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트렌드에 대해서 연구하는 게 재밌게 느껴진다. 요즘 트렌드의 특성상 더 빠른 주기로 바뀌어서 3개월에 한 번 씩 변하는 트렌드를 연구한다는 건 과거를 공부하는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트랜드에 대해서 공부하는 게 재밌다.
왜냐하면 과거를 공부하는것은 현재를 이해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 몸과 마음 속에 커다란 빅데이터가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고, 나아가 그렇게 일련의 뇌 근육을 키우는 연습들은 의미 있는 직관력을 길러주고 통찰력과 혜안을 가져다 줄 거라는 기대 심리에서다.
학창시절에 때때로 시달려야만 했던 주입식 교육은 지금까지도 내게 무력감과 피로를 느끼게 한다. 절대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미래의 아이들에게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 앞에 섰을 때, 절대 내가 받았던 교수 방식을 답습하고 싶지 않아서 더 피터지게 연구에 매달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이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사람들의 마음을 주도적으로 깊게 이해하고 니즈를 파악해서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일. 언젠가부터 나는 언제나 내게 숙명과도 같은 그 일에 매력을 느낀다. 그런 내게 선물 같은 책이다. 나처럼 변태 같은 취미를 가지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트렌드서가 1년에 한 번 나오는 것에 반기를 들고 나타난 책으로, 분기마다 한 번 씩 만나볼 수 있도록 시리즈로 기획된 책인데, 코로나19와 펭수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으니 그 스피드가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겠다. 최신 키워드와 B급 컨텐츠의 성행, 충주시 브이로그, 펭수, 캠핑 문화, 유산슬, 코로나19가 불러온 소비의 변화, 카피추, 슈가맨, 곰표 패딩,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의 성행, 언컨택트 시대의 도래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한때 아니, 지금도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경성의복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요즘 SNS의 트렌드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B급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트렌드를 이끄는 각 브랜드 담당자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담아 브랜딩, 마케팅 사례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을 여러분들도 한 번 씩 시간내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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