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코끼리 전시회 ㅣ 사계절 동시집 23
이안 지음, 한연진 그림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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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동시 남매가 여는 시로 시작된 《네모 코끼리 전시회》는 감상하는 맛이 독특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여는 시에서 만난 주인공을 다시 만나게 되면, 여는 시로 돌아가 또 읽게 되는 둥근 이음 선이 생겨요.

 

<나가는 곳 Exit >으로 가기 위해선 오래오래 나가야 나가는 곳에 이릅니다. 시의 배치도 역동작인 움직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데 나에게서 머물다 나를 통과하다 보면 맨 끝 새로운 다른 내가 존재하는, 정말 이러고 싶은 목마름이 그대로 묘사된 시로 가슴에 품게 됩니다. “세상엔 나보다 급히”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줄 만드는 사람>, 알면서도 잊었던, 마음만 앞선 기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구요.

 

처음엔 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슬픔으로 시작되어 다가온 <오늘 운 사람>은 행간을 넘어가며 희로애락으로 쌓아 올려지는 삶의 탑을 차분히 바라보게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 하듯 슬프지 않은 생은 없을 터이고 이 세상에 줄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나, 마음을 고쳐먹어 스스로를 다독이며 힘을 내게 하는, 하느님의 계획을 헤아리고 믿게 하는 믿음으로 지긋이 인도 할 때 시큰해집니다. “오늘 운 사람은/ 내일은 안 울 사람” 따뜻함으로 여러 번 읽으며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안게 됩니다.

 

만나왔던 이안 시인의 시 세계와는 다른 남매 이야기와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환히 보이는 <가을이 왔어요 괄호 안에 귀뚤귀뚤을 두 번씩 넣어 읽어 주세요>는 계절마다 바꾸어 읽을 수 있는 친근한 문제풀이식 리듬과 관찰 시 <매발톱꽃과 관찰 일기 마지막 장>, 제목부터 매력적인 <곰이라는 햄릿, 또는 햄릿이라는 곰> 또한 새로운 재미와 즐거움이었어요.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 더 없이 좋을 동시집 입니다. 새로 건축 되어 전시된 된 이안 시인의 《네모 코끼리 전시회》에 훌쩍 쉬엄쉬엄 다녀보시면 좋아요. 뜨거운 심장을 가진 시인을 만나보기 좋은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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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렁주렁을 달고 ㅣ 브로콜리숲 동시집 77
황점태 지음, 김동영 그림 / 브로콜리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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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의 마음을 동심이라고 하지요. 어쩌다 어른이 되어보니 동심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주렁주렁을 달고》 의 동시는 사랑스러워요. 무대 위에서 "엄지 안으로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흰 바둑돌 향해 딱," 튕기며 나아가는 멋진 아이를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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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완두 길 잃기 ㅣ 걷는사람 시인선 132
김영경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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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치기완두 길 잃기》 첫 시집을 낸 김영경 시인의 시를 읽는다. 전진하는 시인은 넘어져 보는 중이라고 “사선을 교차하는 아름다운 뼈, 덜그럭 거리며” “도전은 따뜻함의 자세,/ 복서의 아름다운 헛발입니다” 라고 말하며 달려 나가는 파이팅을 가졌다. 가을이다. 행여 갈대처럼 흔들려 마음이 어지럽다면, 풍선껌을 불며 먼 길을 노래 하고 달리며 아름다운 선을 긋고 있는 시인을 만나보시기 바란다.♡

 

헤링본 스타일

 

 

넘어져 보는 중입니다

 

우체국 앞 모과나무에 자루를 씌웁니다 헤링본 스타일에

 

꽂힙니다

 

꽃 피는 가시는 어긋남이 많은 파이팅의 자세

 

젖은 바닥은 벼리고 엇갈리는 길입니다

착시를 불러오는 지그재그

 

사선을 교차하는 아름다운 뼈, 덜그럭 거리며

 

사연을 뒤집어쓴 봉투

흘러내리는 붉은 빗금은 나뭇잎이 경쟁하는 무늬

언제 호명될지 모를 불안의 열매입니다

 

풍랑을 주먹에 가시로 쟁였지만

반전은 없습니다 자루는 자라고 모과는 달립니다

 

사선이 겹치면 가속이 붙죠

사색은 깊어지고 쌓이고

비는 내려 회색 하늘을 깨트리고


깨진 하늘로 홍건한 바닥을 쓸어 담습니다

자루 속 덜그럭거리는 헤링본 스타일

 

도전은 따뜻함의 자세,

복서의 아름다운 헛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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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위한 패턴 연습 ㅣ 상상 동시집 34
이안 지음, 한연진 그림 / 상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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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탐독하고 싶은 이안 시인의 여섯 번째 동시집 《시를 위한 패턴 연습》은 한 편 한 편 아름답고 맛있게 빚어졌다. <참새>는 특히 더 기억에 남는다. 그만 무장해제 되는 순한 마음으로 풀어져 눈멀고 귀먹고 가슴 닫히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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