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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과 투자 - 찰리 멍거처럼 사고하고 투자하라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이건 외 옮김, 신진오 감수 / 에프엔미디어 / 2018년 7월
평점 :
개인적으로 크게 다행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에 적합한 시점에,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던 행운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경영학과 학부생에게도 추천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재무전공의 대학원생, 특히 행동재무학이나 복잡계 이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있는 대학원생들에게 좀 더 적합한 책이라고 본다.
어떤 책이든 진지하게 접근할수록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음은 당연하다. 이 책의 경우 최근 부각되고 있는
흥미로운 개념들, 예를 들어 복잡계 이론, 행동재무학과 같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들에 대해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통섭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읽었을 때 앞으로의
통섭을 위한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는 책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투자서로서 소개되고 있지만, 투자서라기보다는
세상의 지혜를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진정한 통섭에 가까운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미리나름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지만,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의사결정을 평가하려면, 결과는 물론 과정을 보아야 한다.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에만 몰두하는 투자자가 많다.
결국에 남는 것은 결과뿐이기도 하고, 측정하거나 평가하기도
과정보다 결과가 훨씬 더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좋았기 때문이고, 결과가 나쁘면
과정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이다.
가끔은 확률적으로 좋은 결정이 나쁜 결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나쁜 결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험에서 T/F형태로 문제가 주어졌을 때, 열심히 공부했고
실력이 좋은 학생보다 답을 찍은 학생이 '결과'는 더 좋게
나올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러한 '행운'을
기대하면서 '공부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라던가
혹은 시험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결론,
또는 '실력'은 '결과'와는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끌어낸다면 이는 명백히 잘못된 해석일 것이다.
2) 예상치 못한 대형 가격 변동(폭등 또는 폭락)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1987년 10월 발생한 S&P 지수의 20%이상 폭락은
이론적으로는 거의 발생할 가능성이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실제로 발생하였다. 이와 같이 예상보다 더 자주 가격의
급변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두꺼운 꼬리'라고 말하는 이러한 시장의 특징은 통계적으로
100년에 한 번 일어날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2001년 9.11테러, 2004년 남아시아 쓰나미
,2011년 도호쿠 대지진과 같은 사건들은 생각보다, 또는
확률적 가능성보다는 훨씬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이러한 '두꺼운 꼬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가중치를 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준다.
3) 클록속도(Clockspeed)의 단축은 분산투자의 필요성이 더 커졌음을 의미한다.
클록속도란 찰스 파인(Charles Fine)이 <클락 스피드>라는
책에서 언급한 것으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그를 위한
공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쉽게 생각하면,
신상품이 나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측정한 수치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모든 산업에 있어서 클록속도가 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에 따라 한 기업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승자 기업에만 투자하고
패자 기업을 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이전보다 높이고 있다는
논리이다.
개인적으로 행동재무학과 복잡계 이론에 대해서 공부를
했고, 해당 부문에 대해서 논문을 써보기도 했지만
책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기에는 아쉬움과 부족함이 많았다.
이후 시간을 갖고 필요한 부분들을 다시 읽으면서
책에 대해 이해도를 보다 높여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많은 면에서 고민해볼 점들을 주었던 훌륭한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