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 - 2022년 제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보미 외 지음 / 문학사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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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소설의 흐름을 대변하는 대표적 문학시상식

2022년 제 45회 이상문학상의 대상은 손보미작가의 <불장난>입니다.

요즘 주목받는 대표적 여성작가 중 한분으로

그동안의 작품들도 인상깊게 봤었어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우수상 여섯분중에 강화길, 백수린 작가님도 있어서

이번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정말 저의 취향에 딱 맞겠구나 싶었습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만 봐도 얼마나 쟁쟁한 후보들이 올라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평소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이름도 많이 보여서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지만 다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불장난

남편과의 이혼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린시절 아버지의 불륜과 이혼,

그리고 새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왜 이들은 내게 이렇게 얕은 수를 쓰게 만든단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자,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치심을 느꼈다.

그리고 이게 내가 느끼는 혼란스러움과 상처의 정체였다.

중학생 화자는 학교에서 '양우정'이란 인물에게 호기심 이상의 관심을 보이며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결국에는 도망쳐 나오고 됩니다.

친했던 무리에게도 따돌림을 당하며 혼자가 되어버린 화자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 라이터로 계모의 메모를 태우고

노트를 태우고 참고서를 태웁니다.

불장난을 소재로 초등학교때 상을 탔었던 화자의 글을 본 선생님은

수업시간 반아이들 앞에서 읽어보게 합니다.

화자는 읽고 싶지 않아 억지로 읽는데

어느 순간 선생님과 아이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해갑니다.

때때로 삶에서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건,

바로 그런 착각과 기만, 허상을 디뎌야지만 도약할 수 있는, 그런 삶이 존재한다고.

언젠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 속에서 어떤 사실들을 재배열되고 새롭게 의미를 획득한다.

불가피하게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며, 허구가 사실이 되고 사실이 허구가 되는 그런 순간들 !

그러므로 이 여정 자체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돌이켜 보는 눈의 진짜 용도가 될 것이다.

사춘기시절에 겪는 상처와 수치, 외로움과 불안한 마음을 가진 자아와

금기를 깨뜨리고 싶은 파괴적이며 반항적인 자아,

숨겨진 욕망을 폭발하고 싶은 자아 등의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들을

우리는 경험해보았을겁니다.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현실의 벽과 여러가지 한계에

답답하고 뛰쳐나가고 싶은 순간,

모든걸 불태워버리고 싶은 본능 또한 우리는 느꼈을겁니다.

그때 그 순간들을 어떻게 견뎌내고 지냈던걸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예민하고 섬세했던 감정들이

불장난처럼 일순간 뜨겁게 타올랐다가 소멸되는 것으로 해소가 됐었나

나의 사춘기를 돌아보게 됩니다.

아니면 그 순간을 넘어서서 도약할 수 있는

나의 길을 환히 밝히는 횃불을 만들어

성장과 발돋움의 계기가 되었던건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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