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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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 어느 날 찾아온 찌니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평 마을의 평균 나이를 훌쩍 깎아주는 찌니들이 레즈비언이라니. 평생을 시골에서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가슴 졸이며 읽었다. 그들의 상식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동성애, 하지만 그 장벽을 뛰어넘는 '정'이 <찌니주의보>가 세상에 나오게 한 것 같다. 

사연 없는 사람 없는 것처럼, <찌니주의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 그 서사에 눈물을 흘리기도, 분노하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우리나라 산골 어딘가에서 정말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쑤언, 양촌댁, 한씨 할머니, 절골댁, 이장, 그리고 윤선생까지... 짙게 남은 여운에 그들을 생각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백주대낮에, 그것도 가을볕이 거침없이 쏟아져 눈이 부실 지경인 장씨댁 시멘트 마당에 레즈비언이라는 말이 동네 떠나가라 울려 퍼졌는데, 이상도 하지, 그 순간 레즈비언이라는 말에 내포된 은밀함, 비밀스러움 같은 것들이 햇빛 맑고 바람 좋은 오늘 같은 날 빨랫줄에 걸린 빨랫감처럼 순식간에 꼬들꼬들 말라 바삭바삭 부서지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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