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구성이 정갈하고 찾아보기 쉽게 구성한것이 마음에 들었다. <Dooly's Home Cooking>이라는 제목답게 처음에 요리를 어떻게 하게되고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요리를 하며 했던 과정들을 소개해주어 다른 요리책들보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요리책보다는 다이어리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존의 메뉴들의 경우 작은 변화를 주어둘리씨만의 레시피로 만든것. 짐작할만한 했지만그럼에도 궁금해지는 맛이다!요즘에는 요리를 할때 레시피를 모바일로 검색할때가 많다. 찾기도 쉽고 한사람의 레시피말고도다른 사람의 레시피들을 비교해서 볼 수 있으니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은 레시피들은 이도저도 아닌 맛의 이도저도 아닌 음식이 되어버리게 만드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집밥둘리가정식>이 다른 요리책, 요리블로거보다 조금은 특별히 다가온것은 아마 그녀의 나름의 원칙, 규칙, 어쩌면 일종의 철학이 언뜻 언뜻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인의 집에 초대된듯한 살림살이들을 구경하는 즐거움.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껏 준비된 소박한 요리들을대접받는듯한 설레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시대의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고 내가 사랑하는것들로하루하루를 살아온 것의 기록같은요리책이지만 둘리씨의 손때묻은작은 수첩, 혹은 일기장을 보는듯한 요리책.때론 귀찮기도, 부담되기도 하지만누군가를 위해, 혹은 나를 위해 요리하는 것은 참 소중한 시간인것 같다. 외식 대신 소박하게 오늘도 집에서 따뜻한 밥한끼!
디저트를 즐기진 않는다. 아니, 사실 칼로리가 두려워 디저트 먹을바에는 그냥 얼큰한 순대국 먹는게 가성비 최고라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카페에서 판매하는 디저트의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그 사실이 나는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픈, 홈카페. 책표지 자체만으로도 참 이쁘다. 꼭 두개의 맛으로 구성된 롤케익같다. 테이스트북스책들의 특징이자 장점은 필요한 재료들을 잘 소개해준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이 이것, 이것 있다는데 그치지 않고 상세한 실물 사진과 재료에 대한 설명, 구입처 등이 적혀있다. 때로는 이 재료를 대체할수 있는 다른 재료들도 소개해줘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근사한 아침겸 점심을 즐기고싶은 나른한 주말~집에서도 얼마든지 즐길수 있다는것이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마치 이쁜 잡지를 보듯레시피 하나 하나를 보는 재미가 있다. 데코된 상태나 디피된 식기나 식탁보, 소품들을 보는 재미가 가득한 이쁜 보물상자같은 책이다. 저자인 솜솜이님을 닮은듯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책이다.집에 그림이 이쁜 책들은 책표지가 보이게 전시해두곤 하는데 한동안은 이 책이 그 역할을 할 것 같다. 다만 아쉬움을 꼽자면홈카페다보니 제과, 제빵이 기본베이스인것 같다.그나마 제과제빵을 어깨너머로라도 접해본 경험이 있어서레시피를 보고 이해하는데서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제과제빵의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몇가지 중요한 레시피는 동영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밀가루 대신 떡이나 강정, 한과같은 우리나라 고유의 디저트?나 그것을 접목한 메뉴가 나왔으면, 동서양의 레시피가 융합된 독특한 또 하나의 레시피가 탄생되기를!
은근 거만한 시선으로 바라 본 < 제로 웨이스트 키친> 작가의 부엌의 모습이 특이했다. 온갖 식재료들이 다 나와 있었다. 부엌은 무조건 비워둬야 좋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의 부엌속 채소들은 각 각 하나의 오브제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먹힘을 당하는 요리 속 부재료들이지만 각자 저 사진 속 부엌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 비록 머물수 있는 기한은 한정되어 있지만 차가운 냉장고 대신 늘 손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싱싱하다기보다 '살아있는'채소들. 왠지 사진 속 채소들마다 눈이나 입 같은걸 그려줘야 할것만 같다. 만화 속에 존재할것만 같은 살아있는 부엌!사진이 흥미롭다보니 점점 책의 내용도 궁금했다. 맨 처음 식재료의 보관과 냉장고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관한 얘기들이 나왔다. 그러고보니 몇몇 식재료 빼고는 장을 봐오면 무조건 다 냉장고에 집어넣고 마치 모든 할 일을 다한냥 후련해 했다. 그리고 가지나 호박 등이 물러져 있는걸보고 그게 냉장고에 넣으면 안되는 채소라는 사실을 깨닫기보다 약을 안친 유기농이라고 빨리 상했다고 생각했다. 책을 보자마자 내가 한 일은 냉장고에 있던 가지와 애호박을 꺼내둔 것이었다. 이 행동 하나만으로도 뭔가 ' 슬기로운 식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도 얘기했듯이 냉장고가 없던 시절, 아니 냉장고가 집에 하나밖에 없던 시절에도 식재료들을 저장하고 아껴 잘먹으려는 절기행사들이 많았었다. 계절마다,그때 그때마다 제철 식재료들이 나오면 거기에 맞는 조리법과 보관법에 따라 요리해 먹었던 우리가집집마다 코끼리는 거뜬히 들어갈 거대한 냉장고들이 하나는 기본이요, 두세개씩은 가지고 있어야 안심을 한다. 책을 읽기전에는 그저 냉장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세일할때 왕창 사다가 냉동실에 얼려두거나 냉장실은 꽉 꽉 채워두어야 좋다는 얘기에 냉장고를 채우는데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건강한 식재료보다는 온갖 인스턴트, 가공품들로 냉장고를 채우는 현대인들의 식생활. 어쩌면 <제로 웨이스트 키친>은 단순히 식재료를 낭비하지 말자는 취지를 넘어 지금 생활의 방식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바꾸게 되지 않을까. 사람의 삶에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 그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은 그사람의 다른 것을 향한 시선마저도 바꾸게 되지 않을까. 조금만 생각을 하면,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얼마든지 더 건강하고 더 절약하고 더 다채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10년전 발병때문에 호르몬제를 계속 먹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고지혈성을 줄이기위한 약도 추가로 먹는 중이다. 이사를 하고 이사를 하기전보다 활동량이 두드러지게 줄기도 했지만 유난히 체중이 늘었다. 무엇보다 더이상 빵이나 샐러드로 한끼를 채우는것이 힘들어졌다. 무조건 밥심!샐러드를 거하게 먹고나서도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한줄을 사먹고 나서야 한끼 잘먹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염증과 관련된 설문들이 하나같이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특히나 <혈당과 인슐린 시스템>의 여러 항목들이 깜짝 놀랄정도로 나의 얘기였다. 호르몬약을 먹고 있어서 염증과는 관계없는 일인줄 알았는데 항목들을 보니 아니었다. 아니 호르몬약을 먹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주기적으로 필요한 정량의 호르몬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호르몬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안되는 거였다. 게다가 두가지 이상의 시스템 문제는 다염증성에 해당되었고 설문점수가 8이상일 경우 즉각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할 정도로 이미 염증이 진행된 상태였다.몸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표면적으로 이상이 없다고 해서 괜찮은것이 아니었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2년전 제과제빵을 배운적이 있었지만 처음 몇번을 제외하고는 빵이나 제과를 만들어 본적이 없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빵보다는 밥을 더 찾고있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무조건 아침은 밥보다는 빵이다. 그나마 타협을 한것이 믹스제품을 이용해서 발효와 성형만 신경써서 하고 있을 따름이다. 버터도, 달걀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처음에는 통밀빵이나 곡물빵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저 흔히 쓰는 강력분과 소금, 인스턴트드라이이스트, 설탕이 전부인 레시피. 그리고 이것을 기본으로 여러가지 부재료나 한두가지 추가된 공정으로 파생되는 메뉴들. 반신반의하며 가능한 정량을 지키려 애쓰며 레시피를 따라 해봤다. 처음 도전한 빵은 동그란빵!처음 만들어보는 레시피라 칼집 넣는것도, 오븐의 굽기 조절도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도 만족스런 맛이다. 나의 노력보다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정직하고 건강한 빵인것 같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레시피다. 맛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건강한 누룽지맛이 나는 빵!'최소한의 공정으로 시간과 효모가 만들어낸 정직하고 담백한 맛. 굳이 좋은 재료를 쓰지않아도 충분히 건강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과발효를 시켜보니 굳이 정확한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빵만드는 부담감도 덜할것 같다. 두번째 레시피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