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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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유현준 님의 책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었습니다.

여는 글

한 명의 사람은 그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속에서 더 잘 표현된다. 마찬가지로 건축물의 진저안 의미는 건축물이 사람과 맺는 관계속에서 완성된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건축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우리 자신을 알아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대의 유적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건축을 관심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건축은 우리와 연결되어 있고 우리의 모습을 비춘다.

소통의 단절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우연히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우리는 지금 다양한 생각이 만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21세기형 아고라와 원형극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다.

서평:
이 책의 첫 번째, 1부에서 양계장에서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주제로 학교의 건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학교의 건물은 백여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개인적인 공간이나 기업들의 건물들은 변화의 트렌드에 맞게 잘 발달해 왔지만, 교육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가진 부분의 시설담당자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혹은 귀찮아?하는 것일수도) 변화할 수도 발전할 수도 없었다고 이야기 하네요. 정말, 진짜, 100프로 공감합니다. 학교도 도서관도 정말 답답하고 심심하기 그지 없는 공간들이에요. 변화를 두려워 하는 분들이 담당하시니 당연히 발전이 어렵죠.

이러한 변화의 어려움도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사회화와 관련이 깊은 것 같아요. 누군가의 시선과 판단이 두려워서 어제했던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기만 하는 거죠. 변화하지 않아도 월급이 나오니까요. 유현준 씨도 건축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이고, 탁월한 소견과 소신을 끊임없이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결정권자 혹은 실무자들 의 반대에 부딪혀서 여러번 좌절하신 것 같았어요. 이렇게 유명하신 분도 부딪히시고 좌절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위안을 삼은 것 같네요. 최근에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

공공기관들이 정말 공적으로 유익한 것인지 아닌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공공기관들, 예를 들면 공립학교나 도서관들이 교육의 발전을 막고 있는 것 같아서요. 아이들 도서관에 가득한 학습만화를 보면서 느낀거에요.

건물은 낮게 천장은 높게,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창의성과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개성있는 공간은 분명 필요합니다. 답답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게 더 힘들어서 저도 책만 빌려서 얼른 그곳을 빠져나오거든요. 적당한 소음이 흐르고 식물들로 잘 꾸며진 커피숍에서 책이 더 잘 읽힌 경험들 있으실 것 같아요. 미국 대학교 도서관에서 도서관 안에 카페테리아가 있었던 기억이 났어요. 음료도 마실 수 있고, 편하게 친구와 이야기도 할 수 있도록 공간이 넓고 천장이 높은 도서관이었던 것 같아요.

공원이 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작은 공원이지만 걸어서 갈수 있는 게 훨씬 더 효용성이 높다고 한것에 큰 공감이 갔어요. 저라도 멀리 있는 큰 공원보다 집앞의 작은 공원이 더 편하거든요. 저녁먹고 집을 나서서 3분정도 걸어가면 있는 아기자기한 공원들은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아요. 그런의미에서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에도 잘 꾸며진 잔디밭과 나무그늘, 벤치가 많으면 좋겠죠. 어떤 놀이터는 그늘막 하나도 없고 바닥은 고무재질이라 여름의 한 낮에는 불쾌한 냄새가 나거든요. 우리가 사는 주변의 공간들이 개인에게 접근성이 뛰어나는 공공 시설이 많아야 그곳의 주거의 질이 올라간다는 것이죠.

모델하우스만 보고 집을 고르는 시대에, 건축가 유현준씨는 주거공간의 변화를 강력히 주장해요. 주변 환경과 적절히 조화를 이룬 집들이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죠. 우리는 현관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특히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더 크게 느끼시겠죠. 게다가 높은 고층에 사시는 분들은 더 그렇구요. 창문을 열었을 때, 풍광은어떤지, 문을 열었을 때, 이웃과 소통이 되는지, 가족들이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가까운지...

공간에 대한 유현준씨의 해석들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습니다. 자가용은 젊은이들에게 ‘내 방’처럼 느끼게 해준다는 것. 저도 가끔 느낍니다. 자동차를 몰고 어딘가 갈 때, 옆에 커피도 한잔 들고, 음악을 틀고 달리다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내 방에서 편안히 쉴때의 느낌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적인 공간들만 많아진다는게 문제죠. 자가용은 많아지고, 주차시설도 많아집니다. 사람들이 공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공공의 공간들은 자꾸 줄어들어요. 다양한 서로를 이해하는 공적공간이 어떻게 하면 많아질 수 있을까요.

접근성이 뛰어나야 하고, 심미적으로 아름다워야 겠죠? 그리고 비싸지 않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구요. 이런 여러 가지 조건들을 맞추는게 개인 혼자의 힘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유현준씨가 이런 책을 내고 호소하듯이 건축과 공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듣고 변화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거겠죠?

자연은 수시로 그 모습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만족감을 가집니다. 미디어가 주는 변화도 비슷하기에, 사람들은 미디어에 매력을 느낀다고 합니다. 후드티셔츠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후드를 뒤집어 쓰면 나만의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이고, 그 안에서 편안하게 외부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두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합니다. 그 욕구를 충족시킬수 있는 건축은 어떤 것일까 고민이 되었네요.

내 공간을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은 어떤 것일지?

“형태가 기능을 따른다.” 루이스 설리번이 한 말이라고 해요.

우리는 어떤 공간으로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기분이 우울했다가도 좋은 공간안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하지요. 저도 북클럽 공간을 꾸려가고 있지만, 들어섰을 때, 쾌적하고 아늑한 공간이되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하거든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는 집도, 일하는 공간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알맞은 곳이 될까요.


사람들이 sns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건축가의 관점에서 잘 설명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나만의 권력과 영향력이 미치는 공간을 원하죠. 하지만, 이 시대는 그런 물리적인 공간을 쉬이 허락하지 못합니다.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에겐 참 힘든 문제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공간점유가 쉬운 사이버 공간에 자신만의 컨텐츠를 구축하면서 권력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공간을 구축하고 있어요.

나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이 이렇게 큰 의미인지 몰랐지만, 저 역시 북클럽 공간을 처음 얻었을 때의 만족감이 그런 의미였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모든 사람에게는 공적인 공간과 동시에 사적인 공간이 분명히 필요한 것이죠.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서관과 공원과 그리고 개인공간들을 갖는다는 것.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자기 존재감은 이런 공간의 소유로부터 올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결론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어디에서 살 것인지, 어떤 삶을 살것인지, 이 두가지는 분명 연결되어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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