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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 아르헨티나
JTBC 트래블러 제작진 지음 / 오렌지디 / 2020년 6월
평점 :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내겐 또 다른 취미가 생겼는데, 그건 바로 인적 드문 곳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음미하며) 산책하는 것과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여행 에세이에 관한 이야기를, 기존의 서평과 다른 방식으로 들려드리고자 한다.
그 다른 방식이라 함은, 비슷한 주제의 책 여러 권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을 통해, 이 책만의 특색을 조금 더 심도 깊게 살펴보는 것을 의미한다.
어릴 땐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괜히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나마 읽은 책이라고는,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나,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 정도가 고작인데, 그마저도 여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작가들의 철학이 궁금했기 때문에 탐독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걷는 일에 오랜만에 정을 붙이고자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난 후부터는 우연한 계기로 여행 에세이를 여러 권을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타인의 여행 방식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실 트래킹을 주제로 한 책 중에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정말 인상 깊게 읽고 나서, 원래 좋아했던 산책을 더 좋아하게 됐고, 뜻밖에 매일 먹을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치우는 것에 소소한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개인적인 정서상 일상을 깊이 파고 들어가 성찰하는 책들이 잘 맞는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트래블러 아르헨티나> 또한 다른 매력이 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아무래도 종이 재질과 사진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현장감이 생생하다는 것과, 이미지를 통해 동행하며 어깨에 힘을 쫙 뺀 세 배우의 브로맨스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일상 속에서 일행의 대화 속으로 스며드는 일은 마치 타인의 귓속말을 엿듣는 것 같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또 <걷는 사람, 하정우>를 통해서 하와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면, <트래블러 아르헨티나>는 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르헨티나라는 조금은 생소한 나라의 문화와 색깔에 대해 심도 깊은 모험을 떠날 수 있어 좋았다.
<걷는 사람, 하정우>가 특별한 주제 ‘걷기’에 대한 진중하고도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줬다면, <트래블러 아르헨티나>는 자연이 선사하는 흐름에 온몸을 내맡긴 바람의 대서사시처럼 다가왔다.
별자리로 치면, <걷는 사람, 하정우>는 진득한 전갈자리처럼 느껴졌고, <트래블러 아르헨티나>는 사수자리나 쌍둥이자리, 천칭자리처럼 산뜻하게 와닿았다.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려나.
서점에 가면 중국과 미국, 대만, 홍콩에 관련된 책들을 주로 보는 편인데, 흔히 접하기 어려운 나라에 대한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서평을 통해 각자가 선호하는 여행 방식과 취향에 따라 책을 골라 보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이어서 읽게 될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대책 없이, 요르단>이라는 책 두 권도 무척 기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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