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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마법실천 지혜를 품은 책 10
프란츠 바르돈 지음, 정은주.박영호 옮김 / 좋은글방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수영을 배울 때 일이다.  

 

맥주병이었던 나는 물속에서 하는 발차기가 보기보다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킥판을 잡고 발차기만 한달을 하면서 근육에 힘이 생기고 몸이 점점 튼튼해 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의도했던 것은 "날씬"해지는 것이었지만, 날씬해진다기 보다는 허리와 다리, 어깨가 강해지고 있는 것을 느꼈고 기분좋은 느낌이었다. 날씬해지는 것 보다 훨씬 더.

 

시간이 지나고 킥판을 놓고 겨우 물에 뜨는 정도가 되었다. 초보자인 나는 물 속에 들어가면 가슴이 먹먹했다. 일어나면 발이 닿는 깊이의 물이었지만, 아주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 내 몸으로써는 심연이었다.  호흡이 딸릴 때는 고독감이 엄습했다.  

 

"소환"이라는 말은 그 말의 의미만 대강 알고 있을 때였다. 수영 연습 할 때마다 느끼는 그 가슴이 먹먹해지는 고독감이 수영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것 같았다. 매일 새벽 수영을 다녔다. 오후로는 수영 동영상을 보면서 수영선수들의 몸에 내 몸을 덧입혀 연습을 했다.  

 

성질 급한 나는 까마득한 그 시간을 그냥 기다리기 어려웠다.  

 

"자 오늘부터 물의 정령 운디나의 소환이다! 나에게 수영을 가르쳐라.^-^"  

 

조금 쑥쓰러운 기분이었지만 이것은 물에 떠서 앞으로 나가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귀가 뾰족하고 푸른빛이 감도는 은빛 비늘로 뒤덮이고 키가 조금 작은 편인 인어를 상상했다. 인어는 날캄한 눈매로 수영을 가는 나를 지켜보고 수영 연습을 할 때 내 주변에 물살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물살과 하나가 되도록 했다. 앞으로 쭉 나가는 속도감과 함께, 그 상상속의 존재와 친구가 되었다.  

 

대부분의 스타일을 맛뵈기 하고, 물에 뜨는 정도가 되고 나서 수영 선생님이 바뀌었다. 원래 수영 선생님은 거의 손목만 잡고 다 가르쳤었는데....  타인과 스킨십을 그닥 즐기지 않는 나로써는 바뀐 선생님의 열의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멋진 훈남이었지만 몸이 닿는 것은 싫여~) 열정이 조금 식어 새벽마다 시간을 비워 가족들에게 폐가 되는 것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둘째 아이가 유치원이라도 다니게 되면, 오전반으로 다시 해볼 생각이다.  

 

책 이야기를 해볼까,  

 

"소환"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드는 것은 이 나의 작고 우스운 상상의 "소환"이다.  

 

책을 읽어 보니, 대략 제대로 한 것 같다. (내 힘으로 소환을 했다는 뜻이 아닙니당~ 오해마시길...)  

 

상상속의 정령은 나에게 피의 서명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나를 지배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기꺼이 나의 짧은 열정에 화답해주었고, 내 몸 속과 몸 바깥에서 흐르는 물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주었다.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었다면, "걍 좀 잘해보지?" 정도였달까. 내면에서 나오는 수없는 잔소리들이, 발이 닿는 심연에서의 고독감을 완전히 해소해주었다. 가끔은 시끄럽기까지 했다. (스스로 에게 이야기 하는 자아를 만들어 낸 것일까? 자아 분열? ^^)   

 

그리고, 그때는 상상이었지만 그녀의 모습은 나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그녀는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가? 나에게는 당연하다. 

 

이 책에서도 그렇게 당연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펼쳐진다. 단, 완전히 실재하는 것임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한 하늘과 별, 그리고 미지의 차원의 존재에 대한 르포이다. 그 존재들은 대개 어떤 기능들을 가지고 있어 신의 섭리를 입고 있는 방문자에게 유용한 기술을 가르쳐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이나 거짓으로 치부하고 말 것들이다. 그러나 뜻 있는 사람들, 영적인 성숙과, 저 너머의 잡힐듯 잡히지 않는 지혜와 지식을 갈구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눈이 번쩍 뜨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바르돈은 영혼육의 성장과 지혜를 "공유"하고자 한다. 대단한 용기와 확신의 힘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느껴진다. 토씨 하나라도 진실이 아니라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세계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법사는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개인적인"세계를 우주의 크기로 확장해 초자아를 만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모두 신의 섭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신의 섭리 자체가 되기를 바란다. 판타지 만화 등에서 악마와 피의 계약을 맺고 엄청난 힘을 부리는 "기술"만 존재하는 소환을 말하고 있지 않다.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 진실된 인간의 소환을 말하고 있다. 직접 가본 길을 말하며, 그 길 도처에 있는 함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소환마법"을 실천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드는 것은 바르돈의 전편인 "헤르메스학입문"에서 해야 한다.

어느 정도 근육에 힘이 올라 킥판을 놓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내 앞을 가로막을 심연과 고독. 발목을 잡아 끌 함정들을 피하기 위해 "소환마법"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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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erupin 2011-03-1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리뷰글 잘 읽었습니다.
 
소원을 이뤄주는, 마녀들의 행복 식탁 마음을 여는 책 2
Scott Cunningham, 김지예 / 좋은글방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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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달콤한 책이네요. 음식에 깃든 ‘힘’과 ‘마법’으로 목차를 시작하고 있긴 하지만,

책의 첫머리의 키워드는 “나에게 사랑을!”. 이 짧은 주문과 함께 풍기는 따뜻하고 향긋한 딸기냄새로 가득합니다.

 

책을 읽으며 스콧 커닝햄이 메리에게 말하는 ‘마법’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일, 음식을 맛보는 일,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차근차근 떠올렸습니다.

 

굳이 이 음식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이나

음식이 몸과 마음에 자양분이 되는 과정까지 떠올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음식을 먹는 것은 그 자체로 신비스러운 연금술이고 무의식에 새겨진 가장 기본적인 신비일 것입니다.

 

 

시크릿같은 삶을 바꾸는 다양한 기술들의 포인트는

“직접”해보고 그 효과를 몸으로 느껴야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책을 집어든 목적은

나도 한 사람의 마녀가 되어 행복한 식탁을 차리는 일로,

소원이 있으면 몽땅 이루는 것에 있습니다.

 

작고 큰 소원을 하나씩 이루면서

삶의 신비에 대해서 알아차리는 일 만큼이나 신나고 행복한 일이 더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매일 차리는 밥상,

그 자체로 하나의 시크릿이 되어 삶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의식이 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 아닐까요?

 

 

“오늘 저녁엔 또 뭐 먹을까.” 항상 일곱 살 난 아이에게 하릴없이 묻는 저의 고정 대사입니다.

이제는 좀 지겨워져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라고 대답해 버리는 아이가 원망스럽습니다.

 

매일 가족들에게 좀 색다른 먹고 싶은 게 생겨줬으면,

요리를 하고 그걸 맛있게 먹는 걸 바라보면서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날이 그날이고

겨울 내내 김치와 김이 식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며,

반찬이 김치와 김이 다일 때도 태반입니다.

 

바쁜 하루하루 먹는 것을 너무 대강 해치워 버리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단순하고 매일 먹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일련의 마법의식을 치루고, 그리고 원하는 바를 명료히 상상하듯이 시각화 해보라고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하니 매일 똑같은 음식에도 마법이 깃들더군요.

그리고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주변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다행입니다. 어렵지 않아서.

서양 요리와 관련한 책을 보다보면 낯선 음식 재료와 조리법 때문에 따라해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간단하고 소박하다고 주장하는 요리책도 막상 실제로 해볼 수 있는 요리는 많지 않습니다.

 

이 책도 요리법으로 소개된 것들은 마찬가지로 실제로 해보려면 오븐도 있어야 하고 낯선 이름의 허브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대로 해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쉬운 음식으로 소개된 음식들의 레시피를 살펴보면서

글쓴이 나라의 음식문화를 엿보는 정도로 음식 요리법은 훝어보고 지나가도 됩니다.

 

그 대신 나름대로 어떠어떠한 재료를 가지고, 어떤 마음과 정신으로,

간단한 의식을 치루고 요리를 해보라고 제안해주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심지어는 요리를 하지 않고 외식을 하거나 패스트푸드로 간단하게 한 끼 때울 때도 적용할 수 있는 융통성이 고맙습니다.

 

 

사실 음식을 상시로 하는 사람으로써는 마법 의식까지 하지 않더라도

‘이 음식을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고 즐겁고 건강해졌으면’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하게 됩니다.

 

그런 마음에 더불어 간단한 의식을 더하니 마음이 더 다잡아지고 즐거움도 커지네요.

재물을 불러일으키는 간단한 마법의식을 해보고는 있지만 당장 떼돈을 버는 사건은 없습니다.

제가 복권 사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돈이나 물질은 갈망하고 쫓아간다고 그게 생기고 안생기고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 그 전과 같이 집안을 온통 어질러 놓고 청소할 엄두를 못내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집안에 들어온 예쁜 색깔의 초와 함께 몸이 저절로 집을 쓸고 닦고 돌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점점 아름다워지는 집 안의 환경.

그런 것도 일종의 마법의 효과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한달 전만해도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일이었습니다.

청소하느라 몸을 움직이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아이들을 핑계로 모든 것을 뒤로 제쳐 놓았는걸요.

 

 

서양 마법에 대한 지식이 쌓인다면,

이 책에 부록처럼 소개되어 있는 마법의 원소나 행성들에 대비되는 음식을 적절히 사용해서

식단을 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세시 풍속에 맞는 음식과 그 음식의 주술적인 의미도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며칠 전에 입춘이었는데 책에서 말하는 입춘 즈음에 먹는 음식을 보고, 그날 음식을 해먹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입춘 음식과 재료만 다르지 그 특성은 비슷한 음식이었습니다.

떡 한시루에 정화수를 떠놓고 촛불을 밝히던 우리네 할머니들의 정성도 이런 책으로 정리되었다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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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컬 카발라 Mystical Qabalah 지혜를 품은 책 8
다이안 포춘 지음, 정은주 옮김, 박영호 감수 / 좋은글방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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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자극에 대한 갈증을 폭포수처럼 해갈해 주었던 한 권의 책이었다.

 


어린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은 내 욕구를 상당부분 접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책 한 권 읽으려면 짬짬히 나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야 한다. 어릴 적, 결혼 전, 또는 아이를 낳기 전에 더 많이 해놓을 걸, 더 많이 읽을 걸, 경험할 걸 하는 후회조차도 뇌 구석에 가만히 구겨 넣어 놓고 아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아이들을 잠깐 돌봐주는 시간이라던가, 아이들이 잠자는 시간 잠깐이 “엄마”나 “아내”와 같은 역할의 시간에서 순수한 “나” 자신으로 돌아가서 숨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책 읽는 것을 즐긴다”, “독서가 취미다” 라고 말하곤 하지만, 틈새 시간을 이용해야 하는 나로써는 쉽게 술술 읽히는 소설이나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대중서 외에 전문 서적을 읽는 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짬짬히 폈다 덮었다 하며 읽다가, 생소한 어휘나 개념에 부딪히면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의도와 소통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찰나의 시간은 얼마나 아깝게 흘러가는가.

 


“카발라”에 대해서는 학생 때 종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때 알게 되었다. 아마도 종교와 관련된 교양 수업에서 처음 들어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는 ‘토라의 길’이나 ‘카발라’관련 책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다. 왜냐고? 무슨 말들이 그렇게 어렵고 생소하던지. 히브리어 알파벳이나 쓰이는 용어 자체가 무엇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고 책의 절반 정도 읽어 나가다 보면 졸다가 책을 던져버리기 일쑤였다. 가볍게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예전의 호기심과 알고 싶어 하는 열정은 그대로이지만, 두껍고 은색 빛이 흐르는 이 책의 양장 표지를 넘겼을 때, 또 이해할 수 없는 코드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살짝 걱정했었다.

 


기우였다. 다이온포춘은 친절한 이야기꾼이었고 생소하다고 느꼈던 용어들을 “이제는 내가 아는 말”로 바꿔주었다. 물론 완전히 본질까지 이해하고 있는 ‘앎’은 아니다. 꾸준하고 심도 깊은 명상을 실천하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생명의 나무가 끊임없이 시각화 되고 그 길을 하나씩 지나면서 여행을 하듯이 생생하게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책의 흡입력이 어찌나 강하던지 책을 읽는 약 열흘 여 동안 거의 카발라의 그림과 그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고 떠올리는 명상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낮에 짜증나는 일들이나 마음이 좁아지는 일들이 있었어도 곧 집으로 돌아와서 책을 펼치면 다시 ‘나’라는 소우주의 광대함을 느끼면서 마음이 넓어지는 것을 체험했었다. 책의 흡입력이 오죽하면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는 꿈을 두 번이나 꿨을까. 꿈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나는 꿈을 기억하는 것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이런 꿈을 꿨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었다.

 


책의 다 읽고 나니 남는 것은 생명나무 세피라의 각각의 맛들과 그 전체 구성의 아름다움의 기억이다. 몇 번 더 읽으면서 그 생각들에 계속 젖어있어야지 하고 결심했다. 더불어 생명나무에 배속되는 다양한 신화나 별자리와 보석들, 반짝 반짝 빛나는 우리 실생활의 정수들에 대한 호기심도 쑥쑥 자라 있었다. 당장 이런 저런 것들을 배우고 누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고 실제로 배울 수 있는 까페라던가 강좌에 등록을 했다. 실천! 직접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기회들이 생각보다 곳곳에 퍼져 있어서 기뻤다.

 


이 책은 혼자 읽기에는 아쉽다. 책을 읽는 와중에도 두어 번 인터넷 까페등에 짧게 책을 추천했었다. 종교나 오컬트라 불리는 비밀지식에 관심이 있거나 우리를 이루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체계화해서 설명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분들께 감히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는 계속 몇 번 되풀이해서 읽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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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와 고양이 -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 웅진 지식그림책 17
스티브 젠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신남식 감수 / 웅진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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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에 대한 모든 것!

개를 한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울 아그는 개보담 고양이에 관심이 훨씬 많네요. 뭔가 미지의 것에 대한 관심이 아닐려나 싶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고양이나, 아니면 다른 강아지 한마리를 입양해서 키워야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자 표지에서 보았던 개와 고양이의 그림에서 풍기는 명민한 이미지와 같이 개와 고양이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들이 배열이 되있었습니다.아이는 환호합니다. 자기를 빨간색 고양이라고 굳게 믿는 다섯살 짜리 아이는 고양이부터 보고 싶어 합니다. 그림에 주황색 배경에 코와 입은 빨간... 식사 직후인 듯 한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빤히 바라보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고양이는 이해하기 힘든 동물이고, 사람과 친하지만, 친하지 않기도 하고...

이렇게 독립심이 많은 고양이는 왜 사람과 친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고양이의 종류는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습니다.

 

사실 젖을 떼기 전의 길 고양이 새끼를 어미가 죽거나 어떤 사연으로 집으로 들이면 살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만큼 예민한 것일 수도 있고요.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았지만 오래동안 강아지 키우는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동물을 좋아하는 비슷한 애묘인들에게 한두마디 주워 들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새끼고양이를 살려내면 그 고양이는 사람을 엄마나 세상에서 젤 좋은 친구, 혹은 자기 것으로 알고... 간혹 꾹꾹이라고 불리는 애정행각을 벌이며 안마 서비스를 해주기도 한답니다. 도도한 고양이와 친밀한 사이가 되어 세상에 둘도 없는 친한 사이가 되어 꾹꾹이를 받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만큼 고양이에게 아이를 키우는 듯한 정성을 쏟아야 하겠지만요...

 

호랑이 고양이 삵이 모두 한 친척이라고 말해주자 아이는 절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고양이는 호랑이처럼 무섭거나, 이야기 책에 나오는 것 처럼 간사하고 못되지 않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랑이는 용감한 사냥꾼이고, 고양이도 조금 작은 용감한 사냥꾼인데... 고양이는 호랑이처럼 몸이 크지 않아서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거라고 설명해주자... 책이 흐름을 벗어나지 않고 유지됩니다. 은근히 흐름이 논리적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다양한 문답은 아이에게는 간략하게 설명해 주고, 오히려 제가 자세히도 읽었답니다. 혹여 나중에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 고양이라는 동물과 키우는 사람인 제가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고 한참 생각하면서요. 뭐 지금 사람고양이 한마리 야옹거리는 거 키우고 있긴 하지만요... ㅎ

 

개에 대해서는 참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백과사전에나 나올지도 모르는 개의 품종에 대한 역사에 대해서는 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제가 키우는 슈나우저라는 종은... 테리어 종중 일부와 푸들을 교배해서 나온 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품종이라던가, 개 번식가들의 만행에 대해서는 알 수 없죠. 요즘은 티컵 강아지라든지 작은 강아지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한다는데, 개의 교배로 인해서 개들의 건강에 문제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개가 개로 살아가려면 인간에게 적합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인간 외의 다른 동물을 허용하지 않는 인간의 "문명"이라는 습관도요...

 

울 아이는 이 책에서 개가 늑대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역시나 늑대도 이야기 책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면서, 흉악하기가 말도 못합니다. 맨날 양도 잡아먹고 빨간모자도 할머니도 잡아먹어버리는 것이 늑대입니다. 그러나 간혹 늑대 무리에 대한 다큐를 보면 인간이 생각하는 흉악함보다는 사회 체계를 지니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모습 뿐이죠. 인간이 숲을 파괴하고, 늑대가 설 땅을 없애버리고는 인간이 사육하는 양을 잡아간다고 그나마 있는 늑대들을 흉악범으로 몰아 멸종시키려는 것이죠. 그것을 아이에게 다 설명해주기는 버거웠고, 늑대가 나오는 소위 명작동화는 이제 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가 사람과 다른 종과의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마인드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죠. 개나 고양이를 사람이 기르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도, 그것은 현재 그 일은 일어나고 있고, 동물을 기르기라도 하면서 다른 종에 대한 이해를 몸으로 해나가는 것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책은 두고 두고 잘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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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가 할래요! 키다리 그림책 5
앤드루 대도 지음, 조너선 벤틀리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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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인 엔드루 대도의 아이들 사랑이 묻어나는 따뜻한 책이네요.

이렇게 아이들을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는 아빠라면, 아이들이 얼마나 밝고 따뜻하게 자랄까 하고 부러운 생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보통 우리네 아빠들은 안그렇잖아요. 아이들을 사랑해도, 표현에 서툴고, 바쁘고, 피곤하고... 등등.

 

맨 첫장에 헌사문에 사랑스런 아이들과 막내 아이의 원숭이 친구까지 위해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 씀에 읽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한참 독립심이 자라나고 한마디 두마디 해대고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개념을 갖춰가기 시작할 두돌에서 세돌쯤 되는 아이들이 읽으면... 특히나 아빠가 읽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딱 우리 둘째 그맘때 읽어주면 되겠다 싶습니다.

 

물론 책은 큰 아이를 읽어줬습니다. 팔개월인 둘째는 아직 책을 펼치면 모서리를 맛보고 싶어서 안달이거든요.

 

루비는 뭐든지 잘해요, 아빠가 말하면 씩씩하게 대답하지요. 로 문단을 엽니다. 정말 아빠가 읽어줬으면 이 생뚝맞은 엄마의 기분은 날아갔을텐데... 싶습니다. 그리고 수식어나 강조가 될 수 있는 말은 폰트 크기를 키우고 두껍게 처리 해서 읽어주는 말에 운율을 처리하기 좋게 해놓았네요. 그리고 큰아이를 읽어주다 보니, 이렇게 짤막한 문단과, 반듯한 글씨체가 아이의 한글 인지에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가며 한글을 알아가는 아이의 기쁨... ㅎㅎㅎ

 

그리고 "내가 내가" 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귀여운 루비의 모습이 계속 되는데요...

 

원작에는 어떻게 표현했을 지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은 "내가" "내가" 이런 말 정말 잘 하잖아요. 우리 아이들만 그랬나요?

우리 큰 아이 이름은 도건인데, 자기 이름이 발음이 잘 안해서 응고니 라고 자기를 불렀어요.

두돌 전부터 말을 시작할 무렵부터.. 걸어갈 때 손이라도 잡아줄려고 하면 응고니가... 하면서뿌리치고... 뿌리치고...

그야말로 독립군이었답니다.

혼자 하고 싶은데 자기가 못하는 것이 있으면, 짜증내고 울기도 일쑤였죠.

못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한다고 하면, 그냥 엄마가 할테니까 도와달라고 말하는게 성가시지만 아이를 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는데...

 

이 책에서도 나오네요, 이건 아빠가 할게... 하니까 "내가, 내가 도와줄게요" 하는 귀여운 루비였답니다.

 

언니옷을 입고... 의자를 두개 붙이고 운전을 하는 모습도요. 남자아이들의 기차 사랑... 루비도 알고 있을까요.

의자 한줄기차로 세워놓고 동그란거라면 다 붙들고 운전을 하는 울 아그의 모습... 이삼년 전의 모습인데... 사진을 좀 찾아봐야겠어요.

아이가 사진을 찍은 것도, 똑딱이 디카로 사진을 제대로 찍은지 벌써 일년은 됬나봐요. 네살 반부터는 정말 사진을 찍을 줄 알게 되버렸으니까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 어른들 흉내내는 역할놀이들을 하면서 아이들은 행복하고 즐겁게 세상을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아이도 부모를 사랑해주고... 그 아이의 고마운 사랑 덕분에 엄마인 저는 매일 매일 힘들어도 아이를 보며 아이를 위해서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매일 다잡으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은 좀 아빠가 읽어줬으면... 하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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