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이두형 지음 / 심심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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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제 글을 감명 깊게 보셨다며, 존경하는 의사이자 작가님께서 전해주신 책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진, 진짜가 나타났다…!! 처음 작가님과 짧은 대화를 나눌 때부터, 가볍지 않는 말투와 문체에서 진중함과 따뜻함이 묻어 나서 타인에게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는데, 책에서도 꾸미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진실한 마음과 성품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항상 호기심으로 가득 차서 세상 모든 직업을 다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싶었으면서도, 사실 병원을 너무 무서워해서 의사는 절대로 못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물론 시켜줄 리도 없지만 말이죠. 하지만 언제나 글을 쓰고, 또 그 글을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치유 받고 치유하는 과정이 좋아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라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서 한때 이 직업을 무척 동경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로 정신건강학과 의사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소소한 일상,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을 가끔 염탐하며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과 성향인 작가님이 의대 가서 방황하다가 정신의학을 만나 정착하셨다는 스토리를 듣고,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늘 의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보니, 최근 <우울증 약이 우울증을 키운다>라는 한 전문의의 양심 고백이 담긴 책을 접하면서, 현대 의학에 회의감을 가진 적이 있는데, 작가님 역시 같은 고민을 하며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성이 느껴져 더욱 마음이 갔습니다.


상담이 아닌 약에 의존하는 진료 방식이 스스로를 더욱 지치게 만들어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상황이라면 저라도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무게의 말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 살아가는 것이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와 격무에 시달릴 때마다 도망치고 싶었다는 고백이야 말로, 이 직업을 통해 진짜 제대로 된 성취를 이루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느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이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리기 쉬운 원리와 결국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을 느낀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역설적으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극한의 고뇌에 시달려 본 사람만이 좌절도 겪는 것이라고 책은 자상하게 알려줍니다. 그 무게를 고스란히 견딘 채로 천천히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인생인데, 이 책은 그 용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제목만 해도 그렇습니다. 얼마나 고심하다가 이렇게 수수하고 담담하게 옆 사람 어깨를 톡톡 건드리는 것처럼 담백하게 지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래서 오히려 질리지 않고 자주 꺼내 보게 될 이 책에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불안과 번아웃증후군, 회피 심리 등에 대해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로 독자의 마음을 어루어만져주는 글로 가득해서 직장인을 포함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움될 듯 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쭉 읽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힘들 때 꺼내 먹을 수 있는 알약처럼 책 속에는 요즘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의 주제를 짧고 굵게 잘 정리해두어서 응급처방전처럼 필요한 순간마다 적합한 내용을 찾아 펼쳐 읽는 방식도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또 사랑과 환상을 구분하는 방법이라든가, 조급함이 밀려올 때 마음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 등은 10대 20대 친구들이라면 늘 알고 싶어하는 주제이지만, 부모님들도 이를 쉽게 풀어 설명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들이 만약 바람직한 멘토를 만나지 못한다면 누구를 찾아야 할까요? 만약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평생 숙제처럼 돌고 돌면서 헤매야 할 지 모르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 정말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책과 글을 가까이 해서인지, 문장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좋은 글이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비슷한 류의 글이 하루에도 수도 없이 쏟아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솔하게 마음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이 책은 정말 소중하게 와닿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시도와 제안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P.S.

좋은 분께 직접 쓴 멋진 책을 선물받는다는 건 정말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필 싸인까지 너무 감사합니다. 엽서 속 편지도 짧지만 강렬한 여운이 남습니다. 부적처럼 핸드백 속에 넣어 갖고 다니면 항상 지금처럼 소소한 행복이 가득으로 가득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언제까지나 마음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


그럼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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