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번째 천산갑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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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페트리쇼르'에서 시작해 '페트리쇼르'로 끝난다. 가뭄을 만난 식물이 분비하는 기름방울이 땅에 떨어져 스며들었다가 비가 오면 뿜어내는 냄새에 빗물이 섞여드는 것을 일컫는 말인 '페트리쇼르'는 주인공 중 하나인 '그'에게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복잡한 감정 또한 불러일으킨다. 반면 '그녀'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 페트리쇼르에 관한 것을 비롯해 그가 무엇을 떠올리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녀는 잠자는 것조차 연기하며 유쾌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는 중이다. 한물 간 배우이자 정치인의 트로피 와이프로 살며 그녀는 조금씩 마모되어갔다. 그렇게 살아온 그녀와 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어렸을 때 광고와 영화를 찍었다는 것과 방황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개 현실을 알기 전의 세상이 아름다운 것처럼 두 사람의 세상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매트리스 위에서 안온한 날과, 평화를 연기하며 매트리스 위에서 함께 잠들었다. 매트리스 광고의 장면을 촬영하는 건 어른의 이해관계 때문이었으나 매트리스 위 두 아이의 세상은 많이 달랐다. 그저 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았고, 가만히 있어도 편안하게 있을 수 있었으며 부모에게서 내몰린 묘한 유대감까지 있었다. 하지만 곧 매트리스 상품에 관한 불만을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듯 풀어내고, 여자와 남자가 하필이면 매트리스 위에서 손을 잡고 자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것에 음란하다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두 아이는 또다시 냉혹한 현실로 내던져진다.


소설을 보고 있자면 비가 내리는 날, 막아줄 것 하나 없이 어둑한 거리를 걷는 사람의 모습이 절로 떠올랐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약한 온기가 겨우 닿을 것 같은 두 사람 사이에서 시선이 번갈아가며 엇갈린다. 솔직히 서술적인 측면에서 혼란스러웠다. 그와 그녀, 그녀와 그는 매번 뒤섞이고 꿈 속에서 헤매듯 몽롱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게이가 된 그는 스쳐지나가는 사람과도 성관계를 하며 과거의 인물을 그리워하고, 도통 현실세계에 발붙이고 싶지 않아하는 그녀는 꼭 찾아야하는 아들이 있었다. 과거 촬영한 영화가 다시 상영할 기회를 얻게 되며 영화제에 초청된 두 사람은 영화제를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된다.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했던 아이에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의 모습으로 만난 것이다. 이후 그동안 잠을 잘 수 없었던 그녀는 그의 곁에서 편안히 잠들 수 있게 되고, 그는 그녀의 곁에서 불안함을 잠재워간다.


소설 속 천산갑이라는 동물은 지극히 예민해 작은 충격에도 쉽게 죽어버린다. 몸을 둥글게 말고 마치 부끄러워 하는듯 그대로 생을 달리한다. 하지만 이런 천산갑은 어린 그와 그녀에게 마음을 열어준다. 마치 동류라는 듯이,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최대한 함께 살아내는 방식으로 자리를 내어줬던 것이다. 이런 두 아이의 모습을 남기고자 했던 것이 바로 영화였다. 어른인 감독은 영화라는 방식을 통해 기묘함을 기록하고 천산갑은 그로인해 죽어갔다. 두 아이가 천산갑의 시체더미에서 무엇을 보았던 걸까. 천산갑의 품 안에서 편히 쉴 수 있었던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무해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바깥과의 접촉에서 자신을 지키듯이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삶에서 천산갑은 떠나가 버렸다.


어른이 된 여자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남자는 일평생을 방황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찾아내며 살기보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어서하게 된 선택이었다. 억압된 자아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때문에 소설은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탄압당한 그녀의 아들과 아들을 위해 낙태되어야했던 여아들, 트로피로 살아야했던 그녀 자신, 여자라서 겪어야했던 위협 모두 그녀의 게이친구 즉 게이미와 연결되며 기묘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계속 누군가의 이해를 바라기보다 외로움과의 싸움을 하며 살아가야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마지막에서야 되찾은 그녀와 그의 이름은 좀 더 단단한 결심같아 보이기도 한다. 제목의 '67번째 천산갑'이라는 단어 또한 마찬가지다. 내내 웅크리고 살아갔던 두 사람이 낭트로, 덮어뒀던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향해가는 일련의 과정이 거대한 천산갑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던 두 사람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는 걸 의미하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 그러니 빗속에서 맡았던 페트리쇼르는 이제 혼자가 아닌 두 사람이 같이 공유한 의지가 되는 셈이다. 내내 두 사람이 만나왔던 수많은 천산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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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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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집이다. '저주에 사용되는 건 예쁘게'라는 문구 때문에 궁금해진 것도 있고,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선정 소식 때문에도 궁금해졌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저주토끼'가 단편 중에 하나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그냥 좀 기괴하고 호러물 같기도 하며 SF 느낌도 있다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 그정도만 알고 직접 읽어본 소설은 뭐라 딱 집어말하기 힘들정도로 기묘하고 기괴하다. 장르소설 독자로 수많은 소설을 읽으면서 나름 기괴한 것을 좀 봤다 생각했는데 이건 또 색다른 맛이었다. 이전에 본 작가 인터뷰에서 약한 독자는 기르지 않는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실감했다.

책의 제목과 같은 ‘저주토끼’는 가장 앞쪽에 있었던 이야기다. 저주에 쓸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라는 말을 했던 할아버지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토끼 전등을 정성들여 만든다. 저주를 받는 쪽이 손을 대야 하므로 꼭 손이 갈만큼 이목을 끌어야했다. 남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고 잘 사는 사람에게 하는 복수의 의무를 짊어진 토끼는 할아버지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당사자의 집안으로 향한다. 토끼가 너무 예뻤기 때문일까, 분명 복수는 이루어진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봤을 땐 저주가 과연 한 사람만의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저주를 내리는 물건을 대대로 만들어왔던 주인공의 집안에서는 과연 저주의 결말을 몰랐을까? 분명히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이후로도 이어진다. 단편 '머리'에서는 사람이 만들어낸 배설물을 통해 하나의 피조물이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쯤되니 무섭다라는 후기에 100프로 공감할 수 있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소설을 보고 난 다음엔 괜히 화장실에서 찜찜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혹시나라는 생각이 드는, 괴담같기도 하고 거부감이 드는 이야기였다. 그 밖에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릴만했던 이야기, 피임약을 오래먹어 남편없이 임신해버렸다는 괴기한 이야기, 인간의 곁에 있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 반려자와의 충격적인 이야기 등등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단편들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분명히 너무 낯설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소설들이다. 그럼에도 이 낯선 이야들에도 공통점은 있다. '저주토끼'안에 존재했던 사람들은 모두 결핍과 쓸쓸함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돌이켜보면 단편들이 희망적으로 끝난 부분은 거의 없었다. 이상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이상한 일을 겪으면서도 나아가며, 마지막 결말을 맞는다. 그럼에도 소설 이후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던 건, 어쩌면 좌절과 상처를 딛고 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작가 후기에 밝혀둔 것처럼 세상은 원래 쓸쓸한 곳이고, 복수나 권선징악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한 곳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이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쓸쓸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기괴한 이야기들과 더불어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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꿰맨 눈의 마을 트리플 22
조예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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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상에서 태어나게 해서 미안합니다'. 기성세대의 사죄말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수록된 세 편의 연작 소설들을 통해 독자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그 중 첫 번째 이야기 '꿰맨 눈의 마을'은 주인공인 이교가 자신이 살고 있는 타운의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이교는 고립된 타운에서 살고 있는 소년으로 선택받은 사람들이 모여 견고한 벽 안에서 살아가는 타운 안에서 살고 있다. 그런 세계를 위협하는 건 말 그대로 괴물이다.


이교가 태어나기 육십여 년 전, 극지방의 빙하가 80퍼센트까지 녹으며 인류는 대재앙을 맞이했다. 빙하 깊숙한 곳에 얼어 있던 고대의 바이러스들은 사람들의 모습을 변형시켰다. 두 개였던 눈이 몸 곳곳에 수십개씩 더 돋아나기도 하고 귀가 더 생기기도, 입이 더 생기기도 했으며 손과 발, 팔과 다리, 머리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류는 둠스데이를 맞아 멸망했다. 그런 와중에 이교가 살고 있는 타운은 '저주병'에 걸린 괴물들을 피해 만든 벙커이자 '인간다움'을 지키고 있는 마지막 보루인 셈이었다.


이교가 다니는 학교에서 조례 때마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는다면 지난 밤 누군가 괴물이 살고 있다는 밖으로 쫓겨났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마을 밖의 괴물이란 '저주병'에 걸려 더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감염자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타운의 안에서 저주병의 징후가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 연인, 친구도 예외없이 장로에게 알려 추방시켰다. 추방되는 감염자에게 주어지는 건 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미트파이 한 판과 콜라 한 캔 뿐이다. 그리고 미트파이엔 최대한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독이 들어있다. 미트파이는 추방자에게 자신의 최후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마지막 배려이자 타운이 생겨난 이래 가장 유서 깊은 전통이었다.


언젠가 손가락 하나 둘 정도나 손 하나 정도는 더 있으면 좋을지도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혼자서 붙잡고 하기 힘들었던 일을 하며 간절히 했던 생각이었다. 어쩌면 그런 상상에서 시작됐을지 모를 소설 '꿰맨 눈의 마을'에선 다양한 모습의 인간들이 나온다.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하나의 머리에 두 눈을 가지고 팔 둘과 다리 둘이 있는 보통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인간 외에 낯설기 짝이 없는 모습이 등장한다. 수십 개의 눈이 달려있기도, 손이 더 있거나 입이 하나 더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사람의 언어를 말하고,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습만으로 괴물 취급을 받아야 할까?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사람이라는 범주 안에 넣어야 할 것들은 모두 사람이 정한 것이 아닌가?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인간에게 인간다움이란 그저 '보여지는 것'일 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인간다움이 사라진 추방자를 더이상 인간취급 하지 않는 곳에서 이교는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타운에 있었던 두 명의 친구 중 하나는 독이 든 미트파이와 함께 추방당했고 나머지 하나는 추방당한 친구를 고발했다. 이교는 문지기인 삼촌을 통해 추방당한 친구 '램'의 마지막을 전해듣는다. 자신을 버리지 말라고 끝까지 울부짖다 끝내 버려졌노라고. 타운 내에선 종종 이런 일들이 있었다. 저주병이 발병하는 건 특별한 규칙이 없어서 그 대상이 누가 될지 몰랐다. 추방자가 발생한 이후에 남은 사람들은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 하거나 잊어버린 척, 혹은 원래 없었다는 듯 존재를 지우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감염병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협 때문에 매일매일 불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타운 사람들도 각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이교가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말한 두 친구 때문이 아니다. 이교에겐 태어날 때부터 등 한복판에 세 번째 눈이 존재했다. 저주병에 걸리면 이성을 잃고 피와 고기를 탐한다는 말과 달리 이교는 멀쩡히 인간다움을 지키며 살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품은 이교는 타운 밖으로 쫓겨난 친구 램을 생각하고, 언젠가 삼촌이 봤다는 비행기를 상상하며 타운 밖의 세상에 또다른 타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그런 이교의 앞에 어느날 정말로 비행기가 나타난다. 추락한 비행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탈출한 건 손등에 큼직한 두 눈이 박히고 이마에 세로로 박힌 눈이 있는 감염자 '람'이었다. 람은 이교에게 구인류와 신인류에 관해 가르쳐준다. 타운 밖의 세계는 괴물들이 사는 곳이 아니라고, 진화를 받아들인 신인류가 사는 곳일 뿐이라고. 그러니 이교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 준 것 또한 세 번째 눈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가장 놀랐던 건 구인류와 신인류로 구분짓는 상황이었다.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면 새롭고 낯선 것들도 그저 비슷한 공동체로 받아들이는구나 싶기도 하면서도 배척받았던 초기의 신인류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처음 세계가 멸망하듯 절망했던 사람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시작하자 배척 대신 적응을 선택한다. 변형된 신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변형된 신체에 맞는 옷이 나왔으며, 변형된 신체를 당당히 드러내며 이상현상을 '감염'이 아닌 '진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럼 흐름에 따라가지 못한 변이되지 않은 구인류들은 외진 곳으로 떠나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었다. 바로 이런 마을이 이교의 마을과 같은 곳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긴다. 타운 밖의 상황을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을까?


소설에선 여기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 타운 밖의 희미한 흔적 등으로 밖의 상황을 추측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등장하지만 직접적인 이야기를 해주진 않는다. 다만 두 번째 이야기인 '히노의 파이', 세 번째 이야기인 '램'을 통해 앞으로의 상황은 추측해볼 수 있다. 결국 마을 밖을 선택한 이교의 미래가 닿는 곳은 새로운 사람들이 사는 곳일거라고 나는 믿는다. 이교라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세 번째 눈을 가진 이교는 평생을 거짓으로 눈을 가리며 살아왔다. 친한 친구들과 수영하나도 하지 못하는 채 드러난 신체 변형으로 먼저 쫓겨난 친구를 그리워했던 이교는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곳을 갈망했을 것이다. 그러니 내딛는 수밖에 없었다.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몇 개의 눈을 더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세 편의 연작 소설은 같은 세계관에 관점만 조금씩 다르기에 다양한 추측과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라면 독이 든 미트파이를 선택으로 볼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부터 체제를 위해 괴물을 이용한 게 아니었을까?라는 의심을 넘어 우리 눈으로 보고 있는 괴물이란 누구를 뜻하는가?라는 물음까지. 이것은 다만 소설일 뿐이지만 책 속에 수록된 작가의 에세이 '빛나는 모형들'을 통해 또다시 생명력을 얻는다. 어떤 가짜는 진짜인척 하며 진짜보다 영원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은 끝내 소설을 모두 가짜라 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세상에 관한 호기심은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특히 빛난다. 어떤 이야기 또한 빛나는 시간이 있다. 나는 그 시간을 더이상 이야기를 이야기만으로 볼 수 없게 될 때라고 생각한다. 견고히 쌓아올린 성 밖으로 시선을 돌릴 계기를 만난 이교처럼, 소설을 읽는 동안 조금 더 시선을 돌려보라는 소설 속 메시지가 겹쳐지는 듯 했다. 그 애틋하면서 다정한 이야기들이 타운 안의 생각에만 갇혀있지 말고 한 발자국 밖으로 나와보라 말을 건네는 소설 같아 내내 마음이 쓰였다. 이교가 숨기고 있었던 신체변형이 하필이면 '꿰맨 눈'이었다는 것 또한 더없이 상징적이기에 언젠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다름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는 소설이 될 것 같단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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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직8딴] 직접 8일 만에 딴 산업안전기사 실기 필답형+작업형 - 14개년 기출 중복소거 / 저자 카톡방 질문 즉각 대응 2024 직8딴
김진태 지음 / EHS마스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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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별로없어서 이거 괜찮은건가 싶었는데 1인출판사라는거 보고 납득해서 바로 주문했다.

아 그럼 좀 없을수도 있지. 일단 중복소거에 얇은게 중요함! 이런 생각이 제일 컸었고, 새벽까지 카톡대응 해준다는 부분이 제일 궁금했다.


비전공자에 암기에 취약한 사람이라 책의 짧은 답변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분이 운영하시는 톡방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톡방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매우 많았는데 방장님이 응대하시는 걸 보기도 하고, 정보도 주워들으면서 낯설었던 세계를 많이 알 수 있었다. 특히 작업형 시험을 앞두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톡방에 올라오는 기계 사진들에 많이 노출될수록 뭔가 외워지고 있구나 했었다.


직8딴 그대로 적어도 되나요?라는 질문과 의구심이 많던데 그 부분은 이렇게 답변하고 싶다.

제가 줄이면 줄였지 더 늘여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책에 있는 답 그대로 쓴 거 전부 정답처리되고 합격했어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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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캐릭터 드로잉
난다비 지음 / 성안당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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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101의 인기 강사 난다비의 강의를 만나볼 수 있었던 책 '아이패드 캐릭터 드로잉'. 한 눈에 봐도 디즈니 캐릭터를 연상시키는데다 귀여우면서 깔끔한 그림체 덕분인지 관심이 생겼다. 게다가 캐릭터를 결정하는 인체구조의 표현과 포즈까지 한 번에 배울 수 있다니 그림의 기초를 닦기에도 좋아보여서 더 관심이 갔다. 저자인 난다비는 현재도 디지털 드로잉 강의를 하고있고 외주작업과 온라인 클래스를 추가 제작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때문인지 그냥 지나칠만한 요소들도 꼼꼼하게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확실히 느껴졌다.


책의 앞부분에 수업의 목표를 '왕초보를 초보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밝혀둔 것처럼 정말 기초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드로잉을 어느정도 할 수 있어야 아이패드 드로잉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나 걱정했던 분들이 있다면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처음 배우는 분들이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하니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면 캐릭터 드로잉의 허들 또한 낮아질 것 같았다.




아이패드 드로잉인만큼 사용하는 어플은 역시 프로크리에이트다. 기초부터 다루고 있지만 프로크리에이트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 역시도 따라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어플의 설명도 함께 진행한다. 제일 첫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워밍업. 이 부분에서는 프로크리에이트의 기본인 캔버스 설정, 레이어, 브러시, 옵션, 선 등을 다룬다. 다음엔 본격적인 그림부분으로 넘어가 이론위주로 알려준다. 입체감이라던지 형태를 단순하게 보는 법, 그림에 꼭 필요한 명도, 색상 등. 저자의 동글동글하면서 직관적인 일러스트 덕분에 굉장히 이해가 쉬웠다. 차이점을 세세하게 나타내서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점도, 각 장의 설명이 끝나면 좀 더 심화적인 학습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미션을 마련해 둔 점도 좋았다. 강의를 따라가다가 쉽게 지치지 않도록 여러 요소를 넣어뒀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드로잉 책인만큼 드로잉 방법에 관한 설명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드로잉 중에서도 캐릭터 드로잉에 관한 책이므로 각각의 캐릭터에 어떤 특성을 줄 수 있는지, 구도를 잡으며 어떻게 변화시켜야 좋은지, 캐릭터의 움직임을 어떻게 나타내야하는지 같은 설명들이 추가되어 있어서 더 흥미로웠다. 무작정 따라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을 병행해 스스로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해야하나. 어쨌든간에 캐릭터 드로잉이라는 것이 그리 막막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형태의 단순화와 더불어 캐릭터들의 성격특성까지 생각해가며 다양한 요소들을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다. 이외에 일러스트 강의를 맡으며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간략히 수록되어 있으니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꾼다면 기본기를 다지며 꿈을 키워나가기 좋아보였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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