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날엔 말리꽃 향기를 따라가라 - 삶이라는 여행에서 나를 지켜주는 지혜의 말
재연 옮김 / 꼼지락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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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 보고 난 재연 스님이 쓴 시집이려니 하고 생각했지만, 고대 인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명언 집이란다. 짧은 글 속에는 재치와 익살, 조롱이 가득하며 거들먹거리는 자에게는 야유를, 미련하고 무지한 자에게는 냉소를, 가난한 이웃에게는 관심을, 지친 자에게는 위로를 바치는 문장이 가득하다.


책책 속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베푸는 삶은 갸륵하다, 세상 역경에도 함께 할 한 명만 있다면, 산다는 건 끝없는 걸어가는 것, 낮은 것들에 마음이 갈 때 등 총 4장으로 꾸며 놓고 있다. 고대 인도인의 오래된 언어를 통해 인간의 탄생과 노쇠, 질병과 죽음 등 숙명은 물론 기쁨과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정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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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을 장식하고 있는 싯귀들은 고대의 언어라기보다는 각박하기만 한 지금 새대의 언어가 아닌가 싶다. 짧은 문구들이 나열된 것 같지만 함축된 그 의미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게 다 고대 인도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라니 새삼 놀랍기만 하다. 표현은 시라는 장르를 택하고 있지만 에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어쩜 그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경외심마져 든다.

이들 시에는 인종을 초월한 인간의 기쁨과 슬픔을 보편적 정서가 담긴 언어로 노래가락이 흘러나오듯 자연스러운 멋이 느껴진다. 우리내가 살고 있는 지금을 담은 언어라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 각 장마다 소개한 시를 닮은 언어들이 내 마음을 찡 허니 울린다. 제목 그대로 자스민 향이 내 코를 스치듯 그윽하기만 하다. 


재연 스님 말고 다른 번역가인 안도현 시인의 말대로 세상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껴질 때 곁에 놓고 되새김질을 할 만 하겠다. 메마르고 각박한 마음이 들 때는 이 책을 꺼내봐도 무방할 듯 싶다. 내용은 고대의 명언집 답지 않게 느껴질지라도 그 속에 숨쉬는 언어들은 어쩌면 이렇게 우리들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을까. 전혀 오래된 언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해학적이기기도 한 것이 친숙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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