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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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 가진 아름다움과 힘이 드러나는 이어령 선생님의 짧은 글과 메모들이 담긴 책.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 타인, 생명과 죽음, 인간 등에 대한 자유롭고도 진실한 사유가 묻어있는 글을 읽으며 그가 글을 쓰며 흘렸을 눈물 한 방울에 동참할 수 있었다. 책에는 2019년부터 저자가 영면에 들기 한달 전인 20221월까지 노트에 손수 쓴 글들이 실려있다. 이어령 선생님의 노트를 직접 읽는 듯이 원본노트에 있는 이어령 선생님의 손 글씨와 손 그림도 함께 디자인되어 있어 글의 여운이 더 깊게 느껴진다. 저자의 다른 저서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그가 쓰는 언어는 참으로 아름답고, 재미있고, 감응적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동사 연습>이라는 제목의 글. "새는 울고 개는 짖고/ 바람은 불고 물결은 치고/ ··· 사람은 살고 사람은 사랑하고/ ··· 마음은 돌고 마음은 구르고/ ··· 마음은 살고 마음은 사랑하고". 시 같기도 하고, 에세이나 산문 같기도 한 글을 읽으며 마음이 돌고, 마음이 구르고, 마음이 살고, 마음이 사랑하는, 마음의 동사들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눈물. 이어령 선생님이 남긴 '눈물 한 방울'을 느껴보고, 나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다른 이들, 세상의 다른 것들에 눈물 흘릴 수 있는 마음을 키워보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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