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녹여주오 - 냉동인간 해동 로맨스
백미경 원작, 배정진 구성 / 그린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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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의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책으로 만나보게 된 '날 녹여주오'. 소재가 냉동인간의 로맨스로 굉장히 특이한 편이다. 방송국 PD인 마동찬과 동찬이 연출하는 프로그램의 실험녀 고미란. 소설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24시간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실험은 비밀리에 이루어졌으나 미스테리한 음모로 두 사람은 20년 후에 깨어나게 된다. 하루아침에 1999년에서 20년 후인 2019년으로 오게 된 것이다. 


책 소개를 대충 읽었을 때는 20년 후가 미래의 배경인 줄 알았다. 당연히 과거부터 묘사하는 게 더 쉬운 일인데 냉동인간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잠시 미래를 상상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두 명의 냉동인간들은 하루아침에 20년의 세월이 한번에 날아가버린 상태다. 게다가 냉동인간의 정상체온은 31.5도에다 더이상 체온이 높아지면 위험하다고 한다. 실험에 참가했다가 깨어나보니, 다니던 학교도 집도 모습이 뒤바뀌어 있고 사람들은 조그마한 휴대폰으로 못하는 게 없는 낯선 세상으로 바뀌어있기도 하다. 나이 또한 창창한 20-30대에서 순식간에 40-50대가 되었다. 몸은 분명히 20년 전에서 멈춰있는데 호적상 나이는 착실하게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만약 나도 20년 세월이 한번에 날아가버리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끔찍하긴 하다. 20대를 다시 사는 느낌도 아닐테고, 주변인은 모두 나이를 먹었는데 혼자서만 세월을 비켜갔으니까. 그래서 결말이 궁금해졌었다. 설마 비켜간 세월만큼 나이를 먹고 결말나지는 않겠지?싶어서. 


로맨스적인 면에서 보면 갑자기 훅 시작하는 느낌이긴 했다. 같은 날 같은 실험으로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깨어났다는 동질감 쪽에선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서서히 흑막이 드러나고 사건 풀려갈 기미도 보이면서 책을 넘기는데도 속력이 붙었다. 다만 드라마가 원작이라서 그런지 장면전환이 급박하고 확확 바뀐다는 느낌이 들어 아쉽긴 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결말은 나름 평범하게 끝난것 같긴 했으나 소소한 행복을 알게된 두 사람인만큼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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