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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평점 :
언니 앨리스의 투병으로 언제나 가족의 관심과 돌봄의 결핍을 느끼는 세이디와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수차례의 수술과 고통 속에서 지내던 샘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나 게임을 통해 서로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어떤 일을 계기로 샘은 세이디에게 크게 실망하고 둘은 오랫동안 멀어지게 된다. 몇 년 후 대학생이 된 샘은 지하철역에서 세이디를 다시 만나게 되고 어릴 때 둘이서 함께 게임을 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세이디와 함께 게임을 만들기로 마음먹고 세이디를 설득한다. 이후 샘의 룸메이트인 마크스까지 합류하며 셋은 게임 제작에 돌입하게 되고, 그들이 만든 게임 ‘이치고’는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며 이들은 ‘언페어 게임’이라는 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게임 제작에 나서게 된다. 언페어는 뛰어난 스토리와 게임 구성, 환상적인 그래픽 등으로 탄탄한 매니아층을 만들며 계속 성장해 나가지만 샘과 세이디의 관계는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데... 과연 샘과 세이디, 그리고 언페어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작품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1세대와 그들의 자녀인 2·3세대,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몸이 불편한 장애인, 게임에 빠져있는 괴짜 등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다양한 이들이 어떻게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각자 살아가고 있는지 따뜻한 시선으로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 샘과 세이디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오해, 고통과 상처, 사랑과 이별, 우정 등을 그들의 일과 삶에서의 성공과 실패, 좌절에서 그려낸다. 그러면서도 결국 모두가 저마다의 상처를 극복하고 실패를 딛고 일어서며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p.329
실패를 온몸에 뒤집어쓴 느낌이었고, 그게 딴사람들 눈에 보이고 냄새가 날 거라고 확신했다. 실패는 재를 뒤집어쓴 것과 같았다. 다만 실패는 피부만 덮지 않는다. 그것은 콧속에, 입안에, 폐 속에, 세포 속에 들어가 세이디의 일부가 되었다. 앞으로 영원히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
p.540
“게임이 뭐겠어?” 마크스가 말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잖아. 무한한 부활과 무한한 구원의 가능성. 계속 플레이하다보면 언젠가는 이길 수 있다는 개념. 그 어떤 죽음도 영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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