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2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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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과 피터 스트라우브의 공저 소설인 '부적'. 두툼한 책으로 두 권이라 그런지 제대로 각을 잡고 읽어야 할 소설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 소년이 엄마를 구하기 위해 현세계와 이세계인 테러토리를 함께 왔다갔다 모험을 하며 진행된다. 테러토리에는 현세계를 살고있는 사람과 비슷한 생김새와 처지인 트위너가 있으며, 마법세계처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소수의 사람만이 세계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능력을 가진 것이 주인공의 특권 중 하나임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현세계에서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 그리고 테러토리에서 죽어가는 어머니의 트위너 여왕. 트위너와 현세계의 사람의 목숨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두 세계의 운명을 짊어진 주인공 소년 잭은 두 세계를 구하기 위해 서쪽으로 부적을 찾아 떠나고, 계속해서 잭과 그의 어머니를 위기에 빠뜨리는 모건은 두 세계 모두 정복하길 꿈꾸며 잭에게 집에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잭을 고난길로 몰아간다. '부적'을 1권까지 읽었을 때, 주인공인 잭 소여의 고난이 너무 심해서 2권에선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다. 1권보다 좀 더 두꺼운 분량의 책이라서 이번권도 1권처럼 계속 고난길이 된다면 현대판타지물에 길들여진 독자는 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 소설은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판타지 소설이라면 읽는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했으나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묵직한 판타지물이 처음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물론 이런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720쪽이 넘는 페이지동안 고난이 반 이상이라 내겐 심적으로는 힘든 글이었다. 오래된 소설이라 확실히 세련된 느낌도 아니었고.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에 주인공의 몸과 정신에 고난이 계속 이어지니 대체 언제쯤 빛을 보게 되는걸까라는 심정으로 계속 읽어나갔다. 하지만 그게 또 막장스럽지만 계속 보는 맛이 있어서 1권보다는 2권을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게다가 2권에서는 테러토리에 숨겨진 설정이 세세하게 하나씩 들어난다. 가령 왜 테러토리를 오갈 수 있으면서 잭의 트위너는 없었어야 했는지, 그리고 여정길에 만난 친구 리처드의 트위너또한 없어야했는지 결말부를 보면 이해가 된다. 이외에도 테러토리로 건너오게 되는 물건들이나 건너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설정이 더해진다. 물론 1권에서 만난 조력자의 결말이나 중간에 합류하게 된 현세계에 있던 잭의 친구 리처드의 극심한 환상, 이야기 거부상태들은 다시 생각해도 갑갑해지지만.. 어쨌든 조력자들을 주인공 소년이 챙기고 어르고 달래가는 면이 신선하기도 했다.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선라이트 홈에 끌려가 교화를 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겨우 탈출하기도 하는동안 잭의 내면은 점점 더 단단해진다. 몇 번씩이라도 주저앉고 싶어질만도 한데, 잭은 부적을 찾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악인과 현저하게 반대되는 피해자로, 하지만 내면은 올곧은 소년 잭의 여정은 두 손안에 부적을 가지고 어머니를 구하면서 끝이난다. 굉장한 장편 소설이라 힘들었음에도 중간중간 모건의 부하들을 상대로 벌였던 복수극이나 부적을 얻기 위해 블랙 호텔에 가는 장면, 부적을 얻고 돌아온 잭의 모습 같이 선명한 장면들이 기억에 남았다. 잭의 긴 여정은 끝났지만, 앞으로의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모양이지만 다음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자란 잭의 모습도 보고 싶어진다.


잭은 어떤 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그것을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 6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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