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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스 탐정 길은목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아직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보나 수녀는 견습 수녀 길은목의 방에서 악마를 그린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보나 수녀는 평소에도 침수 지역 출신인 길은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그녀를 내쫓고 싶었지만, 길은목의 후견인인 정영배 회장의 수녀원 후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그건 어려운 일이었다.
한편, 보나 수녀의 제보로 길은목이 가지고 있던 엽서를 보게 된 원장은 길은목을 호출한다. 예상과 다르게 원장은 길은목에게 도움을 청한다. 최근 빈번해진 침수 지역과 난민촌 투신자살의 진실을 조사하라는 것.
원장은 지난 3주간 여덟 건의 자살 중 다섯 건이 투신자살이라는 것에 의구심을 느끼고 있었다. 사건의 연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고 이에 원장이 같은 침수지역 출신인 길은목에게 사건의 조사를 맡기게 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에 대해 무언가 아는 듯한 벨라뎃다 수녀는 네 번째 사건 직후 정신착란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했다.
조사를 시작한 길은목은 사건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첫째, 다섯 명의 사망자는 모두 선한 사람들이었다.
둘째, 사망자들은 모두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두개골이 파열되어 있었다.
셋째, 이들의 사망 지점마다 백작약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와 전염병으로 인구가 2/3로 줄어든 시대를 배경으로 낙후 지역에서의 연쇄 투신자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이야기이다.
세상에 작은 종말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고통받은 것은 힘없는 아이들이었다. 더럽고 열악한 곳에서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짓이라도 해야 했고 아이들을 지킬 힘이 있는 사람들은 나서서 약자를 약탈하고 괴롭혔다. 가까스로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길은목에는 온갖 차별의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장에 의해 다시 침수 지역으로 향한 길은목은 현재의 사건을 조사하며 과거 사건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요즘 책 읽기가 좀 힘들었는데, <노비스 탐정 길은목>은 간만에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깔끔한 호흡으로 전개된다는 점과 수녀 탐정이라는 색다른 조합, 진실을 예상할 수 없는 사건, 그리고 낙후된 지역에 대한 차별과 그들의 삶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고 자연스럽게 녹아 복잡한 마음과 먹먹함이 느껴진다.
책의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2권이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후속편이 기다려지면서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