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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가운데 - 개정판
주얼 지음 / 이스트엔드 / 2024년 2월
평점 :
작가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지나간 시간이나 기억을 반추하여 써 내려간 이야기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후회하고 방황하는 이야기를 빈번하게 쓴다는 건 사실이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 변하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인물의 감정 변화를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이야기 구조를 하고 있으며 반복된 방황의 머무름과 나아감 사이에서 연민과 아쉬움, 후회의 기억에게 보내는 애틋한 연서(戀書)이자 부끄러운 회고록이라 말해주고 있다.
5편의 단편 속 인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삶 속에서 방향을 찾으려 무지하게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거. 현재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 애틋하고 애처롭게 방황하고 있는 시간들을 계절 풍경과 날씨. 구름들을 통해 삶의 기억들을 바라보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직관적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연결해주고 있으며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문장들로 써 내려가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작가님의 오래된 기억과 조심스럽게 나누었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 소설입니다.
하지만 문장에 너무 집중하고 몰입하다 보면 아쉬웠던 모습들이 자꾸 떠올라 본인을 힘들게 할 수 있으니 좋은 기억들을 간직한 채 읽어 나가며 각자의 인생에 있어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 속에서 읽어나가시길바랍니다.
'그러게 말이야. 세상이 점점 너무 빠르게 변해. 나고 그렇고. 두려울 정도로."
"변하는 게 두려워?"
'글쎄......, 때때로?"
"그래도, 변하지 않을 순 없지. 스무 살의 우리와 마흔살의 우리가 같을 수는 없잖나?"
주연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보았다.
"중요한 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냐는 거겠지."
"넌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주연은 이상한 질문이라도 받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작게 기지개를 켰다.
"근데 문제는 나도 아직 내가 원하는 방향이 어딘지 모른다는 거야." - 여름의 한가운데 p17-
*서평단 선정으로 인해 여름의 한가운데 서평작성*
'나이가 듣다는 건, 늙어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조금 무서운 것 같아." - 여름의 한가운데 p31-
"음 뭐랄까,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무엇보다 가사가 참 좋아. 화려하지 않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가사가. 가만히 듣고 있으면 어떤 풍경이 떠오르거든. 거기엔 흘러가는 일상과 계절이 있어. 사람들은 그 안에서 서로 사랑을 하고, 때론 외로워하고, 또 때론 이별도 해. 그리고 후회를 하고. 그러한 장면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하나하나 펼쳐지는 거야. 난 그게 참 좋아"
-월간 윤종신 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