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길, 바라다 소담 한국 현대 소설 4
정수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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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칙릿(chic-lit)으로 분류되는 가벼운 소설을 꽤 좋아한다. '재미'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일단 소설의 소임은 다 한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수현의 소설들은 그 가벼움이 지나쳐서, 너무나 단 음료를 마셨을 때 같은 거북함을 종종 느꼈다.

 

그런데 "그녀가 죽길, 바라다"는 가벼움도 무거움도 존재하지 않는 딱 적절한 무게의 소설이었다. 한 육체에 두 영혼이 존재하는 소재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한 여자는 상처를 회복하고 다른 한 여자는 삶의 의미와 자존감을 찾게 되는 이야기가 흡입력 있게 진행된다.

 

소설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질문인 "불꽃같지만 아쉬울 정도로 짧은 인생, 안정적이지만 무미건조하고 긴 인생,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어떤 인생을 택할 것인가?" 라는 질문은, 어쩌면 의미 없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결과를 알 수 없기에 인생은 살아가 볼만 한 것이고, 결국 그 선택을 만들어 가는건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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