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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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리가 살던 대로 계속 살아간다고 가정할 때 일어나지 않을 일은 그 책에 단 하나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꽤 섬뜩하죠. 무서운 건 그중 일부가 이미 일어나는 중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우리가 좀처럼 미국식 삶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들도요.“

옥타비아 버틀러가 1994년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책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에서 시작된, 옥타비아 버틀러가 그려낸 디스토피아 ‘우화’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기후 변화와 경제 위기로 무너진 국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거대 기업, 더욱 강력해진 계급사회, 극심해진 빈부 격차, 극단적으로 치닫는 정치 이념...차별과 혐오가 만연해진 소설 속 2030년대의 풍경은 마치 조금 빨리 실현된 예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릴 때 우리가 상상했던 SF적 미래는 해저도시,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모습이었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디스토피아에 더 가깝다. 섬뜩한데 아무렇지 않기도 하다. 오늘 우리가 헤쳐온 하루가 그런 하루였으니.

주인공 ‘로런 오야 올라미나’는 여성이고 흑인이며, ‘초공감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장애를 가진 소수자이자 빈민인이다. 그리고 동시에 ‘지구종’이라는 종교의 창시자이자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낸 개혁가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변혁가이다.
종말의 시대, 몰락 직전의 세계에서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는 생존과 직결될 정도로 불리한 조건이다. 라지만 동시에 종말의 시대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희망이기도 하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의 ’로런‘이 될 수 있을까.

📖"개인에게 지성이 있듯이 집단에는 문명이 있다. 문명은 연속적인 집단 적응을 성취하기 위해 정보와 경험과 다수의 창의력을 결합하는 방식들을 제공한다."

📖“만약 변화가 곧 하느님이라면...그렇다면, 누가 우릴 사랑해 줄까요? 누가 우릴 걱정해주죠? 누가 우릴 돌봐주나요.”
"우리끼리 서로 돌보면 돼요.“ 내가 말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돌보고, 서로를 돌보는 거예요."

#은총을받은사람의우화 #옥타비아버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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