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에이 S.A 1
미나미 마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소꿉친구라는 말은 왜 그리도 소녀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지. 오랜 시간 순정만화에 길들여진 어린양들의 편견 속 소꿉친구의 존재는 왜인지 모르지만 가슴 두근거리고, 핑크빛 하트 몇개 적절하게 동반하는 그런 꿈만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거기다 어느날 "널 좋아해"하며 대뜸 고백해 버리는 연적 한둘쯤 나타나 주면, 친구로만 생각했던 네가 이젠 남자 혹은 여자로 보여!! 쯤의 예정된 해피엔딩으로 달려가는 것쯤 시간문제다. 하지만 S·A, Special A-제목부터 특별함을 외쳐대는 이 만화에서 소꿉친구의 의미 또한 특별하지 아니할 수 없다는 것쯤.........이미 다들 눈치챘으려나?

소꿉친구라 부르기엔 조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건 약관 6세의 나이에 프로레슬링 대결을 시작으로 15세인 지금까지 끊임없이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워온 씩씩한 히카리와 절대강자 케이. 지치지도 않는'대결'도 둘 사이의 소중한 추억♡쯤으로 이해해 준다면 이 둘 만큼 끈끈한 사이의 소꿉친구는 또 없겠지만, 매일 지는 히카리와 매일 이기는 케이 사이에 화기애애한 연애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결코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처음으로 만났던 날 누구보다 강하다 자부했던 히카리를 격파하고만 케이 덕분에 히카리는 길지도 않은 인생목표를 케이 타도로 정하고 매일매일 승부욕에 불타고 있을 뿐이니까.
때문에 히카리는 케이를 쫓아 사립 시로칸 고교까지 진학하게 되고 가장 뛰어난 학생들만이 모인 A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A반, Special A의 일원이 된다. '특별'한 A들만으로 구성된 S·A는 시로칸 고교의 아이돌 그 자체, 모든 이의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자면 '특별'하기 보다는 '특이'한 멤버들일 뿐이며 이들은 도통 평범한 것에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승부욕에 불타는 히카리가 오히려 평범함을 자랑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히카리 또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특이'한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매일 케이에게 지고 설욕의 나날을 그릴뿐, 알 사람은 다 아는 케이의 핑크빛 마음을 도통 알아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항상 시원스런 얼굴에 잘난척만 해대던 케이가 왜 히카리가 위험해지면 보기 흉할 정도로 필사적인지, 이기고 이기고 또 이기고마는 대결에 어째서 매번 순순히 응하는지 히카리는 정말 모르는건지 아는건지 정말, 고것이 궁금하단 말이지~ 아닌듯 맞는듯 은근히 두 사람의 러브러브를 응원하는 주변인물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간절히 필요하건만 그들마저 온전히 케이의 편은 아니니 히카리와의 대결에서 연일 승승장구하는 케이마저도 연애에서는 승리의 길은 멀고도 험할 따름이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당최 못하는 게 없는 히카리가 딱 하나, 케이를 이기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스토리가 제법 건방져서 마음이 살짝 상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는 히카리의 집념이 또 제법 귀엽다. 연약하고 청순한 히로인은 이제 그만 넣어두고 롤링백블로에 덩크슛까지 해내는 씩씩하고 강한 히로인을 응원해주는게 어떨까. 단편으로 시작된 작품이라 1권에서는 매 에피소드마다 S·A 멤버 소개와 히카리와 케이의 악연을 소개하느라 숨이 가쁜 것이 흠이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차츰 '특이'한 멤버들과 비범한 에피소드들로 한층 재미를 더해가니 한권으로 속단하지 말지어다! 난무하는 개그컷이나 패러디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승부욕과 애정의 구분이 아직은 힘든 히카리 때문에 '더 좋아하는 사람이 손해'라는 인류역사에 길이길이 남고도 또 남을 명언을 매일매일 체감 중인 케이에게 과연 히카리의 'Special U'가 될날이 오고야 말것인지! 그건 좀 더 두고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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