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독 (애장판)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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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슴에 독을 품은 어리석은 자들의 이야기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 단순히 범인을 찾는 미스터리보다 인물들의 과거와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복선이 촘촘하게 회수되는 구성을 좋아하는 분🔎
• 다 읽고 난 뒤 제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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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빼앗는 독과 생명을 구하는 약은 종이 한 장 차이다” (p.134)

과거의 기미와 유키오는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을 삼킨다. 절망적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내린 어떤 선택, 그 독은 누군가에게는 파멸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독을 삼켰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인생은 죽기 전에 다 수지타산이 맞춰지게 돼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죄를 짓고, 그 죄의 무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처음에는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까지 괴로워하는 걸까?’ 싶었는데, 막상 그들이 저지른 죄와 그 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마주하니 이상하게도 비난보다 연민이 먼저 들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조금씩 드러나는 이야기 역시 좋았다. 처음에는 흩어져 있던 사건과 인물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복선과 비밀이 하나씩 회수될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깊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최대한 아무 정보 없이 읽는 걸 추천하고 싶다. 내용 전개를 따라가며 스스로 진실을 맞춰가는 재미가 꽤 큰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목처럼, 이 소설의 인물들은 분명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들을 쉽게 선과 악으로 나누지 않는다. 작가는 왜 그들이 가슴속에 독을 품게 되었는지, 어떤 시대 상황이 그들을 그런 선택으로 이끌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선택을 이해할지, 비난할지는 결국 독자의 몫이다.

읽는 내내 나 역시 그랬다. 어떤 순간에는 이해할 수 없었고, 어떤 순간에는 너무나 안쓰러웠다. 분명 잘못된 선택인데도 그들이 처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손가락질할 수만은 없었다. 주인공들이 짜증 났다가, 공감이 됐다가, 짠했다가,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었다가. 그렇게 계속해서 흔들리게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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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리석은 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몸속에 독을 품은 채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 그게 그대로 독으로 남을지, 아니면 약이 될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렇게 살기로 했어.” (p.182)

그렇다면 작가는 왜 제목에 굳이 ‘어리석은 자’라는 말을 붙였을까.

“가슴속에 독을 품으십시오. 어중간한 현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아가는 어리석은 자야말로 그 독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리석은 자의 독입니다.” (p.135)

이 작품이 등장인물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명확하다. 어리석은 자가 되어라.

다른 사람들의 말과 시선에 휘둘리며 어중간하게 살아가는 현자가 아니라,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가슴속에 품고도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언젠가는 그 독마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힘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독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독을 품은 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어리석은 자의 독』이 말하는 어리석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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