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할 거라면 - 새로운 세계를 위하여
김수안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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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곤 한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결혼 안했지’라고 하는데, 이는 결혼에 대한 오해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결혼이라는 건, 우리의 고난과 처한 환경을 다 해결해줄 백마탄 왕자님과 사는 것이 아니고, 집안의 만능해결사 우렁각시와 사는 것이 아니다. ‘나’로서 바로 선 사람들이 함께 만나 서로를 보듬으며 사랑하며 생활하는 것이다. 나를 비롯해 요즘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 이 시작점에서부터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방에게 바라고 의지하고 요구하나, 끝은 서로를 원망하고 서운해 하며 책임을 미룬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나’가 바로 서는 이야기부터 한 것 같다. 처음에는 결혼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바로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실전적인 방법론 등이 저술될 줄 알았는데, 인생, 사람 이렇게 시작이 되어 조금은 당황했다. 일단 인생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나는 누구인지를 분명히 해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 결혼은 단지 부모님을 대신해 나를 보살펴 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보호자이며, 서로에게 책임을 약속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 안에는 먼저 온전히 선 내가 있어야 한다. 스스로 걷지 못하는 사람은 누군가를 걷게 도울 수 없다. 이미 자신의 고통 속에 갇혀 버린 이들은 힘들어하는 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혼은 의존할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며, 자아도취에 빠지기 위한 동정의 대상을 찾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각자의 삶의 주인인 사람들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서로에게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 줄 인생의 지원군을 찾는 것이다. (69~70쪽)”

한편, 결혼은 사랑을 하기 위함이다.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는 것이다. 서로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기에 불화가 생기는 것 같다. 나도 신랑에게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니 불평과 원망이 생긴다. 받기보다 주는 성숙한 사람이 되어 화목한 결혼 생활을 구현해봐야겠다.

"우리는 흔히 사랑의 문제를 대상의 문제와 혼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할 만한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사랑하는 법은 저절로 터득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사랑의 문제는 대상이 아닌, 우리의 능력의 문제이며, 사랑의 능력은 그것을 주는 능력이다. (84쪽)"

202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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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 불안, 분노,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심리 기술
데런 브라운 지음, 김정희 옮김 / 너를위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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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에서 저자 데런 브라운은 저자권(authorship)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좀 더 의식적으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의 저자권을 갖지 않으면 남들이 대신 우리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늘 그렇듯 근본적으로 지루함이나 불안감을 느낄 것이고,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불평불만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36)

우리가 자기 삶의 이야기에 관여하는 법과 주인이 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럼으로써 외부로부터 스스로 생성하는 불안, 분노,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기술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책 제목만 보고 내용을 오해했었다. '모든 것이 괜찮다진다'라는 판타지에 가까운 마법 주문같은 문구로 인해 이 책은 나를 이런 저런 위로하는 말들로 나를 달래고 격려하는 책일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웬걸, 철학으로 시작하더니 심리학으로 연결시켜 저자권이라는 하나의 기술로 스스로 극복하고 괜찮아지도록 한다.

저자권을 갖고서 삶을 살기 시작할 때 온갖 부정적이고 불편한 감정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통제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저자권을 가지며 주도적으로 인생을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고 살아야 했고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의 지도대로 따라야했고 사회에 나오게 되면 정해진 틀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인생 초기부터 학습된 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의식으로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 '행복'을 위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 중에 하나를 꼽자면 과시하는 인생에서 벗어나기 였다.

우리가 더 행복해지는 핵심은 감정의 재평가다. 진정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 즉 대중적인 성공을 과시하는 일에 무심해져야 한다. 그런 목표는 실행하기가 어렵고 아무리 애써도 끝이 없다. 대신 우리는 작은 것에도 만족하도록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 그래야 비교적 안정적인 행복에 도달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140)

우리는 과시적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경제적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물건을 사는 행태)와 불유쾌한 소비 Invidious Consumption(사람들의 시샘을 받으려고 물건을 사는 행태)가 너무 흔해서 자기도 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아채기 힘든 시대에 산다. 광고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만들어놓고 그것을 채워줄 수단을 제공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David Foster Wallace는 광고의 목표가 "구매 행위로 줄일 수 있는 불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141-142)

요즘 아기를 키우고 육아를 하면서 SNS를 활발하게 하는데, 우리 아기 또래의 아이들의 게시글을 많이 보게 된다. 예쁜 옷 입은 아이, 멋진 장난감을 가진 아이, 넓은 집에서 활보하는 아이 등 더 나아보이는 환경을 누리는 아이들이 보이니 나 또한 그렇게 보이고자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곤 했다. 그래서 아기 옷도 사드리려고 하고 장난감을 비롯한 아기 교구도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이 또한 과시 욕구에 비롯된 것임을 알았다. 내가 결국 원하는 것은 우리 아기의 행복, 올바르고 지혜로운 육아인데 이게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과시는 타인과의 비교로 이어지고 이는 열등감과 불행을 가져왔다. 이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음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되었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의 주도권을 가져 개척하는 삶, 즉 저자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어렵고 낯설겠지만 노력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 202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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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있어, 사만다 - 파리에서 온 러브레터
사만다 베랑 지음, 엄연수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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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6 7 2~ 4

 

이 책은,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사랑에 소심한 여주인공, 미국 여자 사만다와 사랑 표현에 거침 없고, 외모와 능력, 성격 등 어느 곳 하나 빠짐 없이 멋지고 완벽한 남주인공(백마 탄 왕자?), 프랑스 남자 장 뤽의 사랑이야기이다.

 

어릴 적 (그녀의 표현에 따르자면) 생물학적 아버지, 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던 그녀는 그런 아버지로부터 받은 좋지 않은 기억과 상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런 기억들은 그녀가 앞으로 만날 남자들에 대한 생각과 관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순간 뜨겁게 사랑했다고 할지라도, 남자라는 존재는 결국 그녀에게 아픔과 상처만 안겨주고 떠나버릴 사람에 불과하다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이성에게 저지른 수많은 잘못에는 척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동안 나는 싫다는 남자에게 매달리고 나를 좋아하는 남자는 차버리는 짓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누가 나를 좋아하면 분명 그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의 생물학적인 아버지, 내 핏줄이 나를 이 꼴로 만든 것이다. (26)


 

그녀에게 이런 생각이 정립되기 시작할 때 즈음, 그녀가 만난 남자는 장 뤽이었다. 20년 전, 절친 트레이시와 함께 떠난 유럽 여행 도중 만난 그 남자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누구나 반할 만한 외모와 눈빛에 그녀는 한 눈에 반해버리고, 그 또한 그녀에게 푹 빠지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미국과 프랑스의 거리, 언어의 장벽이라는 장애물이 있었고, 그리고 그녀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는 그와의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지 못하게 했다. 그녀가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장 뤽의 구애는 열렬했다. 그는 무려 일곱 통의 편지를 통해 사만다를 향한 불타오르는 사랑을 표현했으나 단 한 장의 답장도 받지 못했고, 그렇게 그들의 짧디 짧은 사랑은 끝이 났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20년 전 그때, 나는 장 뤽이 아름다운 파리지앵과 바람이 나서 내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기 전에 다시 미국의 일상으로 돌아왔으며, 그 후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나는 장 뤽을 좋아했기 때문에 답장을 쓰지 않았다. 이것으로 모든 것을 납득할 수 있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상처 입을 일도 없다. 가슴 아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나는 그 어떤 관계도 깊게 맺으려 하지 않았다. (26)

 


그 후 20년 동안 사만다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 대신 애완견을 키우며 살았다. 그러나 그녀의 결혼 생활은 끝이 나고, 재정 상태는 빚만 잔뜩 진 상태이고, 설상가상으로 실직까지 하게 된다. 그렇게 모조리 다 잃고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바닥을 드러내자 일말의 대담함이 나타났다. 그래, 그에게 연락해보자! 일곱 통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20년이 지난 지금, 해보자!

 


벌써 20년이나 흘렀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에 너무 늦지 않았기를... 나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모든 게 단순해졌다. 두렵고 말 것도 없었다. 잘못 꿴 첫단추를 다시 끼우려면 우선 장 뤽에게 사과해야 한다. (27)

 


그렇게 그에게 연락이 닿았고, 그때부터 그들의 러브스토리는 아주 빠르게 전개된다. 그에게는 자녀도 둘이 있었고, 현재 부인과는 이혼 소송 중에 있었다. 그렇게 사만다와 장 뤽은 메일을 통해, 사진을 통해, 가끔 전화 통화를 통해 애정과 사랑을 키워 나간다. 다시 프랑스에서 만난 둘은 더욱 더 마음이 깊어지고, 멋진 남자 장 뤽은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황홀해 하며 매번 그녀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사만다가 불안해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할 때면 장 뤽은 사랑스러운 눈빛과 정성 어린 배려로 그녀를 다독여준다.

 

결말은 보통 연애소설이 그렇듯 해피엔딩이다. 처음 부분에 생물학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이야기가 잠깐 나오길래, 이 소설은 한 여자의 인생 성장을 다룬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그저 연애소설에 불과하다. 미국판 신데렐라 이야기? 결혼 생활도 실패하고, 가진 것도 빚 밖에 없는 여자가 멋진 남자를 만나 (횡재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 정도?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기 좋을 듯 하다.

 

.

 


 

<책 속에서>

 

- 그의 글은 너무도 격정적이었고, 열정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이 편지를 썼을 때처럼 내 심장도 그의 단어 하나하나에 뛰고 있었다.

그래, 나한테 필요했던 게 바로 이거야.

그의 용기가 존경스러웠다. 나는 한 번도 내 감정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그는 나와는 정반대인 사람이었다. 그때 내가 단 한 줌의 용기라고 품었더라면... 19

 

 

- 파리를 떠나기 직전,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나타났어. 사라졌던 것만큼이나 빠르게 나타났다가 또다시 사라졌지. 그 일로 나는 정말 혼란스러웠어. 그 사람 때문에 나는 나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밀어냈어. 도무지 남자들을,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믿을 수 없었거든. 그런데 너는 내게 너무 가까이 다가왔어. 나는 그게 두려웠지. 37

 

 

- 곧 마흔이 되고, 부모님 집에 얹혀살러 가는 중인 데다, 같이 살던 남자와 막 헤어졌고, 가진 거라고는 빚더미밖에 없다. 장 뤽과의 편지 연애는 고사했고.. 게다가 엄마는 개 산책시키는 일을 권하고 있다. 이건 내가 꿈꾸던 인생이 아니다. 73

 

 

- 아이크를 내 품에 꼭 껴안고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참아왔던 울음이 터졌다. 실패한 결혼 생활 때문에  울고, 아픈 강아지 때문에 울고... 모든 게 다 울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고 나니 비로소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다. 모든 것에 대해.

내 삶이 내가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라면, 더 나은 선택을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96

 

 

- 이 남자가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래서 죽도록 겁이 났다. 179

 

 

- "넌 좋은 여자고 마음이 순수한 멋진 여자야. 지금 내 아이들과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들의 좋은 엄마가 되어줄 여자라는 걸 느껴. 이 관계를 망친다면 나는 천하의 바보라 불려도 싸. 그러니 나에게 한 가지만 약속해줘."

"뭐든지."

"제발 나를 부족한 남자라 느끼게 하지 말아줘. 그게 내가 아이들 엄마를 떠난 이유였으니까. 네게는 온전한 남자이고 싶어."

"나도 같은 마음이야." 187-188

 

 

- ", 이거 진짜 맛있는 소스야. 피로 만들었거든!"

... 피라고? 울고 싶었다. 내 접시 위에 놓인 불쌍한 돼지처럼 나도 통구이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좌절감에 소리 지르고 싶은 걸 애써 참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들이 웃으면 웃을수록 기분이 묘해졌다. 불안감이 내 머리를 잠식했다. 이 생활, 이 세계는 여전히 나의 생활, 나의 세계와 너무 달랐다.

나는 반지를 보았다. 그러자 정신이 들었다. 새로운 생활? 새로운 언어? 새로운 나라? 그리고 나를 껌 한 통과 바꿀지도 모르는 두 아이들? , 껌 한 통은 너무했다. , 고양이 정도?

"허니, 왜 그래?"

장 뤽이 물었다.

"이거 못 먹겠어."

내가 속삭였다. 그러자 장 뤽이 따뜻하게 말했다.

"안 먹어도 돼, 달링."

장 뤽은 내 접시 위의 고깃덩어리를 가져다 자기 접시 위에 놓았다. 겁먹은 아이의 상처에 입맞춤해주는 것 같은 이 단순한 행동에 나는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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