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djqjwoddl > <공지영 작가 강연회>를 다녀와서

 우연한 클릭으로 들어오게 된 알라딘 문화초대석. 우연인지 필연인지 왼쪽 목록에는 공지영 이라는 이름이 걸려있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클릭했고 댓글을 달았으며 당첨이 되었습니다.   

 7월 29일,학생 신분인 저는 그날 학교에 가야만 했습니다. 혹여나 시간이 맞지 않아 강연회 장에 늦게 도착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과  공지영 작가님이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해주실까 하는 설레임이 공존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결국 저는 마지막 자습시간 10분을 남겨두고 학교를 빠져나왔습니다.  

 함께 가기로 한 친구를 만나 지하철에 탔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려야 할 역에서 못내리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고, 서두른 덕분에 몸에서 열이 났고 땀이 흘렸습니다. 열을 식히며 주위를 둘러보니 저희와 같은 학생은 별로 없는 것 같았고, 저 앞에 공지영 작가님의 얼굴이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면서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두근 거리는 마음을 안고 작가님을 기다렸고, 마침내 기다리던 시간이 왔습니다. 실제 작가님의 모습은 저의 상상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책을 읽으면서 제가 상상한 작가님은 일상의 어머니 같은 모습을 갖고 계시리라 생각했는데, 지금 제 눈 앞에 계시는 분은 뭔가 젊으셨고 뭐라 말할 수 없는 공지영 작가님만의 느낌이 있었습니다.  

 강연회는 시작되었고 저는 이 순간을 모두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그랬기에 혹여나 내가 놓치는 말씀이 있을까 하고 귀를 쫑긋 세우고 머리를 열심히 돌리며 들었습니다. '알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 사랑하지 않으면 비합리적인 정책을 내놓을수 밖에 없다.' 라고 말하시던 작가님, 천사와 악마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고 아들이 질문했을 때 고민하시다가 힘쎈쪽이 이긴다. 어느쪽이 더 힘쎈쪽인데요 아들이 묻자 그건 네가 먹이를 더 많이 주는 쪽이야. 라고 해주신 말씀들, 학교 수업 50분 하기도 힘들었던 저인데 이상하게도 1시간이 조금 넘는 그 강연은 금방 지나간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조금더 듣고 싶은데 조금 더. 

 주체측에서도 이런 우리들의 마음을 아는지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혹여나 아무도 질문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의외로 많은 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건 작가가 되기를 원하다던 한 학생분 질문에 답변이었습니다. 글에 집중하지 말고 삶에 집중해라. 그리고 책을 어느 어떤 때라도 손에서 놓지 말아라. 그 순간 어떤 깨달음을 얻은 듯 멍해졌습니다. 그동안 나의 글쓰기는 어땠나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 잘쓰는 척 겉모양만을 꾸미고 있지는 않았나. 라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사인을 받는 시간, 저는 순서를 기다리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중에 커서 작가가 된다면 혹은 어떤 일로 공지영 작가님을 취재하러 가게 된다면 작가님께 이순간을 꼭 물어보리라 하고 말입니다. 물론 작가님이 그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 중 저를 기억하실까는 의문이지만 말입니다.  

 저희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가 여기서 얻어 가는 게 많았다며 고맙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작가님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를 무작정 데려왔기에 혹여나 지루해 하면 어쩌나 고민했던 저에게 그말은 저를 아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한번 저에게 이런 우연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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