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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 포경선 에식스호의 비극
너새니얼 필브릭 지음, 한영탁 옮김 / 다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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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존에 필수적인 욕구마저도 실현될 수 없을 때의 인간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인간의 고통이 텍스트를 넘어 전달된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의 질서 유지가 가능했던 이들 선원이 아니었더라면 세상에 결코 나오지 않았을 이야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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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서기실의 암호 - 태영호 증언
태영호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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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영호 선생님에게 개인적으로 크게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우선 내가 보았던 탈북민(선생님의 책 속 표현을 따르자면 통일민)들은 이북 지역 특유의 거친 억양으로 말을 하는 반면에, 선생님께서는 이북 억양이긴 하지만 차분한 어투로 말씀하신다는 점에서 북한 엘리트로서의 신비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내가 영어 교육을 우리 세대처럼 전문적으로 받을 수 없었던 우리 윗 세대 중 미국이나 영국 등 영미권 국가에 가서 활동한 사람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한국어 억양이 묻어있는 영어이지만, 사용하는 어휘나 문장 구사력에 있어서 정말 빼어난 수준의 우리 윗 세대 특유의 영어에 매력을 느낀다. 예를 들자면 반기문이나 자니 윤과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겠다. 여하튼, 태영호 선생님의 영어도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데, 북한에서 교육을 받으신(책을 읽어보니 두 차례의 중국 유학을 다녀오시긴 하였으나) 태영호 선생님께서도 발음은 한국 토종억양이 묻어있지만, 세계 외교 무대에서 당당히 통할 뛰어난 어휘력과 문장력을 가지신 영어를 갖고 계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무튼 북한과 관련된 서적으로 올해 들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김정일을 수행한 러시아 정치인이 쓴 <동방특급열차>, 또 평양에서 김일성의 보호를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 아프리카 적도 기니 대통령의 딸이 쓴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라는 책을 읽었었다. 두 책의 저자 모두 남과 북 모두에 연이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북한 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제3자 관찰자적인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실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적인 태도보다는 어느 정도 부드러운 태도로 북한을 묘사했다. 나는 진짜 북한 사회의 구성원이었으면서, 북한 시스템의 중심부에 있었던 사람이 직접 묘사한 책을 읽어보고 싶어서, 혹시 태영호 선생님께서 쓰신 책이 있을까 하여 찾아보았는데 역시 있을 리가 없었다. 생각해보니 탈북하신 지 몇 년 되지도 않았는데 책을 썼을 리가 없었다. 황장엽 선생께서 쓰신 자서전은 절판이 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 날로부터 거의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태영호 선생님께서 책을 출판하신다는 기사를 보았다. 정말 신기했다. 알라딘 미리보기로 책을 몇 쪽 읽어보니, 굉장히 흥미로워 예약 주문을 했는데, 얼마 뒤에 다른 책을 추가로 함께 구매하기 위해 주문을 취소하고 재주문하였다. 그 사이에 책의 인기가 폭등하여, 재주문한 책은 2쇄 출판본으로 받아보았다. 이런 기념비적인 책은 초판본을 소장하고 싶었는데, 굉장히 아쉬웠다.


책의 어조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차분한 어투의 태영호 선생님의 화법과 굉장히 닮아있다. 목격하신 진실과 경험 그리고 생각을 담담하고 논리정연한 문체로 서술해 나가셨는데, 이러한 문체와는 다르게 서술되어 있는 내용은 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도 아직도 철의 장막 속에 가려져 있어 장막 밖에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북한 사회에 대한 생생한 묘사들이 있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 대해 궁금하지만 알 수 없었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내용들이 많다. 북한 외교의 중심에 계셨던 분이기 때문에 외무성과 외국 공관에서의 생활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고,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하였던 김정철 수행기와 같은 일화, 그리고 바티칸에 데려갈 천주교 신자 할머니와 같은 일화들은 흥미롭지만, 북한의 공포정치에 관한 일화들은 알면서도 충격적일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김정일은 대외적으로는 인권 문제를 면전에서 제기한 스웨덴 총리 앞에서도 유쾌하고 호방한 태도를 일관하며 세상 이치에 밝은 시늉을 하지만, 이는 잠시동안 세계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기만전술에 불과하며 내부적으로는 핵개발에 집착하고 인권 유린을 지속해나간다는 점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동방특급열차>에서 러시아 정치인의 시선으로 묘사된 호쾌하고 이치에 맞는 것을 추구하는 김정일의 모습과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억에 남는 대목은 북한 정권이 핵개발 작업을 어느 정도 완수하고 올해를 평화공세의 해로 상정해놓은 계획이 있었다는 점인데, 실제로 흘러가는 정세 또한 이와 비슷한 것 같아 기억에 남았다.


개인적으로 김씨 일가가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요즘 세태에 대해서 굉장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실질적인 행정력이 닿지 않는 북한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통일 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북한 주민들을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시키는 것, 그리고 김씨 가문의 단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왕 북과 평화 정세를 가지기로 하였다면,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를 북한으로 자연스럽게 유입시킬 수 있는 루트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다른 나라 언어들로도 널리 번역된다면, 분명히 여러 나라의 독자들로부터 읽힐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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マンガでわかる永續敗戰論 (單行本)
白井 聰 / 朝日新聞出版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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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연습 삼아 쓴 글이니 혹시라도 누군가 이 글을 보시면 문법 오류나 어색한 표현 고쳐주면 고맙겠습니다.

私が翻訳機を使わず、日本語で直接読んだ最初の本でした。日本語が下手ですから、辞書を何度も参考してしまいました。アマゾンで「共産主義者が書いた本」って批評された理由を分かりました。確かに、日本人に不便かもしれない本です。全般的な内容に同意しますけど、部分的には論理の飛躍だと思います。特に、著者の言いたがる反米のメッセージには全然気が会えません。日本語はここまでです。

처음으로 번역기 도움 없이 읽은 일본 책이다. 국내 번역본도 있지만 원서로 <영속패전론>의 만화 버전을 읽었다. 만화 버전도 사전 찾아가며 간신히 읽었다. 무튼 일본 아마존에 보면 공산주의자가 쓴 책이라고 악평해 놓은 코멘트들이 있는데 확실히 읽고 나니 왜 그런 코멘트가 달렸는 지 대충 이해가 간다. 일본 사람들한테 불편할만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현 일본 체제를 <대미종속>이라고 규정하고, 그 이유는 2차대전의 결과를 패전으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히 종전으로 치부해버리는 대미종속정권이 계속 이어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현상을 <영속패전>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대미종속정권이 전후 일본에 들어서게 된 이유는 미국이 일본에 반공산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재판을 받은 전범들을 성급하게 정계 복귀 시켰고, 이를 통해 다시 권력을 잡은 기득권층이 패전의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데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한국, 대만과 다르게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반공 전선에 직접적으로 놓여있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고, 한국, 대만과 달리 반공 이념으로 무장한 군사 독재 정권을 수립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만약 625 전쟁에서 북한이 승리하여 한반도가 공산화되어버렸다면, 그 때는 일본이 반공의 최전선이 되어 마찬가지로 군사정권화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밖에 경제, 외교(주변국과의 영토분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은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주장한다.

우선 개인적으로 친미는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자가 과도하게 반미 메세지를 전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한국이 미군정의 도움으로 건국된 나라는 맞지만, 우리나라 군사독재정권이 항상 친미 성향인 것은 아니었으며, 군사독재정권이 설립된 배경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해서 군사정권을 세웠다기보다는, 광복 직후 정부와 공공부문의 규모가 민간부문의 규모에 비해 너무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이다. 또한 상호 호혜를 목적으로 하는 자유무역협정에도 비경제학적인 근거로 무작정 반대하는 것 또한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각하께서 최근에 보호무역으로 들어서려고 하시는 건 어떻게 설명할래,,,?) 반미 메세지가 과하다는 점만 빼고는 저자 생각이 흥미롭다고 느껴졌는데, 개인적으로 영속패전의 체제가 유지되는 이유는 일본 특유의 모노즈쿠리 정신으로 일컬어지는 대를 물려받는 직업 정신이 오히려 정치에 있어서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베 총리의 외조부는 2차대전 전범이며, 최근에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이 자민당에서 유력 총리 후보라고 하니 일본 정계에서의 직업 대물림 현상은 심각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북쪽에서 3대째 괴뢰독재정권을 이어가는 김씨일가,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할 말 없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리고 부자가 대통령을 한 부시 대통령 일가처럼 미국에서도 아주 없는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이 아닌, 후보자의 이미지(어떤 사람이랑 친했는지)만 보고 투표하는 선거시스템의 근본적인 허점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은 그 빈도가 높은 수준이며, 선대의 정치 철학을 그대로 답습하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 이것이 2차대전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자민당 정부의 태도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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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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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가 내 모국어임을 감사하게 해 주는 수필집이다. 한국의 수필문학을 대표하는 수필집인데, 문장 하나하나가 호흡이 길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생동있다. 10년 전에 이 수필집에도 수록된 <은전 한 닢>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그것 외에 <가든 파티>, <엄마>, <인연> 등 빼어난 수필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외국 친구가 있다면, 단연 선물로 사 주고 싶은 책이다. 왜냐하면 한국어로 쓰여진 글들 중 이처럼 아름답게 쓰여진 글은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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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특급열차 - 김정일과 함께한 24일간의 러시아 여행
콘스탄틴 보리소비치 풀리코프스키 지음, 성종환 옮김 / 중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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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열차편을 통하여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일을 열차 내에서 수행한 러시아 연방공화국 극동지역 전권대리인 풀리코프스키가 작성한 회고록이다.

얼마 전에 김정은이 열차편을 통해 방중하는 내용을 담은 선전 다큐멘터리 형식의 조선중앙TV 영상물을 SBS가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북한 매체의 시선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김정일의 여행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유지들에 정차하여 현지 시찰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체 게바라의 모토사이클 다이어리같이 광활한 대륙을 여행하는 느낌(?) 또한 살짝 준다.

소련 군 장성을 지내고, 러시아 연방에서 정치인을 하고 있던 필자는 한반도 정세(남과 북 모두)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갖추고 있는 듯 했다. 책에서 19세기 말 러시아 항해사들이 일본에서 출항하여, 조선 땅에 달하여, 자신들을 경계하는 조선인들과 한자 필담을 통하여 의사소통을 했다는 러시아 기록을 소개했는데, 개화 이전의 조선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여 흥미로웠다.

1주일 넘는 기간동안 열차 내에서 싱싱하고 살아있는 식재료를 이용하기 위해, 북한에서 비행기로 러시아 대륙 중간중간마다 식재료를 공수해서, 열차가 정차했을 때 식재료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또한 경유지에서 현지 요리사가 요리한 불가리아 요리가 정통의 맛이 아니라고 김정일이 지적했던 대목도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사치이다. 그냥 자기가 비행기 타고 가면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할 일이 없을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점들은 김정일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었다. 김정일은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그 밖에 김치를 세계화한 남조선 인민들이 자랑스럽다고 하는 등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언급도 있었는데, 김대중 정권 당시 한반도 평화 정세를 고려해보면 자연스러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전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영상물들을 보면, 김정일이 남측 인사들한테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보았을텐데, 북에 있는 양계농장 시설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고 묻는 등 명백하게 남측이 발전된 것을 인정하는 장면이 있었다. 북한의 지도자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언젠가 인민들의 삶의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일말의 책임감이 남아있을까? 명백하게 체제 전쟁에서 자신들이 패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상상을 초월하는 인민 탄압과 폐쇄적인 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단순히 자신들의 향락적인 삶을 지속하기 위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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