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용 아들 용 신나는 새싹 10
알렉상드르 라크루아 지음, 로낭 바델 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아빠 용과 아들 용의 모습인데 아빠 용은 어딘가 불 만이 가득한 모습이네요. 머리의 뿔처럼 온몸 가득 '기분나쁨'이라고 써붙이고 있는데 아기 용은 마냥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마리의 용은 어떤 부자의 모습을 보여줄까요?

 어느 날 아들 용에게 다 컸으니 마을에 내려가 집을 불태우고 오라고 임무를 내리는 아빠 용. 애벌레는 구워 먹을 때 빼고는 불을 뿜어본 적이 없는 아들 용은 집안을 빛내라는 아빠의 요구가 어렵기만 합니다.

 인간 마을로 내려가 나무집을 불태우려는 아기 용에게 불태워 버리기 좋은 곳을 소개시켜주는 남자아이. 아빠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나는 아들 용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지만 남자아이가 소개해준 불태워 버리기 좋은 장소는 바로 학교입니다. 순순히 남자아이를 따라 불태울 장소를 옮겨가는 아들 용의 모습이 순진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애처로워보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나 자신을 그린 친구들의 그림을 보고 자신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아기 용은 학교 친구들과 친구가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낯설고 신기한 존재이지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아빠 용은 멀리서도 아들 용의 모습이 보이는 걸까요?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빠 용입니다.

 강가의 오두막을 불태우러 갔다가 연어구이를 먹게 되는 아기 용의 모습이 귀엽지 않나요? 할아버지와 사이좋게 연어를 나눠먹는 아기 용은 지금 누구보다 가장 행복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가는 아기 용의 모습이 줏대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옳지 않은 아빠의 심부름을 피하고픈 마음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들 용에게 꾀를 내어 상황을 모면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들 용도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았어요.

 

마을을 불태우지 못한 아들 용에게 화를 내는 아빠 용이지만 아들 용은 아빠에게 초상화를 내어줍니다. 아들 용은 마을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을 꾀를 내어 모면합니다. 초상화를 받아들고 흡족해하는 아빠 용의 모습은 비로소 평온해 보입니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아빠가 시키지 않은 옳지 않은 일도 기분 나쁘지 않게 잘 해결해나가는 아들 용의 성인이 된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아빠 용보다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세상을 살아나갈 것 같네요.
아빠 용의 화내는 모습이 제 얼굴을 보는 것 같아 화끈거리기도 했어요. 아이에게 아이가 납득하지 못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진 않았는지 반성도 되고 아이는 그런 저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얘기해 봤어요. 엄마가 화를 내면 울음 먼저 터트리는 아이였는데 이젠 울기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고 얘기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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