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반으로 이사 갈 거야 초승달문고 27
안점옥 지음, 김중석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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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똑 같이 해 보고 싶어요. 책을 보자마자 후딱 읽고 난 아이가 한 말이다. 사실 나도 그 마음을 알고 있다. 지루했던 시간들 혹시 다른 반에 가면 재미난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웃음이 절로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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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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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처음 예약주문을 해서 받은 책은 기다리면서부터 내내 설레었다. 정신병원에 갖힌 두 남자 이야기라는 광고는 내 가슴 밑바닥에 조용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었다. 

  정신병원은 내가 어릴적에 지인이 잠시 거쳐 왔다던 곳이기도 하다. 그녀는 알코중독으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병원에 가라는 말이 나오면 미친년들이 머리카락을 뜯어버리려고 달려든다며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 했다. 또한 마을 누구네 아들이 어떻다더라 그래서 정신병원에 보냈다더라 그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머리를 산발한 채 돌아다니는 아가씨에서 아줌마까지 심심치 않게 보고 자랐다. 몇 해 전에는 같은 아파트에 옆동 청년이 늘 중얼거리며 혼자 걷기를 즐겨했는데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지 않는다고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늘어갔다. 늘 외면하고 지냈지만 차를 타고 지나치며 보는 정신병원간판은 내게 풀지 못하는 숙제처럼 내 의식 한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두려움이었다. 머리만을 혹사시키는 현대를 살면서 경계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하는 궁금증에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정신보건심판위원회에서 심사를 받는 곳에서 이수명이 집에 가고 싶다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길을 잃고 지나가던 아까씨에게 머리는 산발을 한 채, 말더듬이로 길을 물어보던 이수명은 파출소에 가게되고 아버지는 말없이 정신병원에 수감시킨다. 그곳에서 류승민을 만나는 데 시작부터 흥미진진한 사건사고의 연속이고 심상치 않는 다수의 등장인물이 책에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특히 자신의 아픔을 절실하게 느끼던 이들이 한 곳에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모습에서 우리네가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작가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져 마음까지 흐뭇한 하루가 되었다. 때마침 단비가 회색건물이건 푸른들이건 충분히 씻어내리고 고여주고 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승민이 자유를 얻기위해 비를 맞으며 수리봉에 오르는 길을 씻어주듯, 수명의 세상을 향한 첫 비행을 축하하듯, 봄비가 조용히 내려 여름을 견뎌 낼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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