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중력 - 누군가 손을 잡아준다면 참 좋겠습니다
이은재 지음 / 베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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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을 중력이라 한다. 중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공중에 떠 다니지 않고 지표면에서 생활할 수 있듯이, 사랑이 우리의 삶을 정상 궤도로 잡아당기며 그 힘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면 우린 온전한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사랑때문에 울고, 웃고, 아파하며 인생의 의미도 알게 되고 또 사랑의 힘 덕분에 많은 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랑이란 단순한 것 같지만 그 속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담고 있기에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쉬운 사랑은,
장담할 수 있는 사랑은,
내 마음처럼 흘러가는 사랑은,
없습니다. 



 

 

 

방송작가인 저자는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로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라디오와 TV를 넘나들며 다수의 프로그램을 집필했다. 사실 TV 작가 보단 라디오 작가들의 감성을 더 좋아한다. 보고 즐기는 TV 보다는 연예인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들을 수 있는 라디오라는 매체는 지금도 참 매력적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고, 목소리만을 통해 전달되는 글의 감정과 힘은 훨씬 깊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방송은 일회성이라 전파를 타는 순간 글은 허공에 흩어지기에 방송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지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가슴으로 읽는 글, 쉽게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따뜻한 글로 소통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사명이라 믿는 저자의 글은 그래서 읽는내내 한지에 먹이 스며들듯 천천히, 하지만 짙게 마음속에 스며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근했던 기억이 어느 날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건
비단 세월이 변했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어찌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애써 지우려 했기 때문일 테죠. 




사랑이란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각자의 모습과 개성처럼 사랑 역시 너무나도 다양하고 모두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그로인한 기쁨도, 슬픔도, 아픔도 각자의 마음속에 다르게 기억되고 그것을 느끼는 것도, 견뎌내는 것도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던가, 비슷한 느낌과 공감으로 다가오는 타인의 사랑은 가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큰 위로가 되어서,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았고 다신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사람에게 버텨내고 이겨낼 힘을 준다. 담담하고 부드럽지만 그 속에 담긴 작가로서의 강한 내공이 느껴지는 저자의 글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닐까. 비록 더이상 새로운 사랑을 할 일은 없는 나지만, 연인간의 사랑 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와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어느 특정한 세대가 아닌 지금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 아픔과 슬픔의 시간을 잘 버텨내고 다시 힘차게 일어설 수 있길 간절히 바라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글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련과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와 인생에 변곡점을 만들어냅니다. 지금 당신과 내가 이 자리에 무사히 서 있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잘 버텨냈다는 뜻이겠지요. 

 

 

책을 읽으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나의 삶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단지 그것만으로도 순간의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어린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어리숙하지만 열렬했던 첫사랑 생각에 저릿한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며 코 끝 찡한 아릿한 감정을 되새기며 내 인생에서의 사랑이란 이렇게도 다양하고 아름답고 행복했다는 생각에 지금의 힘들고 걱정되는 일들도 언젠가는 추억이 되어 켜켜이 쌓이게 될 것이기에 무덤덤하게 보내는 하루하루를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 길지 않은 한편 한편의 글에서 이 책을 읽을 많은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고 우리 모두 비슷하게, 별반 다를바 없는 인생을 살며 아프고 힘든 일에도 다시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다는 위안을 받으며 고통을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그 순간 그곳이 다시 시작점이 되기에 절대 무너지지 말라는 저자의 진심이 많은 사람들의 차갑게 식은 마음을 다시 따뜻하게 데워주기 위한 작은 불씨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의 기쁨은 너무 평이해서 아무도 시선 주지 않는
그런 일상의 풍경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오늘 회색빛 커튼 틈을 엿보며
들어올까 말까 한참 망설이는 아침 햇살이
나를 웃음 짓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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