 그녀에게 친구들이 부럽다며 건넨 말. 그녀는 대답한다. 이걸 찾기 위해 나는 수많은 시도를 했다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기타를 치고, 보컬 레슨을 받고. 매일 걷고 자전거를 타고, 만화를 그리고, 캘리그래피를 배웠다고.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 시도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 그녀가 수 많은 경험 끝에 얻은 깨우침이었다. 이 많은 시도 끝에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냈고, 그 일을 통해 진짜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날, 직장 동료에게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 같다. 내가 무슨 일을 잘 하는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고민상담을 한 날이었다. 직장 동료는(나보다 연장자) '아직 늦지 않았으니 천천히 생각해보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많은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답변을 받았고, 때마침 그 조언과 더불어 그게 무슨 고민이냐는 듯 한 아주 간단한 답변이 담긴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어디에든 질문할 수 있지만, 결국 스스로 깨우쳐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고.' 그렇다. 모든 것은 내가 시도해보고, 경험하고, 깨우쳐야만 하는 것. 늘 감사하게도 좁아진 마음과 좁아진 시야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책을 통해 채워가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살아있다. 저자가 바다로 퇴근하는 것처럼, 나 역시 책 속으로 퇴근하는 삶을 우선은 잘 유지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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