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문학마을 Best World's Classic 2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선 외 그림, 박준석 옮김 / 문학마을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평범한 소년이었던 에밀 싱클레어는 친구들 사이에서 한 거짓말로 인해 곤란에 처하게 된다. 거짓말 때문에 협박을 당하고 도둑질을 하고 점점 더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들어갈 때 싱클레어의 앞에는 구원자가 나타난다. 전혀 소년처럼 보이지 않고 기묘한 느낌을 주는 막스 데미안이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의지와 모호한 가치관을 알려주며 싱클레어를 괴롭히던 크로머를 쫓아내준다. 그 후로 데미안은 주인공인 싱클레어의 내면을 하나씩 일깨우며 이끌어가지만, 곧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헤어지게 되면서 방황하게 된다. 

자주 책을 읽었지만 편식이 심한 나는 유난히 읽지 않는 분야가 존재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손이 가지 않았던 책들 중에는 데미안도 끼어 있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호기심에라도 읽어볼 법한데 매번 딱딱해보이는 문장들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문학마을에서 출간된 데미안은 표지 때문인 것인지 한층 더 말랑말랑해보여 도전욕구가 치솟았다. 작은크기의 양장본은 한 손만으로도 붙잡고 읽기 좋은 크기였고, 중간에 지루해질 법 하면 일러스트가 하나씩 들어있어 집중하기에도 좋았다.

모호한 문제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생각하던 싱클레어의 내면 모습은 솔직히 쉽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붙잡고 읽게 되었다. 이런 책인 줄 알았다면 진작 읽어볼걸 싶을 정도로 싱클레어가 생각하는 과정이 낯설지만은 않았다. 방황하고 갈등하며 자아의 혼란을 겪는 과정이 난해하다면 난해할 수 있었지만 이 책은 글만 있는 게 아니라 훨씬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일러스트가 없어도 가끔 책장의 색깔이 바뀌어서 더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듯 하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혔던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롤모델인 데미안과 자신의 내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사람과 달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왠지 데미안도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는다면 또 다른 느낌을 줄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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