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라는 여행 -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 소통의 기술
틱낫한 지음, 진현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책 소개  

 

관계로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틱낫한이 전하는 소박하지만 귀한 말들

시끄러운 소음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타인과 있는 그대로 만나는 법!

우리는 흔히 가까운 친구, 직장동료, 가족 등을 두고 그들과의 관계를 표현할 때 “눈빛만 봐도 알지” “내 손바닥 안에 있어” 등의 말로 상대를 아주 잘 알고, 꿰차고 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한번쯤 되물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까?”

신간『타인이라는 여행』(원제: The Art of Communicating)은 타인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혹은 관계를 매뉴얼처럼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진정한 소통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인 틱낫한(88)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적 영성 지도자’ ‘명상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아흔에 가까운 삶을 돌이켜보면 그는 ‘성자가 되어버린 투사’에 가깝다. 그런 그가 이번 책에서는 개인의 마음챙김에서 나아가 이제 앞에 있는 사람,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 그의 저서들이 명상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초점을 뒀다면 이 책은 타인, 더 나아가 사회와의 소통에 좀 더 비중을 뒀다. 어떻게 보면 ‘평화 액티비스트(activist)’로서의 그를 가장 잘 드러낸 책이라 할 수 있다.

 

 

 

 소통은 타인과만 하는 것이 아니다 : 소통을 위한 실용서 초급편 

 

소통이 되지 못함에서 오는 많은 고통. 때로는 고통을 넘어서서 다툼과 싸움이 되고 개인과 개인의 사이의 문제를 뛰어넘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르기도 한다. 세상 대부분(혹은 모든 것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의 고통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 딩연한 말이고 당연한 이치이지만, 당연히 현실에서 실현되기는 어렵다. 그런 소통을 '유념'과 '숨 쉬기'를 통해 우리에게 실용적으로 안내해 주는 책이 바로 틱낫한 스님의 《타인이라는 여행》이다. 사실 처음에는 책에서 유념과 숨 쉬기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을 읽고도 머릿속으로 잘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개념들이 점점 명확하게 나타났다. 내가 처음에 유념과 숨 쉬기라는 것에 확실을 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추상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님은 단순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대를 이해하라'는 말을 추상적으로 되풀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현실적으로 실행시키기 위한 여러 방법을 재시해 준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같은 뜻의 문장을 많이 반복하고 장마다 같은 내용을 조금씩만 바꿔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누구나 말로는 하기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웠던, 이해는 명확히 가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것을 쉬운 단어와 자상한 말투로 계속해서 말해 줌으로써 "누가 그걸 몰라?"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던 스님의 말들을 점점 마음속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타인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 부분이 맘에 들었다. 스스로 한 번이라도 내 자신을 이해하려고 한 적 있는지, 들여다보려고 한 적이 있는디 뒤돌아보게 되었다. 자신과의 소통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남을 위해 다정한 말을 건네고 아무리 쉽다고 하더라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소통을 위한 수행을 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와 소통이 되지 않은 사람은 영혼은 내 몸을 제 집이 아닌 것처럼 느껴 불편해 하고, 그럼 그 사람은 불안한 상태가 된다. 그 상황에서 유념과 숨 쉬기를 통해 소통을 꾀할 수 있음을 배웠다.

  

 

나아가서 스스로를 넘어 가까이 있는 가족, 연인을 바라보는 법 또한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엄천난 비극이나 누구나 분노할 만한 극단적인 상황 앞에서도 무조건 상대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숨 쉬기를 하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지만 그 이후에 스스로를 다스리고 남들과의 관계도 다스리는 때에 아주 유용한 주문과 수행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 목적은 내가 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그리고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이 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서다.

 

잠들기 전에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유념과 숨 쉬기를 실행하며 살아야지, 나를 위한 나만의 숨 쉬기를 해 봐야지 마음 먹어 놓고 아침이 오면 마치 머릿속이 리셋된 것처럼 잊고 출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고는 다시 책을 펼치면 '아차' 하곤 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으면서 소통을 위한 씨앗이 하나 자리 잡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인상 깊은 구절 

 

괴로울 때면 우리는 남들에게 우리는 괴롭고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개 반대되는 짓만 합니다.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네 번째 주문이 필요합니다. "내가 괴로우니 제발 도와주세요."

 

112쪽, <다정한 말에 필요한 여섯 가지 주문> 중.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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