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새움 세계문학전집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 행복의 관념과 세상 모든 사람들의 행복의 관념이 전혀 다를 것 같은 불안감, 저는 그 불안감 때문에 밤마다 뒤척이며 신음하다 발광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과연 행복한 걸까요

인간에 대해, 언제나 공포로 부들부들 떨고, 또,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언동에 눈곱만큼의 자신감도 갖지 못한 채, 저 혼자의 오뇌는 가슴속 작은 상자에 감추고, 그 우울, 신경과민은 기를 쓰고 숨기며 오직 천진난만한 낙천성을 가장하여, 저는 익살스러운 괴짜로 서서히 완성되어 갔습니다

부잣집 막내 도련님으로 태어나게 된 요조
겉으로 보기엔 아무 걱정 없는 해맑은 도련님이지만, 인간의 행복의 기준에 대한, 불행에 대한 생각으로 인해 자신을 점점 잃게 되어버린다

저는 서로 속이면서 맑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있는 듯한 인간이 난해한 것입니다
인간은, 끝끝내 저에게 그 오묘한 진리를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알았더라면, 저는, 인간을 이렇게 두려워하거나, 필사적인 서비스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됐을 테지요
인간의 생활과 대립하며, 밤마다 지옥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됐을 테지요

누군가는 그를 신경 과민으로 몰아세울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를 유리멘탈로 몰아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간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기준을 세우면서 건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세상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인간의 복수일까요?
어디에 그 세상이라는 것의 실체가 있을까요?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합니다
솜에 상처를 입습니다
행복에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미덕에조차 의문을 품고, 저는 이미 이것도 저것도 영문을 모르게 되어, 향하여 갈 곳은 그저 알코올 뿐이었습니다

그는 인간으로써의 삶을 고뇌하는 보통 사람이었지만, 인간으로써의 삶을 놓아버린 폐인이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질문
✔️인간은 무엇인가
✔️삶은 무엇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요조는 긍정적인 해답을 찾지 못했고,
오히려 인간으로서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본인을 잃게 된다

비합법
저는 그것이 은근히 즐거웠던 것입니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지옥
이 지옥에서 벗어날 최후의 수단
이것이 실패하면, 나중은 목을 매고 죽을 뿐이다

자살시도, 알코올 중독, 매춘, 불륜...
어쩌다 부잣집 막내도련님의 인생은 꼬여버린걸까
아니, 꼬이지 않은 인생은 도대체 무엇인걸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인생, 행복한 인생인걸까

신에게 묻는다
무저항은 죄가 되는가?
지금은 여기서 나가도, 저는 역시 광인, 아니 폐인이라는 낙인이 이마에 찍히게 될 것입니다
인간, 실격
이미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끝 없는 고뇌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요조의 인생을 읽으며 나 역시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어떤 이 들은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들었지만, 오히려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나 싶다
늘 생각하지만, 고전은 참 옳다
고전은 많은 질문과 깨달음을 동시에 준다
‘인간 실격’ 그는 본인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 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무슨 기준으로 실격된 인간을 논할 수 있을 것인가?

다자이 오사무는 특별한 존재였다
우리의 존재 근거를, 살아갈 이유를, 다자이의 문학에 걸었다 -오쿠노 다케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