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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열린책들 테마 컬렉션 : 호러
메리 W.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존재가 있을까?
미친 회피형 과학자가 만들어낸, 어떤 피조물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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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프랑켄슈타인이 책에 나오는 괴물의 이름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해 낸 과학자의 성이다.
그렇다면 책 제목은 왜 '프랑켄슈타인'인가? 왜 작가는 과학자의 이름인 빅토어도, 괴물도 아닌 '프랑켄슈타인'을 제목으로 했을까.
빅토어 프랑켄슈타인은 시체를 조각조각 이어 붙여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가 눈을 뜨자마자 이름도, 가족도, 사랑도 주지 않은 채 그를 버리고 도망친다. 자신이 창조한 존재를 끝까지 책임지는 대신 두려워하고 외면한다.
‘성’은 보통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이어지는 이름이다. 빅토어는 괴물에게 끝내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지만, 어쩌면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줄 수 있었던 존재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괴물을 만들어낸 과학자 빅토어 프랑켄슈타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창조자와 피조물을 연결하는 하나의 이름인 것이다. 빅토어가 괴물에게 이름을 주지 않았음에도, 세상은 그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부른다.
결국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은 빅토어에게는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에 대한 책임과 죄의 흔적이 되고,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괴물에게는 자신의 창조자와 연결되는 유일한 것이 된다. 그리고 이 역설적인 제목을 통해 창조란 무엇이며, 창조한 존재에 대한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나아가 가족과 관계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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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홀로 던져진 그는 오두막에 사는 가족들을 지켜보고, 책을 읽으며 인간 사회를 스스로 배워 간다. 언어와 역사, 인간의 행동과 감정, 사회의 구조를 익히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그는 그 누구보다 인간을 이해하고 싶어 했고,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던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는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을 죽일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서로를 해치고 죽이는 인간들의 모습에 혐오를 느낀다. 그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가 사실 누구보다 인간적인 존재였다는 뜻 아닐까.
그에게 단 한 사람이라도 사랑을 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를 처음부터 괴물이라고 바라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누군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어땠을까.
자신과 다른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두려워하기보다,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는 ‘괴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전히 같은 인간을 해치는 인간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혐오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세상.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봐 주지도 않는 세상. 사랑받아 본 적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 본 적도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결국 그는 자신을 세상의 오점이자 괴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괴물이었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괴물이라고 불리고 거부당하면서 스스로를 괴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는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세상에 던져졌다. 의지할 사람도, 가족도,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 줄 사람도 없었다. 자신의 탄생을 기뻐해 줄 사람도,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 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지? 내 운명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지만 풀 수 없었소. (p.178)
그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으로 살아갈 기회를 받지 못한 존재였다. 어쩌면 그는 처음부터 괴물이었던 것이 아니라, 괴물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존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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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에 표지까지 예뻐서 읽는 내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프랑켄슈타인』이 단순한 고전 SF 소설을 넘어 지금까지도 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고전 안 읽음이..인 내가 읽기에도 어렵지 않았고, 적당한 도파민이 있으며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좋았다.
200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문제와 맞닿아 있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이 고민하는 문제는 완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아마 이것이 고전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가 아닐까.
고전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은 분, 생각할 거리 있는 책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