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훔친 황제의 금지문자 - 문자옥文字獄, 글 한 줄에 발목 잡힌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
왕예린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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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하나로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기도 하고 문자하나로 사람을 감동시켜 출세를 하거나 대대손손 명문가가 되기도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문자옥을 권력의 이익에 반하는 사상을 벌주기위한 도구로 활용했다. 책의 내용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소개하려한다.

 

[병주의 칼은 물처럼 매끄럽고, 오나라 땅에서 난 소금은 눈처럼 희니, 미인이 고운 손으로 싱싱한 오렌지 껍질을 벗기고 있구나. 동물 모양 향로에서는 향긋한 향이 계속 퍼져나오고, 비단 장막 안은 열기를 더하니, 서로 마주앉아 생황을 불고 있네. 미인이 나지막한 소리로 묻는구나. 성 안은 이미 삼경인데 어디에서 머물 것인지. 서리가 쌓여 말이 미끄러질 수 있고, 길에 사람도 없으니 머물고 가는 것이 낫다며 소년에게 쉬어갈 것을 조르네.]

이 시는 이사사와 왕의 사랑을 노래로 표현한 주방언의 시이다. 이사사를 만나고있던 주방언이 왕이 이사사를 찾아오자 침대밑에 들어가 왕이 돌아가길 바라고있는데, 그 기다림의 시간속에서 왕과 이사사의 오고가는 말들과 행동, 사람등에서 영감을 얻어 왕이 나가자마자 시를 지은것이 바로 이 소년유이다. 나도 이 시를 읽으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왕과 이사사의 사랑이 시 한편으로도 감히 상상되어지는 것 같아 새삼 시의 힘을 깨달았다.

예부터 재주가 많은 사람은 인생이 바람앞의 등불같이 다사다난한 경우가 많은데 이 시에 나오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이러했다.

어떤이는 글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목숨을 건지고 또한 많은 재물과 명성을 얻지만 반면에 글 하나로 목숨을 버린 사람도 있었다. 그런것을 보면 참 글, 문자의 힘이 대단한것같다. 시대를 잘 타고났으면 훌륭한 글꾼이 되었을텐데 , 시대를 잘못 태어난바람에 문자도 억압받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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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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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요즘 바보에대한 인식이 달라지고있고 오히려 바보를 원하는곳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말하는 바보는 아둔하고 융통성없고 어리석은 사람을 칭하는것이 아니라, 다른사람과는 달리 자신이 하고싶은것을 열심히하고 다른사람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생각들, 용기로 삶을 더 풍요롭게 사는 사람을 말한다.

바보들은 상식을 의심하고 망상을 품으며 생각한것은 바로 실행하고 작은 일을 크게 여기고 큰일은 작게여기며 자신이 하는 일에 미치고 남의 시선따위는 생각도 하지않는다. 또한 황소걸음으로 일을 처리하고 인생을 살아가며 충직하고 투명하고 아낌없이 타인,이웃과 나누며 살고 항상 웃는다.

차동엽신부는 책을 통해 감히 바보가 되라고 권한다.

[지우이신이라는 말이있다. 이는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신령한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인데, 어리석음이 도의 경지에 이르면 세상의 난국을 구한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실제로 그렇다, 역사적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때 몸을 던져 나라를 구했던 인물들은 갖은 모략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결같이 바보처럼 살았던 인물들이다.]

[우리의 손가락질을 받음직한 바보의 특성들도 뒤집어보고 꿰뚫어보면 그안에 엄청난 가능성이 숨겨져 있다. 이것이 긍정적으로 유감없이 발휘될 때 바보의 무진장한 블루칩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상식이라는 미신을 깨부수어야만 진정한 발전을 하는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치판단과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바보존이 있다. 이 바보존이 유난히 특화된 사람에게 바보라는 손가락질이 주어졌을뿐, 사실 이 바보존은 너에게도 나에게도 있다. 거듭 밝히지만 바보존은 가치판단과 동떨어진 중립지대에 있다. 문제는 그것을 보는 관점인 것이다. 이 책의 의도는 그에 대한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관점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려 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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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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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감동적이고 눈물겨운 한편의 소설을 읽은것같다. 영영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이책은 한편의 스릴러같기도 하면서 한편의 감동적이고 눈물적이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의 아름다운 소설이다. 태어나서 한번도 방 밖에 나가지 못하고 화초처럼 자란 분재소년. 참 마음아픈 단어이다 분재소년. 여섯살이 된 잭은 납치범의 피를 가진 아이다. 이아이의 세상은 좁은 붙방이같은 곳이다이다. 이 지은이의 탁월한 단어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정말 놀랍다. 별다른 말이없는데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웃게한다. 책을 읽다보면 나는 어느새 납치범의 아이를 낳은 엄마의 입장이 되었다가 태어나서 한번도 세상을 구경해본적이없는 갓 여섯살이된 잭이 되어 세상을 바라본다. 잭이 엄마와함께 자기가 죽은 척 연습을 하는 부분에서는 진짜..마음이 더할나위없이 아프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결국은 납치범에게서 엄마와 탈출하고 새로운 세상. 진짜세상을 겪고 살아가는 잭의모습에서 또한번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꾸벅꾸벅 졸았지만 나는 조금만 잤다. 엄마가 깊이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꼼지락거리며 빠져나와서 다시 쓰레기통을 보러갔다. 롤리팝은 거의 밑바닥에 있었다. 빨간 공모양이었다. 끈적끈적한 스튜가 묻었기 때문에 팔을 씻고 롤리팝도 씻었다. 나는 바로 비닐을 찢어서 빨고 또 빨았다. 태어나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달콤한 맛이었다. 바깥 세계도 이런 맛일까. p134]

[다시 멈췄다. 쇳소리. 올드 닉의 얼굴, 그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중에 가장 화난 얼굴을 하고 트럭에서 나왔다. 뛰어내리자. 땅에 부딪히자 발이 꺾이고 무릎이 부딪히고 얼굴이 까졌지만 나는 달리고 달렸다. 누군가를 찾아. 엄마가 사람이나 자동차나 불 켜진 집에 고함을 지르라고 했어. 자동차 한 대가 보였지만 안이 깜깜했고 내 입도 머리카락으로 가득 차서 말이 나오지않았지만 나는 계속 달렸다. 진저잭, 날쌔게, 재빠르게. 엄마는 같이 없지만 내 머릿속에 있다고 약속했다. 달려라, 달려. 등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는 올드 닉이었따. 그는 나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 기세로 저벅저벅 다가오고 있었다. 누군가를 찾아서 도와달라고 외쳐야 하는데 누군가는 없어, 사람이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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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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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읽는 것을 즐기는 나로서는 이 책이 대단히 흥미로웠다. 신문을 읽으면서 깊게 생각하지 못한 의문점들을 이 책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조국씨에게 존경심마저 들정도로 이 책은 납득하기도 쉽고 설득력이 있는 책이다. 교육에 대한 부분과 통일에 대한 부분들이 특히 재미있고 흥미로웠는데,

 

[요즘 20대 청년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빠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가 조밀하게 짜놓은 일정에 따라 살아온 것 같아요. 게다가 어린 시절에 1997년 IMF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불안이 내면화되었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위축되고 세상일보다는 자기 개인 일에 몰두하는 정서가 만들어졌던 게 아닌가 싶어요. 자퇴 선언을 한 김예슬학생은 이 점에서 매우 용감한데, 평범한 학생이 자퇴하기가 절대 쉽지 않죠.]

김예슬 선언은 인터넷 카페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나도 김예슬 학생의 용기에 정말 박수라도 쳐주고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용기가 어떻게 생겼을까. 주위의 시선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대로 학교를 자퇴한 김예슬양을 새삼 다시 되새김질하게만든 계기였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권의 대응방식에는 동의하기 어려워요. 남북관계를 완전히 냉전 시기로 되돌리려고 하니까요.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에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을 모두 빨갱이 취급하고 있잖아요. 분단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각종 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과거 두 민주정부가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명박 정권도 결국은 천안함사건으로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를 녹이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요즘 뉴스에서 하루도 빠뜨리지않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야기가 나오는 이시점에 이명박정부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과연 옳았는가, 하는 의문점이 들면서 책의 '그래 통일이 밥먹여준다'부분을 읽으니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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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을 보다 - 100년 만에 드러난 새 얼굴 다큐북 시리즈 1
황병훈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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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시작하는 부분에 안중근의사의 사진이 있다. 네번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의 길이가 똑같은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벅찼다. 어렸을때부터 안중근의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역사적인 업적은 익히 알고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나는 의사로써, 독립운동가로써, 장군으로써의 안중근이 아니라 인간적인 안중근의 모습을 봤기때문에 그의 인간적이고 나라를 생각하는 진심어린 마음에 반해 그를 존경하게되었다. 그 시대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제 한몸 희생하고 나라의 독립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던 수 많은 열사들 중에 물론 우리가 이름도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들도 무수히 많지만 이 안중근의사를 존경하게 된 이유는 책에 있다.

[나는 대한의군의 참모중장으로서 적장을 쏜 것이므로 나에게 적용할 법은 일본, 청국, 한국 어느 한 나라의 법이 아니라 육전포로에 관한 국제법이오. 왜 나를 일본법으로 처리하는 것이오?]

이는 안중근의사가 법정에서 네 차례나 주장한 말이다. 이토 히로부미는 형벌을 받지않는데 자신은 사형을 선고받는 이 부당한 상황에 안중근 자신은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겠는가.

[오늘 내가 당하는 이 일이 생시인가, 꿈속인가. 나는 당당한 한국 국민인데 왜 오늘 일본 감옥에 갇혀 있는 건가. 더욱이 일본 법률의 재판을 받는 까닭은 무엇인가. 내가 언제 일본에 귀화한 사람인가. 판사도 일본인, 검사도 일본인, 변호사도 일본인, 통역관도 일본인, 방청인도 일본인! 이야말로 벙어리 연설회냐, 귀머거리 방청이냐, 이것이 꿈속 세계냐. 만일 꿈이라면 어서 깨고 확실히 깨려무나.]

당시 안중근의 변호를 맡았던 일본 미즈노 변호사는 " 안중근은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를 가졌고, 개인적 원한을 풀려고 한게 아니다. 그래서 국사범으로 취급하는게 맞다. 때문에 일제의 법률이나 한국의 형법이 아닌 국제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듣거라. 내가 죽거든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조국의 국권이 회복되면 고국으로 옮겨 장사 지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것이다. 너희도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모두 국민 된 의무를 다하고 힘을 다해 독립을 이루라고 전해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또 한분 감탄을 마지않았던 분이 계신다. 바로 안중근의사의 어머님이시다. 아들의 사형선고에 얼마나 애미된 심정으로 가슴이 찢겼을까.. 하지만 안중근의 어머니인 조마리아는 감옥에서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안중근의사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내신다.

[사랑하는 아들아. 부모보다 먼저 가는 것을 불효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의 자손으로 한국의 독립을 세상에 알리고 떠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부디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깨끗하게 죽음을 선택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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