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감각
김보영 지음 / 아작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명히 말했어요. ‘싫어!‘라고요.」
"싫어?」「내가 가지 말라고 앞을 막아섰을 때 그렇게 말했어요. 상황에딱히 맞는 단어는 아니었지만 틀림없이 우리의 언어였어요.」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이야기였지만 따질 기분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거죠? 사람들은, 그러니까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은 들을 수 없잖아요.」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많아요.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에서부터희미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까지. 하지만 그것이 소리라는 것을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거죠. 연주 씨처럼요. 아마, 그는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를 찾아낼 수있었던 거고요.」 - P198

노래를 마쳤을 때,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정적을느꼈다. 

소리가 정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도 움직이지않았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꼼짝도 않고 멈춰 있던 사람들이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 귀가 천천히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주위에 가득 찬 모든 소리를 구별할 수 있었다. 사람들의웃음소리, 손뼉 치는 소리, 환호성, 그들이 일어날 때 옷깃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발이 바닥에 닿는 소리,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 윤성이 기쁜 얼굴로 나를 껴안을 때 그의 목에서 나는 소리, 그의 옷에 달린 단추가 내 옷에 닿아 쏠리는 짤그락 소리마저들을 수 있었다. 내 발아래 앉아 있던 패치가 고개를 들며 입을열었을 때, 나는 그의 작고 귀여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세상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고, 소리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 P2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