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소방관 멸화군 맛있는 책읽기 37
홍종의 지음, 장명희 그림 / 파란정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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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소방관이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가보면 불을 막고 끄기 위한 물그릇이 군데군데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목조 건물들이라 불에 취약하기 때문에 불을 조심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멸화군이라는 존재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예전 마을의 가옥들은 대감댁들이나 목조 건물이었지 일반 평민들의 가옥은 짚을 엮어 만든 지붕이 대다수였지요. 그러다보니 불이 나면 쉽게 타고 옆으로 이동하여 큰 피해를 낼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요즘에도 건물간 거리가 좁고 인화물질들로 만들어진 내, 외장재가 많아 불이 쉽게 번지고 끄기 힘들다고 하는데 담벼락도 없이 이웃 가옥과 붙어있는 구조는 한 집의 불도 한 마을 전체로 번지는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주인공 무굴의 마을에도 화재가 발생하고 바람따라 움직이는 불씨때문에 인명 피해까지 생기게 됩니다. 누군가는 방화범으로 지목되어 관가에 끌려가고 남은 사람들은 가족 잃은 슬픔과 불타버린 터전을 보면 속상하고 답답한 울분을 삭힐 수 밖에 없었겠죠.
멸화군이 어느 시대에 어떤 활동을 하고 사회적 위치가 어땠는지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무굴이를 중심으로 마을의 화재사건을 해결하는 과정과 무굴이가 멸화군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가 적혀 있어요. 아이가 초1이다 보니 무굴이의 감정에 잘 공감하진 못했지만 방화범을 잡아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는 정의감을 느끼고 불의 무서움에 대해 인지한 것 같아요.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시대적 배경과 멸화군의 역할 설명이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초등 고학년보다는 초등 중학년에게 알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시험처럼 이루어지던 멸화군 선발방식이 신기했어요.  특히나 3차시험이 불 끄는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왜 멸화군이 되려 하는가?'를 물어본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잊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모든 일에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이도 책을 읽으면서 멸화군이라는 직업에 호기심을 느낀 것 같아요. 특별하고 특색있는 직업을 통해서 당시 사회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 역사 공부하는데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조선, 삼국시대... 차례대로 역사를 접하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능동적인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멸화군,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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