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알고, 내가 지켜야 할 선이 무엇인지 알고, 필요할 때는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존경받지 못할 바에야 철저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라’, ‘타인의 선의에 기대는 자가 가장 먼저 버림받는다’, ‘스스로 쟁취하지 않은 권력은 한 줌의 모래성일 뿐이다’ 같은 장 제목들이었다.
문장만 떼어놓으면 상당히 냉혹하다.
하지만 읽다 보면 결국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타인의 호의에 내 삶을 맡기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겠지.
내가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인정해 주겠지.
참고 있으면 언젠가는 상황이 좋아지겠지.
그런 기대만으로 살아가다 보면 정작 내 삶의 결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마키아벨리의 이야기가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읽히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시대와 사회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인간관계 속에서 이해관계가 움직이는 방식은 생각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의 모든 주장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지나치게 이해관계와 권력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간관계가 피곤해질 수도 있다. 세상에는 계산하지 않고 베푸는 호의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인생 지침서라기보다, 내가 너무 순진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게 만드는 책으로 읽었다.

특히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만만한 사람이 되는 것은 다르고,
배려하는 것과 계속 양보하는 것도 다르며,
갈등을 피하는 것과 내 권리를 포기하는 것 역시 다르다는 것.
이 책은 그 차이를 꽤 날카로운 문장으로 보여준다.
후반부의 ‘무력과 권력’, ‘군주의 마음가짐’으로 넘어가면서는 이야기가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넘어 선택과 책임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