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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평점 :
📖 1인칭 화자가 직접 녹음한 회고록을 듣고있는 듯 합니다. 감각적이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글을 읽는 재미가 있어요. 띠지에 적힌 "앤드루스의 글은 관능적이며, 화려하다" 라는 뉴욕타임즈의 추천사가 이 책을 정말 잘 말해줘요
📖 깊고 선명한 상황과 심리 묘사는 화자의 불안함과 두려움이 생생하게 느껴지게 할 뿐 아니라, 문득 내 경험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 판단이 단단하지 못했던 10대 시절, 혼란스러웠던 연애, 맞지 않은 사회에 적응하려 애쓰던 나날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 소설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고, 여러 사건들이 교차로 제시됩니다.
현재와 과거의 장면이 번갈아 나오는 것은 의식의 흐름대로 따라가는 느낌을 주고, 마치 드라마의 장면 전환을 보는 듯 합니다.
📖 이 구성은 꼭 젖니를 뽑는 과정을 담아내는 듯 합니다.
젖니가 빠지는 과정은 유치가 빠지고 나서 비로소 영구치가 나는게 아니라,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유치를 밀어내는데서 시작됩니다. 이후 유치의 뿌리가 녹아 흡수되고 나서 유치는 빠지게 됩니다.
📖 소설에서 ‘젖니(milk teeth)’는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처와 미숙함을 은유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있는 것 그리고 젖니의 뿌리가 영구치에 녹아 흡수되듯, 시간이 지나도 그 미숙함과 상처는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여전히 남아있어요. 소설의 전체를 관통하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매력적이고 강렬해 술술 읽히는 책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져요. 단숨에 읽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읽게 되고, 나중에 원서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종종 인상깊은 페이지들을 함께 게시하는데, 문체가 독특하고 감각적이어서 아직 읽지 않은 사람에게 미리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어요.
조금은 공허한 마음이 드는 비가 오는 날, 타지 또는 낯선 공간에서 혼자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으로 작성한 감상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