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제도서전에서 소설 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님의 강연이 있었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해 강연을 다 듣진 못했지만 그녀의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곧 개봉하는 덕혜옹주가 그것에 힘을 실을 듯 하다. 그전에 그녀에 대해 좀 살펴보도록 하자~

 

 

위 사진을 클릭하면 공식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덕혜옹주는 고종의 딸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소주방 나인 출신으로 고종의 후궁이 된 복녕당의 양씨다. 1907년 일본의 침략을 받아 실의에 빠져 있던 고종에게 힘이 되었던 그녀는 고종이 3명의 딸을 잃고 회갑을 맞은 나이에 얻은 늦둥이 딸이다. 그러니 얼마나 귀히 여겼을까?

그런 예로 고종이 자신의 처소로 딸을 데려와 유치원을 만들었고, 그 유치원은 현재 덕수궁의 준명당이라고 한다. 기회가 되면 그곳에도 가보면 좋을 듯 하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던 덕혜옹주는 그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고 국민들에게도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고종이 1919년 승하한 후 그녀의 인생에도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당시 우린 일본의 침략을 받은 상태였고 그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해서든 망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못된 종족이었다.

그러니 황녀였던 그녀가 곱게 보일리 없었다. 황손이었던 그녀가 한국에 그대로 멀쩡하게 살고 있다면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 시킬 것이라는 것을 알았던 일본은 그녀를 핍박하기 시작했다.

'조선의 황족은 일본에서 교육시켜야 한다'라며 억지로 일본 학교에 입학을 시키더니 오빠 영친왕처럼 일본으로 억지로 끌고 갔다. 그녀의 나이 고작 14살 때의 일이다.

 

14살 소녀에게 그곳은 감옥이나 다름 없었다. 그녀는 일본이 언젠가 자신을 독살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늘 보온병을 들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거처는 오빠인 영친왕과 그의 부인 이방자가 거주하던 곳이었는데 이방자의 수기에서 그녀에 대한 아픈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덕혜옹주가 도착한 날 밤 그의 침대 곁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조용히 잠든 앳된 얼굴에는 애수가 서려 있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아버지의 죽음 후 의지가 되었던 오빠마저 1926년 세상을 떠났다. 3년 후 어머니 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니 그녀는 이제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즈음 일본은 그녀를 완전한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소 다케유키와 강제로 결혼을 시킨다. 이때도 그녀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당했다. 여자로서의 삶도 그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순간이다.

그와 결혼 후 아이를 낳아 안정이 되는 듯 했으나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그녀의 자리가 온전하지 않았고 그로 인한 핍박과 통제로 인해 정신분열증과 실어증을 앓기에 이른다. 그로 인해 그녀는 급기야 정신병원에 갖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 후 1945년 드디어 그녀와 우리 국민이 원했던 광복이 되었다. 허나 그녀에겐 광복이 진정한 광복은 아니었다. 그녀의 남편은 일본 패망으로 경제력을 잃었고 그녀와의 이혼까지 감행했다. 그녀의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1959년 그녀의 하나뿐인 딸 정혜가 실종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끝간데 없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후 그녀는 16년간 정신병원에 갖혀있게 된다. 조국으로 돌아오기는 커녕 원수의 나라에서 정상적이지 않은 그곳에서 보냈을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녀의 그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서울신문의 김을한 기자가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돌아올 수 없었다. 정치적 타격을 걱정한 이승만 정부의 허락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박정희 정부 때 다시 탄원서를 올려 그녀는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7년 만에 조국에 돌아온 그녀는 한국에서도 다시 병원 생활을 하게 된다. 7년의 병원 생활 후 창덕궁의 낙선재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1989년 그녀는 한 많고 가련했던 생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녀가 낙선재로 거처를 옮긴 후 정신이 맑은 상황에서 썼던 낙서를 보니 그녀가 얼마나 아픈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이 되어 마음이 아팠다.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이 말을 읽는데 울컥했다. 이글을 쓰면서 다시 읽은 이순간도 울컥하다.

 

 

소설 덕혜옹주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비정한 역사 속에 태어나 잊혀질 수 밖에 없었고 감추어질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인생을 영화를 통해 만나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날지도 모르겠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를 영화로 다룬 최초의 영화로 그녀의 삶에 대한 진실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길 바란다. 더불어 나처럼 그녀의 삶에 대해 알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 그러니 올 여름엔 그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영화 덕혜옹주 통해서...

 

영화에 대한 만나보기 전 그녀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울컥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리도 모진 짓들을 했을까..

그들의 어긋난 욕심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파했다. 지금도 여전히 아파하고...

제발 그들이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여 살아있는 그들 뿐 아니라 죽어 넋이 되어 떠돌고 있을 그들에게도 용서를 빌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을 책도 함께 소개합니다.

 

 

 

 

 

 

 

 

 

 

 

 

 

 

 

 

 

 

 

 

 

 

 

*덕혜옹주 국민알리미로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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