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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니체를 만나다 - 나를 떠나는 즐거움
정건화 지음 / 북드라망 / 2018년 11월
평점 :
이 책은 1993년생의 따근따근한 니체와의 경험담입니다.
누군가의 니체라도 관심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연자씨의 유행가 아모르파티를 처음
들었을 때,
모멸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런 느낌이 얼마나
반 니체적인지 알아차렸습니다.
부끄러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저 자신을 니체라는 우상과 동일시한
탓입니다.
분별하는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정해놓았기에
좋고 싫음의 장난에 놀아났습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
어떤 해석에도 받아들일 수 있는 백신을
맞은 듯 하였습니다.
한 수 배웠습니다.
“좋은 책은 늘 독자를 배반한다고 했던가.
니체는 ‘우리로 하여금 모든 책을 넘어서게끔 해주지 못하는 책에
무슨 중요한 것이 들어 있겠는가? 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좋은 책은 우리고 하여금 이전의 모든
독서를 넘어서게끔 해준다.”
“니체의 말처럼, 과연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체험할 뿐이다.”
“니체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기 위해 우리는
‘자신을 불시에 습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나를 알게 되는 것은
더 이상 편안하게 나 자신 안에 머물
수 없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는 한계에 도달하고 실패함으로써만
스스로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니체의 ‘막말’은 무책임하다거나 편협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볍다. 경쾌하다.”
“나는 인도에서는 붓다였고,
그리스에선 디오니소스였습니다.
알렉산더와 카이사르는 나의 현현이며
세익스피어와 바콘 경도 그와 한 가지
입니다.
근래의 나는 볼테르였으며 나폴레옹이었고
어쩌면 리하르트 바그너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무적의 디오니소스이며
지상에 축제를 불러오는 자입니다.”
“신은 우리가 경험을 통해 알 수 잇는 것과 같은 유용한 앎을
계시했을 뿐인데,
아담은 그것을 복종이나 위반을 내포한
도덕적 명령으로 ‘해석’한 것이다.
아담과 같은 무지한 해석자는 모든 것들을
도덕적 당위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그런 무지야말로 이들이 받고
있는 벌이며 부자유다.”
“우리는 존재being가
아니라 되어감becoming이다.
우리는 언제나 과정 중에 있을 뿐 결코
목적지가 아닌 것이다.”
니체의 책들은 차라리 사용설명서 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처지에 맞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멋지게 그렇게 했습니다.
니체를 자신에 맞게 읽어낸 저자가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