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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Money
김점수 지음 / 엘비에이네트웍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첫째, 책 편집형태가 교과서처럼 보인다.
교과서만한 크기에 100장 남짓한 얇은 분량. 그리고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읽었던 낯설지 않은 얘기들로 시작되어 어렵지 않게 읽기 시작했다. 게다가 폰트도 크다. 보통 바탕 9 내지 10폰트라면 이 책은 12폰트 정도는 되어보인다. 여백도 많다. 한마디로 차별화된 디자인은 전혀 없어 보인다.
둘째, 서술형식이 교과서스럽다. 정말 간결하다.
[교과서가 그러하듯이] 제1장과 제2장에서 기술한 자본주의의 위기와 그 원인을 기본 내용을 골자로 아주 깔끔하게 정리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기축통화 패권 전쟁', '유럽 소버린 위기', '1930년대 등장한 케인즈의 적극적 재정부양 정책', '1970년대 통화주의 이론에 의한 금융산업의 자본독점', '1980년대 신자유주의 이론으로 지구촌 전체의 투기장화된 사태'에 이르기 까지 별 부연도 없이 서술되어 있다. 우리는 교과서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자습서나 참고서를 통해 보충내용과 심화내용의 학습이 필요하듯이.
셋째, 잘 정리되어있는 점이 그러하다.
교과서는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처음에 이해하기 어렵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면 내용이 잘 정리되어 진다. 최종 정리는 설명이 많은 참고서보다 간결하게 정리된 교과서가 더 유용할 때처럼.
책을 읽다가 잘 넘어가지 않는 부분들때문에 다른 경제서적들과 인터넷 검색을 이용해서 내용을 정리하며 읽었다. 예상보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지식과 한계, 그리고 왜 저자가 이러한 대안을 내놓았는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현재 지구촌 경제 위기의 원인을 요약하자면,
1) 무제한, 무담보로 발행되는 종이화폐로 인해 생긴 자산 인플레이션, 화폐가치의 하락의 심각성 2)정부는 항상 옳고 시장은 틀렸다는 케인즈 주의는 1946년부터 1969년까지 황금기를 맞았으나 정부주도의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였고 1973년 유가파동과 노동조합 강화로 실업률이 증가되면서 스태그플래이션으로 악화와 국가부도 위기의 초래했으며, 3) 밀턴 프리드먼을 위시한 시카고학파로 불리는 신자유주의(혹은 신고전주의)는 다수가 아닌 소수 금융가만을 위한 불공정한 룰에 의한 경제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이에, 저자는 케인즈의 적극적 재정이론과 금융학파의 소극적 중앙은행이론을 수정하여, 국채발행과 통화관리를 일원화하며, 침체기때 중앙은행이 시장 부양을 위해 신규화폐를 발행하여 실물자산을 매입하고, 이 유입자산을 매각함으로써 금리인상없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여 능동적 인플리이션 방어 기능을 하는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을 제시하고,
이 때, 발행하는 화폐가 자산을 담보하는 실물화폐로, 현재 정부가 무담보로 발행하는 종이화폐와 구분하여, 저자는 이를 '매직머니(Magic Money)'라 한다.
현재의 '재정부채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자본이익은 소수의 민간금융기관이 다 가져가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모색하는 접근 방법에서 의미있는 발상이라 여겨지지만,
그 실효성을 확실할 수 있을지, 이제 껏 정부 기관이 공공자금의 관리가 그러했듯이 실물자산의 매입과 이를 바탕으로한 화폐 발행을 과연 전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내게 경제에 대한 지식 확립에 좋은 기회를 제공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치인 입장에선 임기 중에만 경제가 큰 탈 없이 굴러가면 된다. 장래 국가부도는 정치인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들은 미래 세수를 담보로 국채를 발행하여 겁 없이 펑펑 지출하지만, 그들에게 갚을 계획도 갚을 방법도 없다. " 23P
"여기(금융학파 이론)에 치명적 문제가 숨어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자본시장의 기회는 언제나 민간금융기관의 몫으로 돌아왔다. 뿐만아니라, 시장자율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는 정보와 자금의 비대칭 구조에 의해 소수의 거대 금융기관들의 이익만 보호하는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했다." 27P
"쉽게 설명하자면 매년 쌓여가는 국가 빚더미만큼 월가 금융기관들의 이익은 늘어난다. 재정부채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자본이익은 민간금융기관이 다 가져간다. 이것이 중앙은행 간접개입과 시장자율 보장의 결과다." 28P
"2012년 4월 프랑스 대선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집권하면 부자증세를 위해 소득세 최고 세율을 75%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 프랑스 부자들은 국외탈출을 준비하고 있다. ....
경제적으로 과도한 증세는 필연적으로 저성장과 근로의욕 상실을 초래한다. 안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일 안하는 유럽인들이 세금을 더 올리면 근로보다는 놀기를 선택한다. 일해서 더 벌어봤자 세금부담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저성장과 국가부채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프랑스 경제를 확실하게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득 75%를 세금으로 내고 조국 프랑스를 위해 남아 있을 애국자 부자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의 공약은 로빈 훗 효과를 떠올린다.
'12세기 영국 잉글랜드 지방의 셔우드 숲을 무대로 활동했다는 전설 속의 의적 로빈 훗. ... 시간이 흐를 수록 셔우드 숲에는 의적 떼와 빈민들만 남게 됐다. [디지탈타임스 김욱원 칼럼]' " 8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