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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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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평단을 신청할 때 어떻게 적었더라.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백수린 작가가 내 모교 출신이며, 그녀처럼 언젠가 작정하고 글을 쓰는데 몰두하고 싶다고 적은 것만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우리 학교 불문과 출신으로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백수린 작가는 석사인가 박사를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줄곧 꿈꾸었던 소설가가 되기 위한 2년의 말미를 스스로에게 주었다고 했다. 매일 도서관에 가서 읽고 쓰는 나날을 보냈다고. 세간의 시선에서 부유하고 넉넉한 하루하루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나에게 그런 말미를 주는 가깝고도 먼 미래를 꿈꾼다.

백수린 작가의 소설 중 여름의 빌라를 인상깊게 읽었다. 역사적 아픔과 개인의 서사가 조화롭게 어울린 소설이었다. 그녀 같은 시선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도 나는 그녀의 시선을 묵묵히 따라가며 내내 부러워했다. 쓸데없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예술가. 아니. 사소하고 보잘것없어보이는 일상의 순간들도 반짝임의 체로 걸러내는 생기 넘치는 눈동자의 소유자. 절대 부서지지 않는 온유함과 다정함으로 무장한 시선의 소유자. 나는 감히 백수린 작가를 그렇게 부르고 싶다.

각 글들의 시간대는 천차만별이지만 가을에 출간되어 가을에 읽었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찾아오면 항상 쓸쓸한 기분이 든다. 제목처럼, 마냥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만 들어있진 않았다.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에 어울리는 쓸쓸한 정취가 있는 이야기다. 마침 나도 많은 것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복잡한 심경에 있다. 언제나 이별을 준비하면서 살지만 겪지 않은 일에 대비하는 것은 항상 쉽지 않은 일이다. 사무치는 계절이다. 영영 떠나보내는 일은 당분간 없었으면 한다. 기민하게 슬픔을 감각하기보다 관대하게 기쁨을 누리는 나날들이 이어지기를. 백수린 작가처럼, 갈림길에 서서 가지 않은 길을 무턱대고 걸으며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는 산책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지난 밤 이 글을 적고 잠들었는데 이태원 참사 소식에 가슴이 미어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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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오르간 - Novel Engine POP 하루치카 시리즈
하츠노 세이 지음, 송덕영 옮김, 탄지 요코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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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트릭은 추리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하지만 플롯은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상 오르간의 플롯은 트릭보다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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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게임 - Novel Engine POP 하루치카 시리즈
하츠노 세이 지음, 탄지 요코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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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부 시리즈같은 청춘 미스터리. 고전부 시리즈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면 이쪽은 훈훈한 분위기. 캐릭터들도 개성이 넘친다. 특이점은 하루타와 치카의 삼각관계가 꽤나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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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밍은 육식계 화룡 1 - NT Novel
세이노 고로 지음, 김효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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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즐겁게 보았습니다. 일러스트랑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 구매한 거라 탄탄한 스토리같은 건 기대하지 않았구요. 훈훈한 분위기의 판타지 학원 일상물 정도를 생각했는데 그럭저럭 들어맞았습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보기엔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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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시우 - Novel Engine POP 화조풍월 시리즈
아야사키 슌 지음, 엄태진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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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흔한 로맨스인 듯 하면서 숨겨진 반전이 묘미인 책인 듯 하다.
듯 하다, 의 어조인 것은 나는 반전을 나도 모르게 알고 있는 채로 책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반전을 아는 채로 읽었다면 좋았을 것을.
아니, 확실히 알았다면 사지도 않았을 것을...!

읽기 전부터 책 소개의 마이바라 레오와 유즈리하라 사야가 잘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정말... 내 눈에 많은 피눈물을 흘리게 했던...
수많은 순정만화와 드라마들의 법칙을 고대로 따른다.

처음에 별 두 개였는데 쓰다보니 돈도 아깝고 괘씸해서 별 한 개로 줄여버렸다...
이 작가 다음 작품은...표지의 두 남녀가 마음에 들면 사볼까...

그리고 덧붙이자면 내가 20대가 아니라는 것도 평가를 떨어뜨리는 데 한 몫 했을 거다...
20대 중후반? 쯤의 분들에겐 잘 맞을 지도.

근데 남자 작가인 거 같은데 왜 이리 여성스러운 작품을 써내는가...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도 마음에 안 들고.
여러 모로 후회스럽다.

라이트노벨만 읽는데 그 중에서 색다른, 그 중에서도 좀 잔잔한 러브 스토리를 읽고 싶다는 분께는 추천해도 나쁘지 않을 책이지만(일단 노블엔진 팝...은 노블엔진 계열사니) 그렇지 않은 수많은 책들 중에서 하필 이 책을 추천하고는 싶지 않다. 그렇게 뛰어날 것 없는 책이다. 메인 커플에 애정을 가졌다면 평가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어디서 본 듯한 게 너무 많다. 이미 당해버린 뒤에 본 그 반전은 빼고서라도. 하지만 반전도 그렇게 특이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물론 메인 커플이 마음에 들었으면 꽤나 괜찮아했을 책이지만 아닌 고로. 그 외에 딱히 얻은 것도 없다. 아.. 내 마음 속 내가 응원했으나 승리하지 못한 서브 남주 목록에 한 명 더 추가된 정도..?ㅎ 이 작품을 시작하는 화조풍월 시리즈는 마이바라 일족 시리즈라고도 한다는데 대체 왜지...

아무튼 무난하게 좋은 이야기이긴 했다. 취향에서 억만광년 떨어져있어서 그렇지.당분간 표지나 제목만 봐도 울화가 치밀 것 같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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