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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안정제
김동영.김병수 지음 / 달 / 2015년 11월
평점 :
누군가에게 안정제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김동영이라는 작가를 안다. 아니 그의 작품을 안다.
하지만 그가 아픔 속에서 작품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몰랐다.
이번 책으로 다시 만난 그는 자신의 아픔이 꽤 오래되었고 아픔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으며 그에게 많은 위로를 받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가 가진 아픔이 얼마나 자신을 피폐하게 했는지 그리고 그 아픔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지 그는 담담하게 글에 담아냈지만 사실 읽는
나로선 무척이나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했다.
그를 작가님으로 만났을때의 난 아 그래 멋져. 여행도 하고 글도 쓰고 음악도 만들고 정말 즐거운 삶일거야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편협한 시선 속에서 만났던 그와 그의 아픔을 조금 들여다보고 난 후의 그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어땠냐구? 더 대단하고 멋져보였다.
그가 자신의 아픔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들어 했으며 또 얼마나 많이 아팠을지 조금 짐작이 되어서 말이다.

그는 아픔으로 인해 무척이나 고생을 하고 또 주변인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어서 그것으로 인해 또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해
자신의 내면에 담겨져 있던 조금은 어두운 듯 하지만 또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글이 나오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조금 더 멋진
그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그 아픔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생각이다. 그의 아픔이 가지고 있는 그 자체에
대한 감사가 아님을 밝힌다.
책에서의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김동영작가가 그의 생각들과 아픔을 그에게 말하면 그는 그에 대한 답변과 더불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담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데 그속엔 또 다른 모습도 보여진다. 조언을 하면서 그 선생님 또한 치유를 받고 있는 듯한 모습 말이다.
그래서 그를 고독하게 만드는 그 병이 상쇄되는 모습을 본다.
물론 그들의 관계는 무척 오랜시간 지속되었고 또한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 모습이 보여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런 모습들을
통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치유받고 있는 듯 하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고독하다는 어떤 이의 말처럼 어쩌면 사람은 혼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감내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
고독안에서도 무언가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처럼 많이 아프지는 않다. 다만 그의 말처럼 누구든 그와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조금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에게 그가 있듯 나에게도 누군가 있다면 아니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처럼 내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안정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또 누군가에게 안정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병수 선생님이 그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셨다고 한다. 그가 전달하고 싶었던 말 중 나에게도 참 많이 와 닿았던 말이 있다.
치유에 대한 그의 생각..왠지 너무 공감되어 찰칵 사진하나 찍었다.
치유는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 그 자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치유는 어떤 목적을 갖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풍부하고 활발한 화학작용이
일어날 때 생기는 부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p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